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탑승권은 얼마?
청와대 출입기자 시절, 대통령 순방을 따라 공군 1호기에 탔던 때 일입니다. 이륙 직후 여느 항공기처럼 기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그런가 보다 하고 듣는데 '잠깐' 일반 여객기와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기내 방송의 대상이 평소 듣던 '승객 여러분'이 아니라 '대통령님, 여사님'이었습니다. 그만큼 공군 1호기는 철저하게 대통령을 중심으로 운용됩니다.
시간당 비행 비용 20만 달러 (2억 6천만 원)
미사일 회피 기능이나 핵 방호 기능, 대통령 전용 공간 같은 내용은 이미 잘 알고들 계실 테니 다른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비용입니다. 일반 여객기의 경우 1시간 비행에 통상 2만~2만 5천 달러, 우리 돈 2천6백만~3천2백만 원가량 든다고 합니다. 하지만 에어포스원의 경우 그 10배인 20만 달러, 그러니까 2억 6천만 원 넘게 들어갑니다.
워낙 특수 목적 기체이니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지만 세금으로 운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운용에 상당히 눈치가 보일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이 값비싼 항공기를 대통령이 공무가 아닌 개인적 목적에 사용하는 걸 알면 국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당연히 그런 일은 없으려니 싶지만 역대 미국 대통령들 가운데 구하기 어려운 맥주를 공수하기 위해 이 에어포스원을 이용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에어포스원 제작비용은?
가격이 엄청난 만큼 성능도 놀라운데 재급유 없이 지구 반대편까지 날 수 있습니다. 물론 필요하다면 공중 급유도 가능합니다. 3층 구조로 된 에어포스원은 2층 객실, 1층 화물칸을 빼면 3층 전체가 통신 장비로 구성돼 있어 하늘 위에서도 백악관에서처럼 아무런 제약 없이 국정을 보고 받고 지시할 수 있는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기내 면적은 평균 미국 가정집의 약 2배인 4천 제곱피트, 1,219제곱미터입니다. 평으로 환산하면 368평이 넘습니다. 글 초반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 넓은 공간은 전적으로 대통령을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기내에서 트는 음악과 영화, 음식 같은 것 하나까지 철저히 대통령의 취향에 맞춰 준비됩니다. 한마디로 이 비행기 안에서 대통령은 자신이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는데,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우, 공항 활주로에 에어포스원을 세워둔 채 이발을 해 원성을 사기도 했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 정상들의 전용기는 어떨까요? 멕시코의 경우 엔리케 페나 니에토 전 대통령이 6억 달러, 우리 돈 7천8백억 원이 넘는 보잉 787-8 드림라이너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유지비나 기타 관련 비용은 제외한 순수 비행기 비용입니다. 또 오일머니로 돈이라면 아쉽지 않은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압둘라 국왕 전용기에 5억 2천만 달러 이상 썼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짐바브웨 대통령은 4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공군 1호기는 보잉 B747-8i로 임차 항공기입니다. 대한항공과 5년 단위 임차 계약을 맺어 사용 중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남승모 기자 sm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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