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얼어붙은 한국영화계, 부활 신호탄 되길”[스경X현장]

이다원 기자 2023. 11. 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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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김성규, 이규형, 이무생, 박명훈, 정재영, 김윤석, 김한민 감독, 백윤식, 허준호, 문정희, 최덕문, 박훈(왼쪽부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 영화의 부제는 ‘죽음의 바다’입니다. 그래서 참 신묘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지금 한국영화계가 코로나19 당시보다 더 어려운 시기가 됐잖아요. 그런 분위기에서 다음 달 20일에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가 개봉하게 됐는데 죽음은 해체와 종말의 의미도 있지만 새로운 시작을 분명히 잉태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한국영화계에 ‘노량’과 ‘서울의 봄’이 그런 부활의 신호탄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습니다.”(감독 김한민)

꽁꽁 얼어붙은 한국영화계에 파동을 일으키러 거북선처럼 용맹하게 나선다. ‘명량’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에 이은 ‘이순신 장군 3부작’ 마지막 작품인 ‘노량’(감독 김한민)으로 12월 겨울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겠다는 각오다.

배우 김윤석.



15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노량’ 제작보고회에서는 김한민 감독을 필두로 김윤석,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김성규, 이규형, 이무생, 최덕문, 박명훈, 박훈, 문정희가 출동해 작품에 관한 경건한 마음을 내비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노량’은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해 벌인 이순신 장군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영화다. 17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역대 최고 흥행작 ‘명량’(2014)과 지난해 여름 개봉해 흥행한 영화 ‘한산’의 뒤를 이은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이다.

김윤석이 조선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 역을 맡았고, 백윤식이 왜군 최고지휘관 시마즈, 정재영이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 허준호가 명나라 수군 부도독 등자룡, 김성규가 항왜 군사 준사, 이규형이 고니시의 부장 아리마, 이무생이 왜군의 중심 고니시를 연기했다.



이날 김한민 감독은 10여년 끝에 ‘이순신 장군 3부작’을 마무리하는 터라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그는 “떨리고 긴장된다. 10년의 여정을 이렇게 잘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구나 싶은 마음이다. 멋지고 어마어마한 아우라가 있는 배우들, 패기 있는 젊은 배우들과 같이 사고 없이 마칠 수 있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개봉하게 돼 긴장감과 떨림이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작 ‘명량’ ‘한산’에서 갈고 닦은 노하우를 ‘노량’에서 집대성했다고 자신하며 특히 1시간 40분에 이르는 해상 전투신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두 가지에 집중했다. 임진왜란이 이순신 장군이 전사하는 전쟁이지 않나. 그리고 장군의 대의와 메시지가 큰 울림이 있는 작품인데, 그걸 위해서 이 대장정을 걸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 아이러니한 게 종결이 아닌 종결을 맞이하는 전투에서 가장 많은 군사가 죽어나간다. 명나라 군까지 합류해서 동아시아 최대 해전이 벌어지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죽음의 바다’라고 부제를 붙일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작품적인 단계적 업그레이드가 ‘노량’에 다 녹아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민식, 박해일에 이어 ‘노량’ 속 이순신 장군으로 분한 김윤석은 “워낙 영광스러운 배역이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노량’ 시나리오 완성도가 굉장히 뛰어났고, 영상화된다면 얼마나 대단한 작품이 나올 수 있을까 싶어 흔쾌히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 전투라 무지하게 부담됐다. 게다가 임진왜란 전체를 건드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고민이었는데, 백윤식 선배가 시마즈 역을 한다고 해서 기쁨에 펄쩍펄쩍 뛰었다. 게다가 정재영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이 작품에 어마어마한 기둥이 세워지기 시작하는 구나 싶었다”고 믿음을 표현했다.

‘한산’에 이어 ‘노량’에도 얼굴을 비치는 김성규, 박훈은 감회가 남달랐다. 김성규는 “‘한산’과 같은 인물을 연기했지만 마치 다른 영화를 찍는 느낌이었다. 모든 인물의 밀도와 선배 배우들의 노고를 생각했을 때, 내가 전체 이야기에 누가 되지 않길 바랐다”고 말했고, 박훈은 “‘한산’ 속 손현주가 입던 갑옷을 내가 물려입었다. 그걸 입는 순간 성공이란 이런 건가 싶었다”고 재치있게 답하기도 했다.

엔데믹 선언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는 극장 상황에 대한 고민도 흘러나왔다. 김윤석은 “올해 한국영화계엔 어떤 해였는지 정확하게 진단할 순 없지만 ‘노량’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다음 해엔 밝은 기운을 줄 수 있는 선물 같은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김한민 감독도 “이 영화가 관객에게 진정 큰 위로와 용기, 위안이 되는 작품이었으면 한다. 이순신 장군의 3부작을 하면서 알면 알 수록 존경심이 커졌다. 그 마음이 가장 많이 담긴 작품인데, 이순신 장군이 죽음을 넘어서 깨달은 가치를 함께 영위했으면 한다”고 마무리했다.

‘노량’은 다음 달 20일 개봉한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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