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억 ‘체납왕’이 사는 동네는…체납자 9728명 명단 공개

천만원 이상 지방세 등 미납자
올해 신규 명단만 9728명
성명·법인명·나이·주소 등 포함
법인 중 지방세 체납액 최고는
서우로이엘 321건 미납 ‘39억’

지난 9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압류동산 공매행사’에서 귀금속이 공개 전시된 모습. <연합뉴스>

행정안전부(행안부)가 15일 지방세 또는 지방행정제재·부과금 체납액이 각각 1000만원 이상인 체납자 9728명 명단을 공개했다. 행안부는 “올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지방세나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을 1년 이상 납부하지 않은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행정안전부 누리집과 각 시·도 누리집 등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내지 않은 체납액은 지방세 3821억원, 지방행정제재·부과금 686억원 등 총 4507억원이다. 공개되는 정보에는 체납자 성명, 상호(법인명), 나이, 주소 등이 공개된다. 체납자가 법인일 경우 법인 대표자도 함께 공개된다.

행안부는 “명단 공개는 올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명단공개 대상자에게 공개 사실을 사전에 안내한 후 6개월 이상 소명기간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올해 새롭게 공개된 개인 지방세 체납자 가운데 최다 금액 미납자는 안혁종씨(41)다. 미납 금액은 125억1400만원이다. 위택스에 따르면 안씨는 ‘순수화학’이라는 업체가 2020년 연말 폐업했고, 2021년 지방소득세 등 5건을 미납했다.

두 번째로 미납 금액이 많은 미납자는 12억3000만원 가량의 지방소득세 등을 납부하지 않은 문형천씨(43)다. 문씨는 2018년 12월 말 ‘배트맨’이라는 업체가 폐업한 이후 미납자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배가인씨(58), 유철씨(62)가 각각 9억7000만원, 9억5200만원으로 안씨와 문씨에 이어 많은 금액을 체납했다.

개인 기준 지방세 체납 금액이 가장 많은 이는 지난 해 공개된 김준엽씨(40)다. 그는 담배소비세 190억1700만원을 미납했다.

올해 공개된 법인 가운데 지방세 체납액이 가장 큰 곳은 서우로이엘이다. 서우로이엘은 39억9400만원을 체납했다. 서우로이엘은 지방소득세 등 321건에서 미납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개발업을 하는 테미스코리아는 미납액 16억4500만원으로 서우로이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을 미납했다. 비앤비에프(농·축산물 도소매업), 대하인터내셔널(의류 수입)이 각각 16억3500만원, 15억5900만원으로 미납 금액이 높은 법인에 포함됐다.

법인 가운데 지방세 체납액이 가장 큰 법인은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주식회사다. 2018년 명단에 포함된 이 회사는 재산세 등 총 648억7300만원을 미납했다. 삼화디앤씨와 케이디알앤디는 각각 144억1600만원, 118억400만원 가량의 지방세를 미납 중이다.

전국 지방세 체납액을 합산한 결과 서울시와 경기도가 각각 1497명, 2618명으로 전국 명단공개자의 46.8%를 차지했다. 개인·법윈 상위 10위 체납자의 주요 체납세목은 지방소득세, 취득세 등이다.

행안부는 지방세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 출국금지(체납액 3천만원 이상), 감치(체납액 5천만원 이상) 등을 활용해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재산은닉 등 악의적 고액 체납자에 대한 재산 추적조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징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명단공개 직후 공개자가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품에 대해 압류·공매 등 체납처분을 관세청에 위탁해 체납액을 징수한다.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의 경우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명단 공개자가 534명(426억원)이다. 전체 인원의 57.2% 수준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기존에 명단이 공개되고도 체납액을 아직 내지 않은 경우를 합하면 지방세 미납액은 4조4263억원에 달한다.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은 2969억원 규모다. 최병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 엄격히 대응해 지방세 등의 체납금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며 “공정 과세를 실현하고 성실납부 문화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