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구름 속 극초미세먼지 규명…"펭귄 배설물도 먼지 증가시켜"

박건희 기자 2023. 11. 1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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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남극의 극초미세먼지가 어디에서 흘러와 어떻게 구름이 됐는지 규명했다.

극지연구소 윤영준 대기연구본부 책임연구원, 박지연 선임연구원은 아일랜드 골웨이대 연구팀과 함께 2018년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약 1년 간 극초미세먼지와 구름 응결핵의 크기, 농도 등 두 변수를 동시에 실시간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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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
펭귄의 배설물도 남극 극초미세먼지 증가에 일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연구진이 남극의 극초미세먼지가 어디에서 흘러와 어떻게 구름이 됐는지 규명했다.

극지연구소는 남극에서 구름이 형성되는 과정을 실시간 관측하는 데 최초로 성공해 국제 학술지 '대기화학과 물리학' 11월 호에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극초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존재하는 직경 1마이크로미터(μm) 미만 크기의 먼지를 말한다. 서로 뭉쳐서 수분을 흡수하면 구름 응결핵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성질로 인해 극초미세먼지가 구름 생성 과정에도 기여한다고 추정했으나 극지방에서 이 가설이 입증된 실제 증거는 지금까지 없었다. 

극지연구소 윤영준 대기연구본부 책임연구원, 박지연 선임연구원은 아일랜드 골웨이대 연구팀과 함께 2018년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약 1년 간 극초미세먼지와 구름 응결핵의 크기, 농도 등 두 변수를 동시에 실시간으로 관측했다. 

연구팀은 극초미세먼지가 생성된 지 약 8시간 후에 구름응결핵의 농도가 최대 2.7배까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두 성분의 농도 변화를 시간에 따라 추적·비교한 결과, 극초미세먼지가 구름응결핵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밝혀냈다. 

극초미세먼지의 기원도 확인됐다. 주로 바다와 바다얼음에서 배출된 전구물질로, 일사량이 높은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전구물질은 어떤 화합물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재료가 되는 물질로, 이 경우 디메틸황이나 아이오딘처럼 특정 조건에 반응해 극초미세먼지를 생성하는 가스 형태의 물질이다. 

펭귄의 배설물도 극초미세먼지 생성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펭귄의 배설물 등에서 배출되는 전구물질이 펭귄마을을 지나는 바람에 의해 극초미세먼지의 생성을 크게 증가시켰다. 

박 선임연구원은 "남극의 구름은 햇빛을 반사해 온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전지구적인 기후변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향후 극초미세먼지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데도 이번 연구결과가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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