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센터가 환자 이송병원 지정했더니 '응급실 뺑뺑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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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이 일명 '응급실 뺑뺑이'로 불리는 응급환자 이송 지연을 줄이고자 마련한 '응급환자 이송지연 개선지침'이 시행 두 달 만에 구체적인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은 개선대책이 시행된 올해 8∼9월 응급환자 이송시간 등을 분석한 결과 '응급증상'으로 분류된 환자가 병원에 수용되기까지 10분 넘게 걸린 사례는 하루 평균 17.3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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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상태·응급실 여건' 고려해 구급대에 이송병원 통보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소방청이 일명 '응급실 뺑뺑이'로 불리는 응급환자 이송 지연을 줄이고자 마련한 '응급환자 이송지연 개선지침'이 시행 두 달 만에 구체적인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3월 대구에서는 119구급대가 이송하던 10대 여학생이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 헤매다 2시간 만에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소방청, 지자체, 응급 의료기관은 응급환자 이송체계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들 기관은 응급 의료기관이 119구급대가 이송한 환자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이송병원을 직접 선정하도록 의견을 모았다.
기존에는 119구급대가 전화로 응급 의료기관에 환자 수용 여부를 문의했지만, 의료기관들이 환자 수용을 거부하면 '응급실 뺑뺑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119센터가 환자의 상태와 주변 응급의료기관의 여건을 감안해 이송 병원을 선정·통보하면 119구급대가 현장에서 즉시 이송하고, 응급의료기관은 환자를 수용하도록 한 것이다.
이런 내용을 담아 '대구광역시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이송·수용 지침'이 마련했고, 올해 7월부터 현장에 시범 적용됐다.
소방청은 개선대책이 시행된 올해 8∼9월 응급환자 이송시간 등을 분석한 결과 '응급증상'으로 분류된 환자가 병원에 수용되기까지 10분 넘게 걸린 사례는 하루 평균 17.3명이었다.
이는 대책 시행 전 23.2명보다 26% 감소한 수치다.
'준응급'으로 분류된 환자도 이송에 10분 이상 걸린 경우가 하루 평균 39.7명으로, 예전의 47명에 비해 16% 줄었다.
대구 소방안전본부는 개선 지침을 시범 운영하고자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상황관리 요원을 12명에서 21명으로 대폭 확충해 환자 상태에 따른 병원 선정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같은 지원 조치에 따라 현장 119구급대원은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기 위해 이송 중 계속 의료기관에 전화로 문의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환자의 상태 평가와 응급 처치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김태한 소방청 119구급과장은 "아직 대책 시행 초기이므로 실효성에 대한 분석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시행 2개월 만에 이송지연 사례가 26% 급감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긴급한 환자일수록 번거로운 사전문의 절차 없이 응급의료기관이 환자를 우선 수용하도록 실효성 있는 지침을 마련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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