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도 부는 김민재 '혹사 논란'…"무려 14경기 연속 풀타임, 휴식 좀 주자"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독일 여론도 움직이고 있다. 김민재에 대한 걱정이 점점 더 깊어진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15일(이하 한국시간) 김민재의 체력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김민재의 체력 소모가 너무 크다. 지금의 경기력을 얼마나 유지할지 모르겠다"며 "바이에른 뮌헨은 중앙 수비를 볼 수 있는 선수가 3명밖에 없다. 이 포지션에서 선수층이 매우 얕다. 그런 가운데 김민재는 뮌헨 주전 중앙수비수로 유일하게 꾸준히 출전하는 선수다. 문제는 그의 체력이다. 곧 A매치 기간이지만,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 김민재는 또 경기를 뛰어야 한다. 쉴 시간이 없다. 뮌헨이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김민재의 경기력에 일부 비판을 하던 독일 현지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김민재의 출전 경기 수, 출전 시간 등 구체적인 지표를 거론하며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는 중이다.
이번 시즌 김민재는 쉴 시간이 없다. 김민재는 현재 14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 중이다. 뮌헨이 소화한 독일 분데스리가 990분 중 959분을 뛰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1초도 쉬지 않고 4경기를 모두 가득 출전했다. 이번 시즌 뮌헨이 치른 18번의 공식 경기 중 17경기를 뛰었다. 그중 16번이 선발이었다. 김민재에 대한 수비 의존도, 뮌헨의 허약한 중앙수비 선수층이 겹치며 출전 시간 조절이 안 되고 있다.
또 다른 중앙수비수 마타이스 더 리흐트는 지난 여름 네덜란드 대표팀 경기 도중 부상을 입어 결장하고 있다. 김민재와 짝을 이뤄 출전 중인 중앙수비수 다요 우파메카노도 부상으로 쉰 경기가 적지 않았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너무 많이 뛰었다. 그가 뮌헨에 처음 도착했을 때 한 말이 '안녕하세요'였다. 지금은 '저는 괜찮습니다'라고 말할 것 같다. 그 정도로 김민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알렸다.
김민재의 강행군은 경기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경기들에서 체력 저하가 눈에 드러났다. 경기 막판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직전 하이덴하임 경기에선 패스 실수로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뮌헨이 4-2로 이기긴 했지만 경기 후 김민재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김민재에게 6.5점을 부여했다. 뮌헨 수비 중 평점이 가장 낮았다. 또 다른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김민재에게 평점 7.0을 줬다. 이날 뮌헨 선발 출전 선수 통틀어 마누엘 노이어와 자말 무시알라 다음으로 낮은 평점이었다.
평소 활약을 고려했을 때 분명 이전에 비해 낮은 평점이었다. 김민재의 최근 출전 시간을 보면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는 게 더 이상할 정도다.
김민재의 체력 문제는 하루이틀 얘기가 아니다. 하이덴하임과 경기 이전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갈라타사라이와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후반 44분에는 팬들의 우려를 사는 장면이 나왔다. 뮌헨이 갈라타사라이의 공격을 잘 막아낸 뒤, 김민재는 볼이 멀어지는 것을 확인한 뒤 근육이 올라온 듯 허리를 숙여 스트레칭을 했다. 경기 도중 선수가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김민재의 최근 상황을 고려했을 때 몸 상태가 그리 편하지만은 않아 보였다.
지난 9월 3일에 있었던 분데스리가 묀헨글라트바흐전을 시작으로 단 1분도 쉬지 못했다. 게다가 9월에 있었던 대한민국의 A매치 2경기를 소화했다. 10월에는 장거리 비행으로 귀국해 국내에서 A매치 2경기를 더 치렀다. 게다가 오는 16일과 21일에는 각각 싱가포르, 중국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경기를 치른다.
김민재 입장에서 그야말로 힘이 빠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혹독한 일정이다. 시즌 초반 뮌헨 중앙수비수 줄부상을 당하며 출전 시간 이상의 수비 부담이 있었다. 이번 시즌 내내 마티아스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번갈아 쓰러졌다. 투헬 감독이 기용할 수 있는 주전급 중앙수비수는 두 선수와 김민재가 전부였다.
이 상황을 인지한 뮌헨은 슈코드란 무스타피, 소크라티스 등 소속 팀이 없는 중앙 수비수들과 연결되기도 했다. 이적시장 등록 마감일이 지나 자유계약(FA) 선수만 영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소크라티스는 레알 베티스에 입단하는 등 뮌헨의 모든 이적설은 없던 일이 됐다. 결국 김민재는 휴식 없이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김민재의 존재감은 강하다. 쉽게 뺄 수 없다. 한국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를 꾸준히 차출하고 있다. 내년 1월 아시안컵이라는 중요한 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0월에 있었던 A매치 2경기에서 김민재를 모두 선발 출전시켰다. 김민재는 튀니지전을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베트남전에서는 약 76분여를 뛰었다. 베트남전 역시 사실상 90분 출전에 가까웠다.
손흥민, 이강인과 함께 대표팀을 이끄는 주축이기에 쉽게 체력 관리를 해주기가 힘들다. 그건 뮌헨에서도 마찬가지.
스타선수들이 즐비한 뮌헨에서도 김민재는 핵심 전력이다. 특히 김민재를 향한 투헬 감독의 신뢰가 대단히 크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크고, 빠르며 아주 믿음직스러운 수비수다. 그의 경력은 정말 독특하다. 자신의 능력을 계속해서 증명했다는 걸 보여준다. 김민재가 뮌헨으로 입단해 행복하다. 여러 차례 영상통화를 했다. 김민재는 진정한 남자다. 당장 활약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뮌헨 이적 후 지금까지 김민재는 기대만큼 보여줬다. 공격과 수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은 경기력으로 뮌헨의 붙박이 센터백 수비수가 됐다.
해외 유력 매체들의 평가도 호평 일색이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바로 16살부터 36살까지 연령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분류하며 26살 축구선수 중 세계 최고로 김민재를 선정했다. 동갑인 프렝키 더 용과 니콜로 바렐라를 제쳤다.
'ESPN'은 "더 용과 바렐라도 훌륭한 선수들이다. 페널티박스 주변에서 팀 공격을 환상적으로 이끄는 현대적인 미드필더들이다. 하지만 둘 다 변화를 안기는 선수라기 보다, 보조적인 임무를 맡은 선수처럼 느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민재를 꼽은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재는 유럽 빅리그에서 겨우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굉장히 빛나는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는 빅터 오시멘과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와 함께 뛰며 과대평가 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더 용, 바렐라보다 김민재가 팀 승리에 끼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는 결론을 냈다. 앞으로 5년 동안 김민재는 세계 최고의 센터백 수비수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김민재를 평가했다.
뮌헨 내부에선 김민재 영입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온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뮌헨 디렉터는 "김민재는 정말 특출난 선수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축구와 훈련, 운동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좋다"며 "뮌헨이 김민재를 데리고 있는 건 큰 행운이다. 앞으로 김민재가 뮌헨에서 보여줄 활약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일한 걱정거리는 체력이다. 이번 시즌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 모든 경기에 나섰다. 주전 센터백 수비수로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했다.
A매치 기간엔 한국 대표팀에 돌아와 경기를 뛰었다. 오랜 비행시간을 거쳐 다시 뮌헨으로 갔다. 최근 경기수, 이동거리를 감안하면 충분히 혹사 논란이 나오고도 남을 상황이다.
독일 항공기를 이용해 뮌헨에서 인천까지 직항으로 오가면 왕복 22시간이 걸린다. 국내 항공사로 경유헤서 이동하면 왕복 30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독일 매체 'TZ'는 지난달 12일 "김민재는 10시간이 넘는 비행을 두 번 하고 A매치 두 경기를 뛴 후 뮌헨으로 온다. 체력 부담이 심할 수밖에 없다. 너무 가혹한 환경에 처했"며 "그럼에도 뮌헨 센터백은 김민재 1명에게 의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재는 A매치 기간이 끝나고 뮌헨 복귀 후에도 계속해서 풀타임 뛰고 있다. 갈라타라사이전에서 투헬 감독은 후반 27분 김민재를 쉬게 해줄 만도 한데 우파메카노를 불러들이고 콘라트 라이머를 투입했다. 수비수를 빼고 미드필더를 넣었으니 중앙서 뛰던 고레츠카가 센터백으로 내려와야만 했다. 전문 수비수가 아닌 파트너를 뒀으니 김민재가 신경 쓸 게 많았다.
이런 와중에 체력도 말을 듣지 않았다. 김민재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에서 경기 도중 종아리를 스트레칭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갈라타라사이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허벅지를 매만지면서 13경기 연속 풀타임의 피로도가 쌓여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벌써 출전 시간 1,363분을 돌파했다. 쉬지 않으면 언제든 퍼질 수 있는 상황이다.
14경기 연속 풀타임을 뛴 하이덴하임전에서도 100% 컨디션이라 보긴 힘들었다. 실점 장면도 수비 실수도 체력 저하로 야기된 집중력 부족에서 왔다.
김민재가 쉬려면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의 내구도가 상승해야 한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센터백을 영입하더라도 남은 시간이 아직 많다. 또 현실적으로 봤을 때 바이에른 뮌헨이 수비수를 영입한다면 김민재가 아시안컵을 다녀와 어느정도 휴식기까지 공백을 메워줄 즉시 전력감이어야 한다.
그러지 않다면 김민재는 쉴 틈 없이 또 분데스리가를 누벼야 한다. 후보로 거론되는 토트넘 수비수 에릭 다이어 등으론 김민재의 혹사를 막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뮌헨은 김민재를 계속 신뢰할 수밖에 없다. 지금도 대체 불가 자원인데 현시점 뮌헨 최고 수비수에 등극했기에 의존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민재의 풀타임 경기 수 기록이 이어질 때마다 혹사 논란은 더욱 거세게 분다. 국내에서 먼저 김민재 혹사 논란이 불거졌고, 이젠 독일 현지에서도 걱정하는 처지다.
처음엔 김민재에 실수와 떨어진 경기력에 비판을 가했던 독일 여론이 바뀐 것이다. 그만큼 바이에른 뮌헨과 대표팀을 오가며 소진한 김민재의 출전 시간이 너무나 많다. 투헬 감독이 어느 시점에 김민재에게 휴식을 부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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