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왜 도메인 58개를 샀나…‘우승 세일’ 조심해야 하는 이유
포털 검색 ‘최저가’ 주의해야…공식 인증점 여부도 확인 필요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LG트윈스가 2023 KBO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서, 가전제품 할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LG가 29년 만의 우승을 기념해 29%, 29만원 할인 등 큰 폭의 할인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기다리는 소비자들도 많다. 그러나 최근 LG전자 공식 사이트로 위장한 가짜 사이트가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우승 기념 세일' 명목으로 할인을 진행하는 사기 사이트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제품 품절…공식 사이트에 남아 있다"
LG전자는 14일 온라인에 개설된 가짜 사이트를 다수 적발해 운영 정지·폐쇄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고가의 전자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 행각이 늘어서다. 소비자고발센터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식 사이트를 사칭한 가짜 사이트에서 전자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피해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아르바이트 구인 사이트 등을 통해 오픈마켓에 제품을 대신 올려줄 통신 판매업자를 구한 뒤, 물건을 최저가로 등록하게 지시해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했을 때 최상단에 노출되도록 했다. 최저가를 검색한 구매자가 오픈마켓에서 제품을 결제하면 해당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제품이 품절됐다"며 소비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들은 할인 행사로 준비한 물량이 소진돼 주문이 취소됐지만, 공식 사이트에는 아직 제품이 남아 있다며 가짜 사이트 링크를 안내했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무통장 입금을 통한 결제만 가능했다. 현금 결제를 할 경우 쇼핑몰 수수료나 카드 결제 수수료 명목의 금액을 할인해주겠다며 계좌이체 결제를 유도하기도 했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 따르면, 판매 페이지 내에는 LG공식 인증 판매점(공식 인증점) 배너가 게재됐다. 또 판매자가 안내한 사기 사이트 도메인에 'LGE(LG Electronics)' 등의 단어가 포함돼 있어 의심을 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이 사이트 하단에는 'LG전자 온라인'이라는 회사명이 표기돼 있었고, 주소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LG트윈타워로 기재됐다. 이메일 주소에도 'lgeshop'이 들어가 있었다. 이외에도 공식 인증점 로고를 메인 화면 곳곳에 배치하거나, 사기업체를 조심하라는 문구를 판매 페이지 내에 게재해 둔 경우도 있었다. 수백 개의 허위 리뷰를 등록해놓기도 했다.
이 같은 피해가 이어지자, LG전자는 'LG', 'LGbrand', 'best' 등 LG전자와 관련이 있거나 LG전자를 떠올리게 하는 사이트 도메인 주소 58개를 사들이기도 했다. 해당 홈페이지 주소를 사용해 사기 행각을 벌이는 것을 미리 차단해 사기 피해를 줄이겠다는 목적에서다.
다만 도메인을 교묘하게 변경하거나, 캡처한 이미지와 가짜 인증마크 등으로 쇼핑몰 사이트를 만드는 경우도 많아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 분야에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만큼, 관련 사기 행각이 발생했을 때 피해액도 크다. 최근에는 SNS 광고 등을 통해 소비자들을 가짜 사이트로 유입시켜 입금을 유도하는 방식이 늘어나는 추세다. SNS 게시글이나 배너 광고 등을 통해 '우승 기념' 'LG 29% 세일' 등의 키워드를 강조하는 판매 사이트도 주의해야 한다.
피해 막으려면…공식 인증점 구별하는 방법은?
가짜 사이트 운영자들은 대포폰과 허위 사업자 번호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추적하기가 어렵다. 피해를 예방하려면 '현금 결제'를 피하고, '공식 인증점'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공식 인증점이 아니라고 해서 모두 사기인 것은 아니지만, 거짓으로 인증을 해둔 업체라면 문제가 된다. 제품을 받더라도 AS 등 서비스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
일단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공식 인증점은 없다. 오픈마켓의 제품 품절로 인해 판매자가 연락을 취하는 경우는 있지만, 재고 문제를 언급하면서 다른 사이트 링크를 안내하거나 현금 결제를 유도한다면 사기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거래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
또 공식 인증점 상세 페이지에는 LG전자가 배포하는 정품 인증 배너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배너에 있는 홀로그램은 움직이면서 빛나야 한다. 홀로그램이 정지돼있다면 해당 배너를 캡처한 이미지일 수 있다. 다만 GIF 파일 등으로 움직이는 배너를 사용하는 악질적인 판매자도 있기 때문에, 판매자 정보 확인도 반드시 필요하다.
11번가, G마켓 등 오픈마켓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 등록된 판매자 정보에 있는 상호를 검색해봐야 한다. 포털 사이트에 'LG전자 공식 온라인 판매점 안내'를 검색하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업체가 공식 인증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공식 인증점에서 최초 구매시 배송비와 설치비는 무료로 진행된다. 추가적인 배송비를 책정한 업체의 경우 공식 인증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LG전자 측은 "공식 인증점은 절대 현금 결제를 유도하지 않으며, 메신저나 문자 등으로 계좌 정보를 발송하지 않는다. 인증되지 않은 SNS, 카페, 블로그 등 판매처의 경우에는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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