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리더십이라 생각하지 않아” 손흥민, “좋은 동료들 덕분”
손흥민 "위협적인 선수도 있기에 성실하게 임할 것"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24위)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155위)를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치른다.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21일 오후 9시(한국시간) 선전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중국(79위)과 격돌한다.
경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2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선수단 대표로 참석했다.
손흥민은 “오랜만에 상암에서 경기하게 됐다”며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중요한 거 같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축구에서 쉬운 경기는 없다고 생각하고 이변이 있기에 축구를 좋아한다”며 “내일은 이변이 벌어지지 않게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수험생분들도 긴장하지 말고 평소처럼 좋은 컨디션으로 잘 치르길 바란다”라고 응원을 보냈다.
한국과 싱가포르의 전력 차는 분명하다.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21승 3무 2패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근 맞대결은 1990년 9월 아시안게임으로 7-0 대승을 거뒀다. 마지막 패배는 1968년 8월까지 거슬러 가야 한다.
손흥민은 “프리 시즌 때 토트넘 소속으로 싱가포르팀과 경기해서 1-1로 비겼다”며 “우리가 몸을 올리는 상황이었으나 토트넘을 상대로 무승부를 거뒀기에 분명히 조심해야 할 거 같다”라고 경계했다. 아울러 “위협적인 선수가 있다는 것도 느꼈기에 진중하고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대표팀과 토트넘에서 모두 주장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내가 좋은 리더십을 지녔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선수들과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고 많은 대화를 하는 게 그렇게 비치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에서도 운이 좋게 오랫동안 주장을 하면서 좋은 선수들과 훈련하고 있다”고 공을 돌렸다.
손흥민은 “대표팀과 소속팀 주장 모두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주변에 좋은 성품과 실력을 지닌 선수들이 있기에 내 일을 쉽게 만들어 주는 거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선수들 덕분에 리더십 이야기가 나오는 거 같아서 동료들에게 고맙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손흥민과의 일문일답>
- 경기 앞둔 각오 밝혀달라.
▲상암에서 오랜만에 경기하게 됐다.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축구에 쉬운 경기는 없다고 생각하고 이변이 있다. 그걸 좋아하기에 축구를 좋아하는 거 같다. 이변이 안 나올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있다.
팀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 결과를 못 내고 있다가 지난 소집 때 좋은 경기와 결과를 얻었다. 내일 경기가 상당히 기대되고 선수단도 책임감을 느끼고 경기장에 나갈 것이다. 수험생분들도 겁먹지 말고 긴장하지 말고 평소처럼 좋은 컨디션으로 시험 잘 치르길 바란다.
- 선수들에게 현재 대표팀의 축구를 물어보니 ‘수비는 콤팩트하게 공격은 자유롭게’라고 답했다. 공격의 세밀함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자유라는 단어의 선택은 생각하는 것에 따라 다르다. 세밀함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랬다면 지난 소집 때 많은 득점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선수들이 말했을 때의 자유로움 안에 기본적으로 있는 세심하고 약속된 플레이를 빼놓고 말하는 거 같다.
재능 있고 좋은 컨디션을 지닌 선수가 많은 게 우리 팀의 큰 장점이다. 감독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기본이다. 훈련장에서도 많이 요구하신다. 그 안에서 위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하라는 말씀이다. 많은 분이 섬세한 플레이가 적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훈련장에서 연습하고 있고 감독님도 선수단을 믿고 있으신 거라 큰 무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4번째 월드컵 여정이 시작되는 데 어떤 의미
▲끝까지 갈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현재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하고자 한다. 미래도 과거도 아닌 현재에 사는 사람이다. 이번 2경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내 경험을 공유해 주면서 간접적으로나마 많이 가르쳐 주려고 한다. 선수들도 잘 받아들여 준다.
월드컵 여정은 정말 길다. 좋은 길만 갈 수도 없다. 가시밭길을 갈 때도 있을 텐데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잘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과거 했던 것보다 더 좋은 걸 하고 싶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 꾸려서 예선전을 잘 준비하고 싶다.
-싱가포르에 대해 어떻게 분석했고 아는 게 있는가.
▲소속팀 프리시즌 때 싱가포르 팀과 경기해서 1-1로 비겼다. 전체적으로 우리가 몸을 올리는 상황이었으나 토트넘을 상대로도 무승부로 마쳤기에 분명히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위협적인 선수가 있다는 것도 느꼈다. 정말 진중하고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 감독님께서 강조하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할 거 같다.
-현재 몸 상태와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공격진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
▲경기하다 보면 밟히기도 하고 차이기도 한다. 나도 그렇다. 몸 상태는 상당히 좋다. 시차 때문에 잠을 못 자는 거 말고는 좋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컨디션 적으로는 소속팀에서 엄청 좋다가도 한국에 오면 시차 등으로 훈련 시간은 많이 없다. 개인적으로 발맞출 시간이 없지만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내가 따로 할 건 없다. 희찬, 강인 등 모두 좋은 컨디션을 보이기에 내가 공간을 많이 만들어 주는 게 내 역할 같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하는 게 내가 이 팀에서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 같다. 내가 주장으로서 가장 잘해야 하지만 앞으로 이 선수들이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가야 하는 선수기에 이런 부분에 대해 말을 많이 한다.
-대표팀과 토트넘 주장으로서의 차이점이 있나.
▲내가 좋은 리더십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선수들과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는 게 그렇게 비치는 거 같다. 대표팀에서도 참 운이 좋게 주장을 오래 하고 있고 그만큼 좋은 선수들과 훈련하고 있다.
대표팀에서의 주장의 무게는 상당히 크다. 어릴 때부터 대표팀에 오면서 많은 주장들을 경험했다. 선배들에게 많은 걸 배웠다. 특히 지성이 형, 성용이 형, 자철이 형, 청용이 형 모두 다른 캐릭터다. 똑같이 말해줬던 건 주장이란 무게감과 내가 하는 게 대표팀의 이미지가 된다는 것이었다. 내가 잘하면 대표팀도 잘하는 팀으로 보이고. 어릴 땐 내 경기력과 나만 잘하면 다른 사람들이 잘해준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어떻게 하면 함께 뛰는 선수들과 교체 선수, 뛰지 못하는 선수를 챙길 수 있을까 한다.
대표팀과 소속팀 주장 모두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주변에 좋은 성품과 실력을 지닌 선수들이 있기에 내 일을 쉽게 만들어 주는 거 같다. 선수들 덕분에 리더십 이야기가 나오는 거 같아서 동료들에게 고맙다.
-싱가포르에 송의영이라는 귀화 선수가 있다.
▲사실 이야기를 나눠보진 않았다. 선수들에게도 들어보진 못했다. 대표팀 소집 전에 황희찬과 경기를 했듯이 그 순간만큼은 위협적인 상대 선수로 생각했다. 난 한국 사람이기에 상대 팀 선수라고 생각하고 내가 그를 존중하는 것처럼 송의영 선수도 경기장에선 잘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
-수비적으로 라인을 내리는 팀을 상대로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지난 베트남전 대승이 도움이 됐을까.
▲축구하는 사람으로서 수비 라인을 내리면 어느 팀을 상대로도 쉽지 않다. 얼마만큼 빠르게 기회를 만들고 성공하느냐가 관건이다. 지난 베트남전은 플러스 요인이 됐을 것이다. 매 경기 다른 팀, 선수를 상대하다 보니 똑같은 상황에서도 여러 선택지가 있다. 내일도 싱가포르가 어떻게 나올지는 시작해야 알 수 있다. 지난 경기가 도움 되겠지만 다른 양상이 될 것이다.
선수단이 책임감을 느끼고 방심 없이 진지하게 경기해야 한다. 초반에 기회를 빨리 만들어서 편하게 가져가다 보면 많은 득점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팀이든 수비를 다 같이 하면 뚫기는 쉽지 않다. 우리도 항상 분석하고 공부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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