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테크] 구글 딥마인드 이번에는 일기예보 AI에 도전장…1분내 10일 뒤 날씨 예측

송복규 기자 2023. 11. 1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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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구글 딥마인드, AI 기반 기상예보모델 ‘그래픽캐스트’ 개발
수치예보보다 90% 성능 향상…운영비도 저렴해
허리케인·홍수 등 기상 이변 예측도 유리
2020년 8월 허리케인 '로라'가 미국 루이지애나주를 휩쓴 모습./AP 연합뉴스

미국 알파벳(구글의 모회사)의 인공지능(AI) 자회사 딥마인드가 기존 일기예보보다 날씨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계학습 기반 모델을 개발했다. 현재 각국 기상청이 사용하는 수치예보(NWP)보다 정확하게 10일 전 날씨를 예측하는 중기예보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레미 램(Remi Lam) 연구원이 이끄는 딥마인드 연구팀은 1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과거 대기 상태에 대한 재분석 데이터를 기계 학습해 중기예보를 하는 AI 모델 ‘그래프캐스트(GraphCast)’를 개발했다고 공개했다.

그래프캐스트는 과거 기상 데이터를 학습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계학습 기반 기상예측(MLWP)’ 모델이다. 딥러닝용 하드웨어인 단일 구글 클라우드 텐서처리장치(TPU)에 신경망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그래프캐스트가 TPU 칩에서 10일간의 날씨를 예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 이내다.

그래프캐스트는 1979~2017년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가 축적한 약 40년간의 기상 재분석 데이터를 학습했다. 여기에 현재와 6시간 전 기상 정보를 이용해 6시간의 날씨를 예측한다. 또 향후 6시간의 예측 결과를 다시 입력값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반복해 10일간의 일기예보를 생성하는 원리다. 그래프캐스트의 공간 해상도는 위도·경도 0.25도로, 약 20~30㎢의 면적을 정확히 분석하는 셈이다.

현재 각국 기상청에서 주로 사용하는 수치예보모델과 큰 차이점은 비용과 계산 방법이다. 수치예보모델은 대기 운동에 영향을 미치는 태양 복사와 강수, 지표면에서 일어나는 열 운동량 등 수많은 방정식을 슈퍼컴퓨터가 계산하는 방식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1950년부터 개발된 수치예보모델은 성능이 많이 개선됐지만, 방대한 계산이 필요해 많은 인력과 비용이 투입된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프캐스트는 슈퍼컴퓨터가 아닌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작동되는 만큼 과거 데이터를 학습하고 나면 운영비용이 저렴해진다. 기존 방식과 비교해 정확도도 매우 향상됐다. 연구팀이 유럽중기예보센터가 사용하는 수치예보모델 ‘HRES(High RESolution forecasting System)’와 비교한 결과, 그래프캐스트는 온도·압력·풍속·습도 등 총 1380개의 측정 항목 중 90%에서 높은 성능을 보였다.

딥마인드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중기예보 모델 '그래프캐스트(GraphCast)'. 대기 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재분석한 뒤 현재와 6시간 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상을 예측한다./사이언스

재산·인명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기상 이변을 예측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그래프캐스트는 기상 이변에 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지 않아도 허리케인이나 거대한 수증기 띠인 ‘대기의 강’ 현상을 예보한다. 실제 그래프캐스트는 올해 9월 캐나다 노바스코샤주에 상륙한 허리케인을 9일 전에 예측했다. 기상청이 같은 허리케인 상륙을 예측한 시점은 6일 전이었다. 빠른 일기예보로 허리케인에 대응할 시간을 벌 수 있다.

연구팀은 “구글의 모델이 2년 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고 인상적으로 발전했다”며 “그래프캐스트가 일기예보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계학습 기반 예측이 현재 최고의 방법인 수치예보모델을 보완하고 개선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딥마인드 외에도 AI 기업들은 기상예보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미래 날씨를 예측하는 기계학습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엔비디아의 ‘포캐스트넷’과 중국 화웨이의 ‘판구 웨더’가 대표적이다.

다만 AI 기반 기상예보 방식과 관련해 AI 연구자들이 작동 원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AI의 드러나지 않는 의사 결정 과정을 ‘블랙박스’라고 하는데, 연구자들조차 알지 못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아디트야 그로버(Aditya Grove)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블랙박스는) AI 예측모델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며 “훈련 데이터의 편향을 증폭시킬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자료

Science,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i2336

Nature,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3-03552-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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