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디지털 헬스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스타트업 투자·협력 강화
액트노바·세나클소프트·제이앤피메디 등 소개
카카오가 미래 먹거리로 ‘디지털 헬스케어(이하 헬스케어)’를 낙점하고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헬스케어 산업의 잠재력이 크고 글로벌 진출도 타진해볼 만한 시장이라는 판단이다.
◇ 작년 카카오벤처스 투자 포트폴리오 35%가 ‘헬스케어’
카카오벤처스는 15일 서울 선릉역 부근 세나클소프트 오피스에서 ‘디지털헬스케어 패밀리가 바꾸는 의료 인프라’를 주제로 KV 브라운백 미팅을 개최했다. KV 브라운백 미팅은 카카오의 VC(벤처캐피탈) 계열사인 카카오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자리다.
카카오벤처스에서 헬스케어 영역 투자를 담당하는 김치원 상무는 “지난해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의 35%가 헬스케어 영역이었고, 앞으로도 최대 25% 비중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인구 고령화 등으로 헬스케어 시장은 커지는데 의료 분야가 아직 아날로그적인 부분이 많아 이를 디지털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헬스케어 시장은 제약·의료기기, 의료보험, 의료기관, 환자 등 여러 영역으로 구분되는데,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통해 의사와 환자가 상호 관계를 얼마나 잘 연결시키는지가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서울대병원 내과 전공의 출신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삼성그룹 계열사의 헬스케어 사업을 자문한 경험이 있다. 이후 서울와이즈재활요양병원장을 지내다 지난 2021년 카카오벤처스에 영입됐다. 카카오벤처스는 지난해 정주연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도 선임심사역으로 추가 영입했다.
현재 카카오는 헬스케어 시장 진출로 성장 동력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최근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헬스케어를 인공지능(AI), 클라우드와 함께 향후 실적 개선을 주도할 분야로 꼽았다.
카카오는 지난해 CIC(사내독립기업) 형태로 카카오헬스케어를 설립한 바 있다. 앞으로 카카오헬스케어를 중심으로 그동안 투자한 스타트업들을 연계, 협력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 카카오 투자 받은 헬스케어 스타트업, B2B 분야서 활약
이날 카카오벤처스가 소개한 스타트업은 ▲비임상 자동화 솔루션 업체 액트노바 ▲클라우드 기반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 업체 세나클소프트 ▲디지털 임상시험 솔루션 업체 제이앤피메디 등이다.
액트노바는 카이스트 연구실에서 시작한 회사로 대표와 직원 12명 전원이 10~30년간 동물실험 분야에 종사했다. 김대건 액트노바 대표는 “뇌질환 등 신경·정신 질환에서 나타나는 행동 증상은 타질환보다 계량화하기가 어렵고 진단 소요 시간도 10배 이상 걸린다”며 “이에 대한 비임상 실험도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만큼 전 과정을 AI로 자동화하는 ‘액트버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동물 행동 분석 솔루션 액트버스는 실험 대상 쥐의 행동 변화를 촬영한 뒤, AI 딥러닝을 통해 쥐의 행동이 어떻게 변하는지 분석한다. 기존에는 연구원이 비임상을 위해 오랜 시간을 직접 육안으로 관찰하고 증상을 평가했다.
김 대표는 “제약사 등이 액트버스를 도입하면 연간 기준으로 비임상에 들어가는 인건비를 75% 절약할 수 있다”면서 “최근에는 국내 제약사를 넘어 유전자가위기술을 개발한 MIT 브로드연구소와도 계약을 맺었다”며 “미국 시장으로도 본격 진출해 연 매출 20억원 달성이 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네이버, SK텔레콤 출신의 위의석 세나클소프트 대표는 클라우드 EMR(전자의무기록) 솔루션 ‘오름차트’를 소개했다. EMR은 환자의 인적 사항, 병력, 진찰 결과, 치료 결과, 수술 기록, 입퇴원 기록, 외래 진료 사항, 건강검진 기록 등이 담긴 시스템이다.
오름차트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진료예약 서비스는 환자가 네이버 예약, 카카오톡 채널, 병원 모바일 홈페이지를 통해 시간대별로 예약을 할 수 있다. 환자가 앱을 설치하거나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장점이다.
세나클소프트는 현재 총 247억원의 누적 투자를 유치했으며 대한의사협회, 서울아산병원과 협력하고 있다. 위의석 세나클소프트 대표는 “EMR과 연동한 개인건강기록(PHR) 솔루션도 조만간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이앤피메디는 지난 4월 DCT(데이터 플랫폼 기반 분산형 임상시험) 방식을 통한 디지털치료제 확증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기업이다. 주력 서비스는 메이븐 DCT 스위트, 메이븐 세이프 등이다. DCT 서비스 모듈부터 데이터‧문서 관리, 약물감시(PV)까지 임상시험 분야 전반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재현 제이앤피메디 이사는 “세계적으로 신약 개발 등 바이오 기업의 연구투자비가 증가하고 있는데 인력 중심의 전통적 임상시험 방법론은 한계에 직면했다”며 “DCT를 통해 임상시험 소요 시간을 절반 단축하고, 임상 대상자의 이탈률이 40%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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