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가득’ 수능 예비소집·출정식…“수고했다 말해주고 싶어” [현장, 그곳&]

김기현 기자 2023. 11. 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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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가득 예비소집, 수험표 배부받고
시험장·시간 등 주의 사항 꼼꼼 체크
후배들 응원 영상 보며 대박 의지 다져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5일 오전 수원여고에서 열린 예비소집에 참여한 수험생들이 시험장 배치도 등을 확인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내 자신에게 정말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많이 긴장되지만, 끝까지 힘내보겠습니다. 파이팅!”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5일 경기지역 수험생들은 마지막 의지를 다졌다. 일부 후배들은 선배들을 위한 힘찬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수능 예비소집일인 이날 오전 9시50분께 안양시 동안구 인덕원중 체육관. N수생과 검정고시생 등 수험생 700여명이 한 발 한 발 무거운 걸음을 옮기며 한 자리에 모였다. 하나같이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줄지어 선 이들은 모두 긴장감이 역력한 기색이었다.

10분이 흘러 오전 10시가 되자 교사들은 일제히 수험표를 배부하기 시작했다. 이를 받아 든 수험생들은 곧바로 체육관 옆쪽에 마련된 시험장 안내문을 유심히 살펴보는가 하면 수험생 유의사항이 적힌 인쇄물을 사진으로 찍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군복을 입고 수험표를 받으러 온 남인성씨(21)는 “대학을 가지 않았으나 새로운 꿈이 생겨 수능에 도전하게 됐다”며 “지난 12월 입대한 후로 11개월동안 개인정비시간을 활용해 수능공부에 매진한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비슷한 시각 수원특례시 영통구 태장고 분위기도 마찬가지. 자습을 하고 있던 3학년7반 학생들은 수험표 배부가 시작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표정이 바짝 굳었다. 이에 황지영 선생님(35·여)은 학생들에게 “긴장하지 말고, 잘 보고 오라”는 응원과 함께 선물을 전달했다.

그제서야 학생들은 웃음을 보이거나 서로 짧은 응원과 격려의 말을 주고받는 등 긴장을 덜어냈다. 하상현군(19)은 “고3 마지막을 장식하는 게 수능인 만큼 매우 떨린다”며 “준비한 것 최대한 열심히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15일 오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 소집일을 맞아 인천시교육청 제5시험장인 미추홀구 선인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실 배치도와 유의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지역 수험생들도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느끼면서 수년간의 노력을 인정받을 마지막 관문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 1시40분께 ‘N수생’과 검정고시생 등이 모인 인천 남동구 정각중학교. 응시원서 접수증과 신분증을 손에 꼭 쥔 수험생들이 굳은 얼굴로 긴 줄을 이루고 있다. 수험생 이재민씨(23·남동구)는 “건강 때문에 이번 수능이 인생에서 처음이라 많이 떨리고 긴장 된다”며 “내일 컨디션을 위해서 오늘은 일찍 자려고 한다”고 했다.

김연우씨(22·연수구)는 “지난 7월에 전역 해 공부할 시간이 많이 없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2년 가까이 군생활과 함께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수능을 끝나고 홀가분하게 놀고 싶다”고 했다.

앞서 오후 1시께 남동구 만수동의 문일여자고등학교에서는 수험생들이 흰색 수험표를 손에 든 채 삼삼오오 짝을 지어 수능을 치를 학교를 미리 둘러봤다. 이곳에서 수능을 치를 김민재양(19·인천예고)은 시험장 좌석 배치표, 주의사항 등을 핸드폰 카메라로 찍기도 했다. 김양은 “내일이 온다는 게 떨리고 걱정이 가득하다”며 “수험 기간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수능을 보고도 미술 실기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실기가 끝나면 50% 할인 수험표를 들고 신나게 놀 생각”이라며 “내 자신에게 너무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또 이태은양(19·석정여고)은 “3년 내내 내신 성적을 챙기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양은 “내일은 엄마가 해준 김치볶음밥을 점심으로 먹을 예정”이라며 “엄마에게 고등학교 3년 내내 짜증 아닌 짜증을 냈는데 미안한 마음이고 대학 가서 효도하겠다”고 말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내일 수능을 보는 학생들은 학창시절 중 코로나19가 길었던 학생들이라 더욱 안타깝고 애틋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이어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준비한 학생들인 만큼 실수하지 않고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기를 응원하겠다”고 했다.

일부 학교 후배들은 이처럼 긴장한 선배들을 위해 용기와 기운을 북돋아주는 자리를 마련했다.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5일 경기도내 예비소집에 참여한 수험생들 모습. 조주현기자

이날 오전 11시께 수원특례시 장안구 조원고 각 3학년 반에서는 1·2학년 학생들이 제작한 약 2분 분량의 응원영상이 상영됐다. 그렇게 학교 전체가 따뜻한 감동으로 물들 즈음 후배들은 직접 ‘합격 기원’, ‘좌절 금지’ 등의 피켓을 들고 3학년 반을 방문해 선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후배들은 이어 학교 출입구에서 정문까지 100여m 구간 양쪽을 하나둘씩 채워 길을 형성한 뒤 박수와 환호로 선배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또 학생자치회가 제작한 ‘잘 풀고, 잘 찍자’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앞세워 꽹과리와 북을 치는 등 선배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이를 본 3학년 학생들은 조금은 긴장감이 풀린 듯 한 표정을 지으며 ‘고맙다. 다음은 너네야’, ‘공부 열심히 해라’ 등 장난 섞인 말을 내뱉기도 했다. 한윤지양(16)은 “수능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 많이 했을텐데, 너무 떨지 말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만 하셨으면 좋겠다”며 “부디 좋은 결과 있기를 바라겠다”고 응원했다.

홍지은 선생님(31·여)도 “다른 학교에서 보는 시험이라는 것 자체가 엄청 긴장되고, 떨릴텐데 긴장감을 이기는 게 최우선”이라며 “그동안 노력했던 자신을 믿고, 의심하지 말고, 그대로 열심히 풀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모든 수험생은 유의 사항을 잘 숙지하여 시험에 응시해 주시길 바란다”며 “모든 수험생이 안전하게 수능을 치를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능 당일인 16일은 한파 없이 다소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1교시 국어 영역이 시작한 뒤 오전에 수도권과 충남 등 서쪽 지역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해 낮에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에는 천둥·번개가 치는 곳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황아현 기자 1cor1031@kyeonggi.com
박주연 기자 jennypark308@kyeonggi.com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홍승주 기자 winstat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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