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랐던 정신 무장' KCC, 패배에도 희망이 보였던 이유
KCC가 4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부산 KCC는 1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2023-24 정관장프로농구 원주 DB와 경기에서 접전 끝에 85-87로 패했다.
어쩌면 완패가 예상되었던 경기였다. KCC는 지난 3경기에서 경기력이 너무도 저조했던 반면, DB는 시즌 개막 후 예상보다 훨씬 강한 전력을 선보이며 9경기에서 단 1패에 머물러 있기 때문.
예상은 ‘역시’ 빗나갔다. KCC는 끝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패했다. 전반전 44-44 동점으로 끝을 맺었다. 존슨과 최준용이 공수에서 활약했고, 간만에 라건아도 공격에 힘을 보태며 접전을 펼칠 수 있었다.
3쿼터부터 조금씩 간극이 발생했다. DB는 결정적인 순간 골을 성공시키며 점수차를 조금씩 넓혀갔다. KCC는 3쿼터 20점을 만들었지만, 클러치 능력에서 DB에 뒤지며 5점차 열세를 경험해야 했다.
4쿼터, KCC는 점수 차를 허용했다. 유연함을 바탕으로 필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성공시키는 DB 공격을 제어하기 어려워 보였다.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연패 탈출의 강한 의지를 보이는 KCC는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추격했다. 종료 1분 여를 남겨두고 2점차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거기까지였다. 물이 오를대로 오른 DB를 넘어설 순 없었다.
하지만 우려는 일부분 걷어냈다. 그 만큼 앞선 3경기에서 KCC 경기력은 나빴기 때문. 앞선 3경기와 달리 정신 무장에서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3연패 동안 가장 아쉬운 것은 정신적인 부분이었다. 경기 속에서 활동량과 집중력 그리고 투지로 확인 가능한 부분이다.
4연패 시작점이었던 정관장과 경기에서 석패를 당한 KCC는 다음 경기였던 LG 전에 84-104로 패했다. 3쿼터 한 때 37점차 리드를 허용했을 정도로 경기 내용이 아쉬웠다.
그리고 지난 주말 소노 전. KCC는 3점슛 19개를 허용(?)하며 경기를 내줬다. 최준용이 복귀했고, 소노는 주포인 전성현이 결장하며 우세가 예상되었던 일전이었다. 하지만 내용에서 무수한 아쉬움을 남기며 3연패와 마주해야 했다.
소노의 슈팅력이 최고조였지만, 투맨 게임 수비와 3점슛 콘테스트 상황에서 ‘의지’를 찾아보기 힘든 장면이 적지 않았다. 소노가 편하게 슈팅을 시도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던 보이지 않는 이유가 되었고,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다소 충격적이었다. 분명 완전한 우세가 예상되었기 때문. 경기 후 전창진 감독은 이례적으로 매우 짧은 멘트만 남긴 후 인터뷰 실을 빠져나갔다. 그만큼 언급할 내용이 없던 40분이었다.
다시 DB 전으로 돌아와 보자.
우려가 많았다.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인데다, 상대는 물이 오를대로 오른 DB였다. 대패도 머리 속을 스쳐갈 정도였다.
하지만 접전 속에 패했다. 가장 먼저 정신 무장이 달라 보였다. 수 차례 허슬 장면을 연출했다. 앞선 경기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장면이었다.
달라진 집중력과 투지를 바탕으로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DB에게 ‘달려’ 들었다. 경기 후 전 감독 이야기처럼 세밀한 부분에서 결여로 인해 경기는 내주었지만, 40분 내내 코트에 나선 선수들의 집중력과 투지는 앞선 3경기와 차원이 달랐다.
3쿼터 중후반, 난전 상황이 존재했다. 루즈볼 상황에서 양 팀 선수들은 볼을 소유하기 위해 달려 들었다. 팽팽했다. 볼은 우역곡절 끝에 DB가 가져갔고, 속공으로 어렵지 않게 득점을 만들었다.
이 장면에서 반대로 KCC가 볼 소유와 함께 득점에 성공했다면 과정과 결과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는 가정까지 가능했을 정도로 선수들의 정신 자세가 달라 보였던 장면이었다.
KCC는 지난 시즌 베스트 라인업 중 3명의 선수 얼굴이 바뀌었다. 허웅과 이승현을 제외한, 주력 선수 3명(이호현, 최준용, 존슨)이 뉴 페이스다. 게다가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허웅과 이승현은 주춤한 상태다. 조직력과 호흡에 약점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다.
최준용을 영입하며 ‘슈퍼팀’이라는 애칭을 받았지만, 앞서 언급한 적지 않게 바뀐 베스트 라인업으로 인해 예상대로(?) 두 가지 키워드가 부각되며 연패를 당한 것.
하지만 더욱 아쉬운 건 ‘자세’였다. 적지 않은 관계자들이 견해를 나누는 부분이다. 그 어느 것에 앞서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경기 승패를 결정짓는, 보이지 않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3연패 과정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이날 KCC는 경기를 내주긴 했지만 ‘그 것’을 일부분 해냈다. 우승후보 KCC에 꼭 필요한 키워드다. 단단한 정신 무장이 배경이 되어야 한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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