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이렇게 강력한 레이저는 없다"…1000배 세진 레이저 펄스 만든다

UNIST, 엑사와트급 초강력 레이저 펄스 제시
회절 거울 대신 플라즈마 활용..펄스 압축 해결

울산과학기술원은 플라즈마를 활용해 레이저 펄스의 압축 문제를 해결해 기존보다 1000배 이상 강력한 레이저 펄스를 만드는 방법을 제시했다. UNIST 제공

석희용 GIST 교수(왼쪽부터), 허민섭 UNIST 교수, 스트라스클라이드 야로스진스키 교수

초강력을 넘어 극초강력 레이저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됐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레이저 핵융합 연구와 첨단 이론물리학 예측을 실험적으로 증명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허민섭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과 석희용 GIST(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연구팀은 야로스진스키 영국 스트라스클라이드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기존보다 1000배 이상 강력한 레이저 펄스를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선보였다고 15일 밝혔다.

2018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모로우 교수는 1985년 레이저 세기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처프 펄스 증폭(CPA)' 기술을 발명했다. 현재 이 기술을 활용해 수 페타와트(1000조 와트)까지 레이저 출력이 가능하다. 하지만 과학계에선 이보다 1000배 이상 강력한 엑사와트나 더 강력한 제타와트급 레이저 출력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구팀은 초고출력 레이저를 얻기 위해 에너지를 시간적으로 압축하는 데 사용되는 회전 거울 대신 플라즈마를 이용해 레이저 펄스의 압축 문제를 해결했다. 플라즈마는 번개의 섬광과 같이 높은 온도에서 전자와 이온으로 분리된 기체 상태를 말한다. 이온화된 상태인 플라즈마는 이미 손상된 물질이어서 아무리 강한 레이저를 넣어도 더 이상 손상이 생기지 않는다. 또한 광학적으로 빛을 분산시켜 훨씬 더 강한 레이저 펄스를 압축할 수 있다.

허민섭 UNIST 교수는 "몇 센티미터 정도 크기의 플라즈마만으로 엑사와트 이상의 초강력 레이저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며 "최첨단 이론물리학과 천체물리학에서 예측하는 다양한 현상들을 실험실에서 구현하는 데 널리 쓰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지난 13일자)' 온라인에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