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7년 만에 재개됐던 인천~제주 뱃길 또 끊긴다
인천해수청 “중고선 투입땐 면허권 재논의”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7년만에 재개됐던 인천~제주 뱃길이 또 끊긴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인천~제주 항로를 운항하는 선사 하이덱스스토리지가 이 노선에 투입된 ‘비욘드 트러스트호(Beyond Trust)’를 다른 선사에 매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해당 선사와 면허권에 대해 재논의할 방침이라고 14일 밝혔다.
선사 하이덱스스토리지는 세월호 참사 이후 끊긴 인천∼제주 항로에 새로 건조한 2만6546t급(승객 정원 810명)의 카페리 ‘비욘드 트러스트호’를 7년 8개월 만인 2021년 12월 20일 취항했다.
그러나 엔진 이상 등 잦은 고장으로 6차례 운항에 차질을 빚다가 지난 4월 24일 부품결함이 발견돼 이날까지 6개월째 운항이 중단된 상태이다. 결국 선사는 지난 10일 전남 목포에 있는 다른 선사에 비욘드 트러스트호를 720여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목포∼제주 항로에 투입될 전망이다.
하이덱스스토리지는 인천~제주 항로에 운항하던 비욘드 트러스트호를 매각하는 대신, 이 항로에 중고선을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이덱스스토리지가 향후 인천~제주 항로에 중고선을 투입할 경우 논란도 예상된다. 하이덱스스토리지는 2019년 인천지방해양수산청으로부터 인천~제주 연안여객선 사업자로 선정돼 면허를 취득했다.
당시 선정과정에서 하이덱스스토리지는 중고선을 투입하지 않고 선박을 새로 건조한다며 ‘선박의 선령’ 분야에서 25점 만점을 받았다. 하이덱스스토리지가 인천~제주 항로에 중고선을 투입할 경우 최초 제안과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아직 선사로부터 비욘드 트러스트호를 매각한다는 등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하이덱스스토리지는 선박을 새로 건조해 투입하는 조건으로 면허를 취득한 만큼, 중고선 투입 계획과 ‘안전성’ 등을 재검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애초 선정과정과 조건이 달라진다면 당시 입찰에 참가했던 다른 선사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며 “다시 인천~제주 뱃길이 열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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