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美서 수천억 추가수주 임박

미국 에너지업체 추가 발주 예고
러·우전쟁 장기화 LNG 도입 늘어

HD한국조선해양에게 해양 설비를 발주한 미국 에너지업체가 추가 발주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급 LNG FSRU. HD한국조선해양 제공

올해 연간 수주목표를 일찌감치 채운 HD현대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연말 추가 대형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에 해당 설비를 발주한 미국 에너지 업체가 추가 발주를 예고해서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에너지업체 엑설러레이트 에너지(Excelerate Energy)는 최근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추가 FSRU(부유식 가스 저장·재기화 설비)를 발주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FSRU는 운송을 위해 액화한 LNG(액화천연가스)를 다시 기화해 육상에 공급할 수 있는 선박형태의 설비로, 현재 회사는 해당 설비 10척을 운영 중이다. 엑설러레이트 에너지는 지난 2분기에도 FSRU의 추가 발주를 검토를 시사한 바 있다.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FSRU의 수주금액이 4757억원이었는데, 올해는 이보다 선가가 더 오른 만큼 5000억원 안팎의 수주가 기대된다.

최근 한국 조선사들이 주력으로 수주한 LNG운반선의 1척 가격이 3400억~3500억원 선인 것을 고려하면 이보다 더 선가가 높은 셈이다.

이번 발주건의 경우 엑설러레이트 에너지가 HD한국조선해양과 과거 계약한 내용에서 추가 옵션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엑설러레이트 에너지로부터 FSRU 1척을 수주했는데, 당시 계약에는 1척의 추가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글로벌 LNG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줄어들면서 LNG 도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수입되는 LNG 중 12%는 FSRU로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수주가 현실화될 경우 HD한국조선해양은 연말 추가 대형 수주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날까지 연간 누적 208억9000만달러를 수주했는데, 이는 올해 수주 목표인 157억4000만 달러의 133% 수준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제 기구의 환경규제로 LNG 수요는 향후에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