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혹사 우려' 뮌헨 영입까지 어렵다, 토트넘 센터백 노렸지만 거절 유력 '후보 뻔한데 왜 가나'

이원희 기자 2023. 11. 1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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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라커룸으로 향하는 김민재(왼쪽). /사진=김민재 SNS
김민재. /AFPBBNews=뉴스1
경기 전 몸을 푸는 김민재(왼쪽). /AFPBBNews=뉴스1
'괴물 수비수' 김민재(27) 혹사 우려 등 바이에른 뮌헨(독일) 센터백 뎁스가 얇은 것에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센터백 전력 보강이 필요한 상황인데,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영국 스퍼스웹은 15일(한국시간) "뮌헨이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토트넘 센터백 에릭 다이어를 영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수비수 다이어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마침 내년 여름이면 계약기간이 만료돼 이적이 더욱 유력해졌다.

올 시즌 다이어가 선발로 뛴 것은 리그 1경기 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시즌만 해도 다이어는 아르헨티나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주전 센터백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신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토트넘의 센터백 조합도 달라졌다. 로메로는 그대로 주전 자리를 지켰지만, 다이어가 벤치 멤버로 밀렸다. 대신 토트넘이 지난 여름 영입한 네덜란드 수비수 미키 반더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뮌헨이 다이어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뮌헨의 센터백 자원은 김민재, 다욧 우파메카노, 마타이스 데리흐트 등 세 명뿐이다. 이마저도 부상자가 속출해 전술 운영이 쉽지 않다. 프랑스 수비수 우파메카노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뒤 최근 복귀했다. 아직 몸상태가 100%가 아니다. 지난 11일에 열린 하이덴하임과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경기 중간 교체아웃될 만큼 컨디션을 조절해야 한다.

네덜란드 수비수 데리흐트도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비시즌 무릎부상을 당해 시즌 출발이 늦었는데, 최근 똑같은 부상 부위를 한 번 더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뮌헨 센터백 세 명 중 멀쩡한 것은 김민재뿐이어서 체력부담이 더욱 큰 상황이다. 김민재는 공식전 13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9월 3일 묀헨글라트바흐(독일)전부터 한 경기도 빠짐없이 90분 이상을 뛰었다. 자연스레 김민재의 체력 부담, 부상 위험도 쌓여갔다. 최근 김민재도 지쳤는지 실책성 플레이를 펼쳐 비난을 받았다. 뮌헨 진영에서 패스 미스를 범한 것이 실점으로 연결될 때가 많았다.

바이에른 뮌헨-갈라타사라이 경기 포스터. /사진=바이에른 뮌헨 SNS
팀 동료들과 경기 전 포즈를 취하는 김민재(윗줄 왼쪽). /사진=바이에른 뮌헨 SNS
지난 9일 유럽챔피언스리그 뮌헨과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 경기에서 또 한 번 문재가 발생했다. 후반 막판 김민재는 스피드가 떨어져 상대에게 실점을 내줬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날아온 상대 패스를 향해 뛰었는데 이상하리만큼 김민재의 스피드가 빠르지 않았다. 김민재는 갈라타사라이 공격수 세드릭 바캄부를 따라잡지 못했고, 결국 이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김민재는 경기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할 만큼 체력 문제를 드러냈다. 팀은 2-1로 이겼지만 김민재는 아쉬운 듯 고개를 숙였다.

평소 김민재라면 쉽게 수비에 성공했을 장면이었다. 아무래도 체력 문제가 걱정될 수밖에 없다. 유럽통계매체들도 김민재의 상황을 이해한다는 듯 막판 실점에 연관됐음에도 좋은 평점을 주었다. 풋몹은 김민재에게 평점 7.0, 후스코어드닷컴과 소파스코어는 평점 6.7을 매겼다. 독일 바바리안 풋볼도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마누엘 노이어가 충분히 잘해줬다"고 평했다.

경기에 집중하는 김민재.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오른쪽). /AFPBBNews=뉴스1
현지 매체들도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리그 990분 중 959분을 뛰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4경기에서는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며 "뮌헨의 센터백은 세 명밖에 없을 정도로 얇은 뎁스를 갖추고 있다. 김민재만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출전할 수 있다"며 힘든 상황을 전했다.

또 매체는 "김민재는 지난 여름 뮌헨에 입단하면서 '안녕하세요, 김민재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하지만 한국의 괴물 수비수는 이제 '안녕하세요, 저는 괜찮아요'라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리그 초반 일정을 소화한 김민재는 곧바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했다. 클린스만호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진출을 위한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치른다. 오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맞붙은 뒤 21일에는 중국 원정을 소화한다. 상대 두 팀 모두 한국보다 전력이 떨어지는 '약체'이기에 김민재가 아닌 다른 선수들이 출전해도 승리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4위, 싱가포르는 155위, 중국은 79위다. 하지만 월드컵 진출이 걸릴 만큼 김민재가 쉰다는 보장도 확신할 수 없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A매치 기간에만 2만 km를 이동해야 한다. 한국에서 싱가포르와 경기하고, 또 2000km를 날아가 중국에서 경기를 뛴다"며 "소속팀 뮌헨에 돌아와서는 80시간도 쉬지 못한 채 다음 경기 쾰른전에 임해야 한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김민재는 쾰른전에도 선발 출전할 것이다.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선수가 뮌헨에는 없다"고 걱정했다.

독일 대표팀 출신 '레전드' 사미 케디라도 같은 마음이었다. 케디라는 스포츠전문 왓슨을 통해 "뮌헨 수비진은 정말로 빈약하다. 당장은 괜찮다고 해도 내년 3~4월 유럽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쯤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프 프로이트 뮌헨 단장 역시 "김민재는 매경기 90분을 소화하고 있다. 순간적인 집중력 부족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김민재의 어려운 상황을 감싸안았다.

김민재. /사진=바이에른 뮌헨 SNS
토마스 투헬 감독(가운데). /AFPBBNews=뉴스1
뮌헨은 지난 여름 센터백 뤼카 에르난데스, 벵자맹 파바르를 떠나보냈다. 에르난데스는 '황금재능' 이강인이 뛰고 있는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유니폼, 파바르는 인터밀란(이탈리아)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이를 대신해 영입한 선수는 김민재뿐이다. 센터백 숫자부터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르난데스, 파바르가 수비진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더욱 아쉬운 부분이다.

뮌헨도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뒤늦게라도 움직이려고 한다. 김민재를 비롯해 정상 컨디션이 아닌 우파메카노, 데리흐트를 보호하기 위해선 새로운 센터백 영입이 필요하다. 이에 뮌헨은 다이어를 영입 후보 1순위로 점찍었다. 스퍼스웹은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 보강을 원한다. 다이어는 두 포지션에서 뛸 수 있어 이를 어필할 수 있다. 또 뮌헨은 다이어의 계약 상황 때문에 이적료가 저렴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적시장 전문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다이어의 이적료는 1800만 유로(약 255억 원)로 평가받는다. 계약기간이 줄어들 수록 이적료는 떨어지게 돼 있다.

게다가 토트넘에선 다이어의 자리는 더 이상 남지 않았다. 현재 반더벤이 부상을 당해 어렵게 기회를 잡았지만, 반더벤의 부상 복귀 후에는 다시 벤치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 토트넘은 새로운 센터백도 영입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영국 축구전문매체 90MIN는 "토트넘이 새로운 센터백을 찾고 있다. 23세의 애버딘(스코틀랜드) 수비수 슬로보단 루베지치를 쫓고 있다"고 전했다.

세르비아 국적의 루베지치는 신장 194cm로 키가 상당히 큰 선수다. 좋은 체격을 이용한 공중볼 싸움에 능하다. 올 시즌 루베지치는 리그 10경기를 뛰었는데, 경기당 평균 공줄볼 경합 7.1회나 승리했다. 볼을 뺏는 능력도 좋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좋아한다. 루베지치까지 토트넘 유니폼을 입는다면 다이어의 방출은 사실상 확정된다.

독일 FCB인사이더는 "뮌헨은 다가오는 겨울 이적시장에 대한 준비가 한창이다. 뮌헨은 오는 1월 주로 수비쪽에 투자하기를 바란다. 이미 다이어라는 구체적인 후보를 목표로 잡고 있는 것 같다"며 "다이어의 장점은 센터백과 측면 수비,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이어는 뮌헨 공격수 케인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고 기대했다. 잉글랜드 공격수 케인은 토트넘의 간판 스트라이커였지만, 지난 여름 새로운 도전을 위해 뮌헨으로 이적했다.

다만 뮌헨의 다이어 영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스퍼스웹은 다이어가 뮌헨 이적을 거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퍼스웹은 "다이어는 김민재, 우파메카노, 데리흐트의 뒤를 이어 뮌헨의 4번째 센터백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로 인해 뮌헨 이적을 원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이어는 아직 선수 커리어의 전성기에 있다.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클럽으로 이적하는 것을 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뮌헨을 비롯해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 AS로마(이탈리아) 등이 다이어 영입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르팅은 다이어의 친정팀이다. 유스 생활을 거쳐 프로 무대를 밟게 해준 팀이다. 로마는 토트넘을 맡았던 '은사' 조세 무리뉴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 어딜 가더라도 뮌헨보다는 주전 경쟁이 유리하다.

김민재. /사진=김민재 SNS
팬들에게 인사하는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는 지난 시즌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 해 여름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나폴리(이탈리아)로 이적한 김민재는 시즌 내내 엄청난 퍼포먼스를 과시해 유럽 최고 수비수로 올라섰다. 김민재는 33년 만에 이뤄낸 나폴리 리그 우승에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리그 35경기에 출전해 매 경기 철벽수비를 펼쳤다.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세리에A 센터백 중 가장 높은 평점 7.70을 기록했다. 또 세리에A 사무국이 선정하는 베스트 수비수상, 리그 베스트11도 차지했다.

김민재는 나폴리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인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도 이끌었다.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한 경기를 제외한 대회 9경기에서 탄탄한 수비를 과시했다. 덕분에 김민재는 지난 여름 맨유(잉글랜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등 수많은 러브콜을 받은 끝에 '독일 최강' 뮌헨으로 이적했다. 상 복도 엄청났다. 2023 발롱도르 22위를 차지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국제선수상도 차지했다. 하지만 올 시즌 예상치 못한 체력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뮌헨이 일찌감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는 것이다. 뮌헨은 대회 4전 전승(승점 12)을 거두고 다른 팀들과 격차를 벌렸다. 조 1위까지 따놓았다. 남은 2경기에 모두 패하더라도 뮌헨이 2위로 내려갈 일이 없다. 조 2위는 덴마크 코펜하겐(승점 4), 3위 갈라타사라이(승점 4), 4위에는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4)가 위치해 있다.

김민재에게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로테이션이 가능해졌다. 뮌헨은 이달 30일 코펜하겐을 상대한 뒤 내달 13일 맨유와 맞붙는다. 뮌헨이 힘을 빼고 남은 일정을 소화한다면 김민재도 모처럼 휴식을 받을 수 있다.

에릭 다이어(가운데). /AFPBBNews=뉴스1
에릭 다이어. /AFPBBNews=뉴스1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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