'17년 전 미성년자 성범죄' 김근식…항소심서 형량 늘어 징역5년(종합)

배수아 기자 2023. 11. 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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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거세'는 기각
2006년 미성년자 연쇄성폭행 혐의로 공개수배된 김근식2020.12.13/뉴스1 ⓒ News1

(경기=뉴스1) 배수아 기자 = 17년 전 미성년자 성범죄 범행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만기출소 하루 전 다시 구속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김근식(55)이 항소심 재판에서 원심보다 늘어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화학적 거세'는 기각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3-2형사부(김동규·허양윤·원익선)는 김근식에게 13세미만 아동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징역 4년을, 공무집행방해와 상습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김근식의 정보를 5년간 공개할 것과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3년간 취업 제한, 10년간 위치추적장치 부착도 명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과 같이 검찰의 '화학적 거세'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근식에게 13세미만 아동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폭행 혐의는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 10년 등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도 '화학적 거세'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근식측이 주장하는 '검찰의 공소권 남용'과 '위법 증거 수집' 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김근식의 국선 변호인은 "2006년 13건의 성폭력 범죄를 자백했는데도 1건이 누락된채 기소된 건 검사의 의도적 누락과 추가 기소가 충분히 의심되기 때문에 공소제기 절차가 위법하다"며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검찰의 '불법 구금'에 따른 '위법 증거 수집' 문제도 지적했다. '2006년 인천지역 아동 강제추행'은 김근식의 범행이 아닌데도 구속영장이 청구돼 영장이 발부됐기 때문에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위법적으로 수집된 증거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구속 후 김근식의 변명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김근식이 현재 재판 중인 아동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증거를 확보해 구속영장을 새로 발부받아 구속기소한 것이므로 위법적으로 수집한 증거로 기소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근식이 애초 범행을 자백할 당시 장소 진술을 하지 않아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었던 점 등 수사 경과 등에 비춰 봤을 때 검찰이 피고인의 죄를 알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불법 구금에 대해서도 "검찰이 이 사건 구속요건이 충족되지 못함에도 회피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김근식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화학적 거세'에 대해서는 "김근식이 출소 후 성범죄를 범할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화학적 거세는 형집행 종료 이후 개인의 신체를 강제적으로 상당기간 실시한다는 점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가 침해된다고 볼 수 있어 불가피한 경우에만 한해 하는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근식이 형 집행을 종료하면 나이가 대략 60세 언저리가 될 것으로 보이고 그 시점은 성도착증이 어느정도 완화되는 등 여러 시점을 종합해 보면 엄격한 치료명령 요건이 충족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근식의 성폭력 범행에 대한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점과 상습성, 범행이 취약한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삼은 점 등은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고, 피해자들이 김근식의 엄벌 탄원하는 점,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엄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5년의 선고 이유를 밝혔다.

미성년자 성폭행범 김근식을 태운 호송차가 16일 오후 경기 안양시 동안구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근식은 이날 오후 3시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성폭행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공동취재) 2022.10.1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김근식은 2006년 5~6월 수도권에서 미성년자 12명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징역 15년을 복역했다. 이어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 2012년 8월 동료 수감자 상해 혐의로 징역 4월, 2014년 5월 또 다른 동료 수감자 상해 혐의로 징역 8월을 선고받아 총 16년형의 연속 징역형을 받았다.

김근식은 2022년 10월17일 만기출소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16년 전 인천지역 아동을 강제로 추행한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다시 구속됐다.

하지만 이 사건 당시 김근식이 구금 중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돼 불기소 처분됐다.

이후 검찰은 2006년 9월 있었던 경기 파주 지역 강제추행 미제 사건의 범인이 김근식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2022년 11월4일 재구속했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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