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원유값 제재 실패, 60달러 넘어…“감시망 더 조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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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원유의 수출값을 배럴당 60달러 아래에 묶어두는 서방의 제재인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러시아는 서방의 보험사를 이용하지 않거나 서류 조작 등을 통하는 방식으로 감시망을 피해 국제 시장에 자국산 원유를 대부분 배럴당 60달러가 넘는 값에 거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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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산 원유의 수출값을 배럴당 60달러 아래에 묶어두는 서방의 제재인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러시아는 서방의 보험사를 이용하지 않거나 서류 조작 등을 통하는 방식으로 감시망을 피해 국제 시장에 자국산 원유를 대부분 배럴당 60달러가 넘는 값에 거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한 유럽 당국자는 “지난달 유조선에 실려 수출된 러시아산 원유 중에 배럴당 60달러 이하에 팔린 사례는 거의 없다”며 “최근 자료는 우리가 좀 더 제재 감시망을 촘촘하게 조여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 러시아 쪽은 지난달 러시아산 원유의 평균 수출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은 러시아가 원유 수출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서방의 시도가 사실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산 원유의 수출값을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묶는 제재안은 지난해 12월 주요 7개국(G7)과 오스트레일리아가 합의함에 따라 추진되었다. 배럴당 60달러 이상인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유조선이나 보험 등 제공을 금지하는 것이 이 경제 제재안의 뼈대였다.
처음에는 제재가 성공을 거두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올 여름을 지나며 대표적인 러시아 원유인 우랄산 원유의 평균 수출 가격은 다시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자국산 원유를 실어나를 중고 유조선을 대량 동원하거나 일부에서는 서류 조작 등의 방법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서방의 보험사를 이용하지 않고 유조선을 운항하기도 했다. 지난 8월 러시아산 원유를 실어나른 유조선의 4분의 3이 서방의 보험에 들지 않고 운항했으며, 지난달엔 러시아산 원유를 실어나른 유조선 134척 중 서방의 보험에 가입한 배는 37척에 불과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요 산유국 모임인 오펙 플러스(OPEC+) 협의를 통해 원유 감산에 합의한 영향으로 최근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는 시장 상황도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러시아산 원유는 여전히 국제 시세보다는 조금 낮게 거래된다. 러시아산 원유는 지난달 국제유가의 기준 구실을 하는 브렌트유 배럴당 평균 가격 89달러보다 약 10달러 정도 싼 값에 거래됐다. 그러나, 러시아산 원유가 올해 초 한때 국제시세보다 40달러 넘게 낮았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가격회복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조이기 위해 다시 나서고 있다. 영국은 지난주 두바이의 원유거래업체 한 곳에 대해 “러시아에 이용되고 있다”며 제재했고, 미국은 이번 달 제재 위반 의혹이 있는 선박회사 30곳에 대해 관련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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