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휴식기도 못 쉬고 2만 km 비행"...이제야 '김민재 혹사' 관심→이미 16경기 연속 선발+유일하게 부상 NO

오종헌 기자 2023. 11. 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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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오종헌]


독일 현지 매체가 김민재의 혹사를 우려하는 견해를 내비쳤다.


독일 '스포르트1'은 14일(이하 한국시간) "김민재는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1경기(총 990분) 중에서 959분을 뛰었다. 그는 항상 경기에 뛰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뮌헨에 가용한 센터백이 3명뿐인 가운데 마타이스 더 리흐트는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이며 다요 우파메카노도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매체는 "김민재는 A매치 기간에도 휴식을 취할 수 없다. 서울에서 싱가포르전을 치른 뒤 다음 주 화요일 한국에서 2,000km 이상 떨어진 중국 원정을 떠나야 한다. 그 경기가 끝나고 80시간도 지나지 않아 쾰른을 상대해야 한다. 비행 거리를 모두 합치면 약 2만 km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민재는 오는 16일 싱가포르전 이후 21일 중국 원정을 갖는다. 그리고 뮌헨으로 복귀하면 곧바로 25일에 쾰른과의 리그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또한 30일에는 코펜하겐을 상대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5차전을 갖고 11월 2일 우니온 베를린과 맞붙는다.


김민재는 올여름 나폴리를 떠나 뮌헨에 입단했다. 김민재는 이제 유럽 3년차, 빅리그 입성 2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는 2021-22시즌을 앞두고 베이징 궈안(중국)을 떠나 튀르키예 리그의 명문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첫 발을 들였다.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찬 김민재는 매 경기 뛰어난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에 많은 팀들이 관심을 드러냈고 최종적으로 나폴리로 이적하게 됐다.


당시 나폴리는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자를 찾고 있었다. 쿨리발리는 수 년 동안 나폴리의 핵심 센터백으로 뛰며 이탈리아 세리에A 정상급 선수로 평가를 받은 선수였다. 그런 그의 대체자가 유럽 진출 2년차에 빅리그 경험도 없었던 김민재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의심의 시선이 있었다.


사진=세리에A

그러나 김민재는 빠르게 우려를 씻어냈다. 곧바로 나폴리의 주전 자리를 꿰찬 뒤,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김민재가 후방에서 든든하게 버텨준 나폴리는 1989-90시즌 이후 무려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올랐다. 또한 김민재 역시 데뷔 시즌 세리에A 베스트 수비수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자연스럽게 김민재의 가치는 폭등했다. 현재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김민재의 시장 가치는 무려 6,000만 유로(약 855억 원)다. 이적설도 발생했다. 이적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5,000만 유로(약 713억 원)의 바이아웃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력한 영입 후보로 떠올랐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라파엘 바란과 경쟁할 정상급 센터백을 원했다.


하지만 협상은 진전되지 않았다. 그 사이 뮌헨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올여름 센터백과 측면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뤼카 에르난데스, 벵자맹 파바르가 이적 의사를 밝히면서 보강이 필요해졌다. 실제로 뤼카는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떠났고 파바르는 인터밀란으로 향했다. 이에 김민재를 영입 후보로 낙점했다.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6월 말 "뮌헨은 김민재와 개인합의를 마쳤다. 계약 기간은 5년이다. 구단 소식통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민재 측은 뮌헨의 제안을 수락했다"며 이적이 임박했을 때 사용하는 시그니처 멘트 'Here We Go'를 추가했다. 그리고 7월 초에는 김민재가 기초 군사훈련 수료 후 한국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는 소식이 전해졌다. 뮌헨은 나폴리에 바이아웃도 지불했다.


사진=뮌헨
사진=뮌헨

마침내 오피셜이 나왔다. 당시 뮌헨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뮌헨은 김민재와 계약을 맺었다. 그의 계약 기간은 2028년 6월 30일까지이며 등번호 3번을 달고 뛸 예정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나폴리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적 확정 소식을 전했다.


김민재는 "뮌헨은 모든 축구선수들의 꿈 같은 클럽이다. 앞으로 펼쳐질 모든 것들이 기대된다. 여기서 계속 발전할 것이다. 구단과 대화를 하면서 나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목표는 많은 경기에 뛰는 것이고, 그 다음 가능한 한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뮌헨의 CEO인 장 크리스티안 드리센은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고, 베스트 수비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큰 발전을 이뤄낸 선수다. 그의 개인적인 능력은 물론 정신력, 스피드 모두 엄청나게 인상적이다. 김민재는 자신의 플레이로 팬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환영했다.


사진=뮌헨
사진=뮌헨

김민재는 곧바로 뮌헨 선수단에 합류해 프리시즌 투어 일정을 정상적으로 마쳤다. 기초 군사훈련을 받았고, 개인 휴가 일정을 제대로 보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구단 측에 요청해 최대한 빨리 선수단에 합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긍정적인 프리시즌을 보낸 김민재는 시즌 초반 주전으로 뛰고 있다.


개막 전 RB라이프치히와의 독일 슈퍼컵에서 후반 교체로 투입되며 공식 데뷔전을 치른 김민재는 베르더 브레멘과의 리그 개막전에서 선발로 나섰다. 시즌 초반 현재까지는 주로 우파메카노와 호흡을 맞추며 리그 11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기록 중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4경기 모두 선발로 뛰었다. DFB포칼까지 합치면 약 3개월 동안 16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고 있다.


사진=뮌헨
사진=뮌헨

쉼 없이 계속 뛰면서 혹평을 받은 적이 있다. 뮌헨은 지난 6라운드 RB라이프치히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때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의 움직임을 지적하며 "수비적으로 엉성한 부분이 있었다. 김민재가 일대일로 나갈 이유가 전혀 없었다. 우파메카노도 김민재를 지키지 않고 뛰어나가면서 공간을 내줬다. 우리가 원하는 것과 반대되는 행동이었다"고 평가했다.


독일의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 역시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에는 미치지 못했다. 뮌헨 수비의 불안 요소로 남을 수도 있다. 그는 하루빨리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김민재를 영입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기대에 부응하진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사진=뮌헨

다행히 김민재는 일주일 만에 다시 한번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김민재는 뮌헨과 프라이부르크의 경기에서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3-0 완승에 힘을 보탰다. 당시 김민재는 독일 '키커' 선정 분데스리가 7라운드 베스트11에 포함됐다. 또한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 '후스코어드닷컴' 등도 김민재를 베스트11에 올렸다.


찬사를 받은 적도 있다. 글로벌 매체 'ESPN'은 10월 중순 16살부터 36살까지 각 나이별로 최고의 선수들을 선정했다. 이 매체는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로 나타낸 'CPM'이라는 지표를 기반으로 이를 정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김민재가 소환됐다. 26살 최고의 축구선수로 김민재가 꼽혔다. 프렝키 더 용(바르셀로나), 니콜로 바렐라(인터밀란) 등 굵직한 선수들을 제쳤다.


'ESPN'은 "김민재는 이제 유럽 5대 리그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나폴리의 반짝했던 지난 시즌, 그리고 빅터 오시멘과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같은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는 것 때문에 김민재를 과대평가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향후 5년 내 세계 최고 센터백이 될 가능성에 표를 던졌다"며 김민재를 1위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다만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 속에서도 여전히 불안 요소가 존재한다. 김민재는 현재 11월 A매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대표팀에 합류한 상태다. A매치 휴식기 직전 경기였던 하이덴하임전에서도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패스 미스가 가장 치명적이었고, 이후 베스테의 슈팅을 막으려고 태클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공이 굴절되면서 노이어 골키퍼가 막기 어려운 궤적으로 득점이 되고 말았다.


물론 뮌헨의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단장은 "우리 모두 김민재가 매 경기 풀타임을 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그러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다"며 김민재를 옹호했다. 여기에 독일 현지 매체에서도 김민재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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