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군공항 이전 특별법 발의, 화성지역 여야 집단반발

문영호 기자 2023. 11. 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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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의회 "이기주의적이며 지방자치분권 훼손"
국민의힘 화성 책임당원들 "민주주의 절차 무력화한 입법 폭거"
범대위 등 시민사회단체 "단식농성도 불사"
김경희 의장을 비롯해 화성시의회 의원들이 15일 시의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의 군공항 이전 특별법 발의를 규탄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화성=뉴시스] 문영호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수원군공항 경기 화성시 이전과 군공항이 떠난 자리에는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의 특별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화성시 정계 여야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화성시의회는 15일 특별법 발의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전날 화성지역 국민의힘 당원들은 국회 정론관을 찾아 특별법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당 차원의 입법저지를 촉구했다. 화성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물론 수원시전투비행장 화성 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등은 입법저지를 위한 집단 상경투쟁을 준비중이다.

화성시의회는 이날 제226회 2차 정례회 본회의 직후 '수원군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 특별법 국회입법 발의에 대한 화성시의회 입장문'을 발표했다.

시의회 여야는 입장문에서 "특별법(발의)는 지역 이기주의이며 비민주적인, 지방자치분권에 대한 훼손"이라고 악평했다.

화성시민은 수원군공항 이전에 대해 여전히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법안은 화성시민의 의사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거다.

김경희 의장을 비롯해 화성시의회 의원들이 15일 시의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의 군공항 이전 특별법 발의를 규탄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화성시의회는 군공항 이전을 반대한다는 배너와 함께 의원들의 조끼 뒷면에는 '전투비행장 화성이전 결사반대'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은 "현행법상 불가능해진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을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재포장해 추진하는 것은 화성시민과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이고 화성시민과 수원시민과의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0년 7월 6일 김진표 의장이 대표로 발의했던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안’ 법률안이 3년 넘게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임에도 불구하고, 2023년 11월 13일에 또 다시 '수원군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 특별법'을 추가 제정하고 대표 발의했다"며 '재포장'이란 표현의 근거를 적시했다.

시의회는 "선거철마다 표심잡기용으로 거론되는 군공항 이전 문제는 54년간 아시아 최대의 미 공군 폭격 훈련장에서 고통받아 온 매향리 주민들에게 또 다시 아물지 않은 상처를 들쑤시고, 희생과 고통을 강요하는 행위"라며 "화성시민의 동의 없이 특별법 만능주의에 편승한 밀어붙이기식의 처사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지역분쟁을 야기하는 수원군공항 이전 특별법 추진 행위를 당장 멈추고, 국민의 소통과 화합을 도모하는 국회의장 본연의 본분과 품격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홍형선 화성균형발전연구원장 및 화성갑 국민의힘 책임당원들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특별법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홍형선 화성균형발전연구원장을 비롯한 화성갑 국민의힘 책임당원들도 전날 국회를 찾아 김 의장이 발의한 특별법 국회통과 저지에 나섰다.

이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안 발의는 군공항 이전부지를 법률로 강제하는 반민주적 입법"이라며 철회를 요청했다.

군공항 이전은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국방부가 주관하는 부지 선정 절차와 주민동의 절차 등을 거쳐 결정해야 하지만, 화성시와 시민들의 반대로 수원군공항 이전 사업이 진척되지 않자, 특별법안에 화성시 일대를 이전부지로 강제로 명시해 군공항 이전의 핵심인 주민동의 등을 무시했다는 거다. 이들은 이에 대해 "민주주의 절차를 무력화하는 입법 폭거를 강행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홍형선 원장과 조오순 시의원 등 국민의힘 당원들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찾아가 국회 통과를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주민 건의문을 전달했다.

이들은 앞으로 수원 군 공항 이전을 막기 위해 화성 지역 정치인과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시민 단체와 연대할 계획이다.

2020년 11월 홍진선 위원장이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시 이전 결사반대를 외치며 삭발 후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시전투비행장 화성 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수원시전투비행장 화성 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15일 워크숍을 열고 김진표 국회의장이 발의한 2개 특별법안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규탄대회를 열었다. 오는 20일 임원회의 의결 후 서울 국회를 찾아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실력행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홍진선 범대위 위원장은 "김진표 의장은 화성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다. 특별법 발의는 명백하게 화성시민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70이 넘는 나이지만 특별법 입법을 막고 화성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찾기 위해 단식투쟁도 불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홍진선 위원장은 앞서 지난 2020년 국회에서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이 추진되자 이를 규탄하며 삭발과 단식농성을 벌인 바 있다. 당시 국회 국방위는 개정안 심사를 보류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국회의원도 오는 17일 김진표 국회의장의 특별법 발의를 규탄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화성시 시·도의원과 함께 범대위도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 13일 '수원군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과 '첨단연구산업단지 조성 및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두 특별법안은 수원군공항을 화성으로 이전하고 현재 수원군공항 부지에는 첨단기술 연구개발(R&D)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ano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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