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지역 수험생들 육지로…"배 타고 내리니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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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타고) 목포에 도착하니 수능을 본다는 게 실감이 나네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5일 오전 전남 목포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한 쾌속선에서 신안군 도초고등학교 수험생 50명이 삼삼오오 내리기 시작했다.
학교가 있는 도초도는 뱃길로만 오갈 수 있어 수능 하루 전 고사장이 있는 목포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하는 수험생들의 준비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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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배 타고) 목포에 도착하니 수능을 본다는 게 실감이 나네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5일 오전 전남 목포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한 쾌속선에서 신안군 도초고등학교 수험생 50명이 삼삼오오 내리기 시작했다.
긴장보다는 밝은 표정으로 배에서 내린 학생들은 마치 여행객처럼 저마다 빵빵하게 채워진 가방이나 이동식 짐가방을 들고 있었다.
학교가 있는 도초도는 뱃길로만 오갈 수 있어 수능 하루 전 고사장이 있는 목포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하는 수험생들의 준비물이었다.
도초고 수험생 절반가량은 목포에 있는 가족이나 친척 집에서, 일부는 거처가 마련된 친구 집에서 하루 머물렀다가 다음날 수능을 치른다.
기상이 좋지 않아 배가 뜨기 어려운 경우 이틀 전에 육지로 나오기도 하지만 이날은 다행히 맑은 하늘에 파도도 높지 않아 배를 타고 오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유사시 수험생 수송을 돕기 위해 목포해경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도고초 3학년 박세은(18) 학생은 "어제까지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배에서 내리니 실감이 난다"며 "지금까지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한 만큼 최선을 다해 (시험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말했다.
배에서 내린 학생들이 모인 여객선터미널 대합실은 임시 교실이 됐다.
학생들은 배를 타고 동행한 고3 선생님들로부터 수험표를 건네받고 시험 유의 사항을 전해 들었다.
교사들은 "늦지 않게 시험장에 도착하라"거나 "전자기기는 가져가지 않거나 감독관에게 반드시 제출하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
한 교사는 "아침에 못 일어날 것 같은 친구는 모닝콜을 해주겠다"며 내심 걱정스러운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학생들은 막간을 이용해 후배들이 건네준 과자와 화장지, 핫팩 등 수능 응원 물품을 꺼내보며 결전의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이다인(18) 학생은 "몇 년간 공부했던 결과를 보여줘야 해 부담이 되기도 하고, 시원섭섭하기도 하다"며 "우리 도초고 아이들 모두 수능을 잘 볼 것 같다. 모두 화이팅하자"고 말했다.
정은조(18) 학생 역시 "당장 내일이라고 생각하니 떨린다"며 "열심히 했으니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집중해서 시험을 보겠다"고 다짐했다.
해산한 학생들이 각자 예비소집 학교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교사들도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임동규 교감은 "어제도 배가 안 떠서 지각한 학생이 있었는데 다행히 오늘 날씨가 좋아서 문제 없이 (목포로) 나올 수 있었다"며 "3년 동안 고생한 학생들이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남 지역에서는 도초고를 포함해 전남 여수와 완도, 진도, 신안 등 4개 지역 6개 고등학교 수험생 108명이 육지로 나와 수능 시험을 치른다.
전남도교육청은 수험생과 인솔 교사들에게 교통비와 숙박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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