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상 미래새한감정평가 대표 "경쟁 아닌 상생으로 공동의 이익 추구"

김노향 기자 2023. 11. 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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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유윤상 미래새한감정평가법인 대표 감정평가사
유윤상 미래새한감정평가법인 대표 감정평가사 /사진=임한별 기자
[대담 = 김노향 부장, 사진 = 임한별 기자] 피해 규모가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전세사기와 2019년 서울 주상복합 공시가격 정정 사태, 공공임대 아파트의 분양전환가 분쟁 등 각종 부동산 문제에서 '감정평가' 업무의 전문성·독립성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인터넷에 정제되지 않은 투자 정보가 범람하고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한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가운데 소비자(이용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감정평가사의 역할이 강조된다. 하지만 산업간 영역 파괴와 업종 내 경쟁 심화, 부동산 경기침체로 수익 감소에 직면한 감정평가업계는 일부 자격사들의 일탈 행위로 인한 도덕적해이 문제가 제기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미래새한감정평가법인은 도시정비사업·임대관리사업·부동산금융컨설팅 등 종합부동산서비스를 영위하며 수익 증대를 꾀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책임을 강화해 업계 상생을 추구하며 주목받고 있다. 2018년부터 미래새한감정평가법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유윤상 대표 감정평가사는 "감정평가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생 프로젝트를 실현하고 이것이 수익과 가치를 공유하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가격 결정 과정의 왜곡과 정제되지 않은 많은 정보는 감정평가에 많은 숙제를 내주고 있다"면서 "AI 시대에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이 높아진 반면 더 높은 품질의 서비스가 요구되고 이는 정보 제공자의 전문성과 공익성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감정평가산업은 전문성은 물론, 비즈니스 마인드로 임해야 할 것"이라며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를 맞는 우리는 매우 긴장하고 있다. 지금의 준비가 10~20년 후 감정평가사의 가치를 규정한다는 생각으로 더 많이 노력할 것이고 지도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의 역할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임한별 기자


경제위기 시대에 감정평가 역할과 중요성 커져


감정평가업은 공시지가, 경매 등의 공적 기능과 자문 상담, 일반거래 평가 등도 조세나 주거 문제와 관련이 있어 사실상 모든 국민의 주거권과 재산권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유 대표는 "도시 집중화와 인구 감소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중요한 문제로 전문가 집단은 부동산 산업의 지형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해야 한다"며 "전문가에게 필요한 소양을 갖추고 평가 기준과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물론 중립성과 윤리성 또한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가격 상승기에 감정평가사는 짠돌이 내지 무척 힘이 센 직업으로 인식되지만 반대로 경기침체가 오면 상승 가격에 대한 1차 책임이 평가사의 도덕적 해이에 있는 것으로 몰아 미꾸라지 소리를 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정평가업계가 100% 깨끗하다고 볼 수 없고 일부 일탈 행위에 대해 엄벌이 필요하겠지만 감정평가의 신뢰 문제는 업무 독립성과 적정 보수, 수익 불균형 등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대 후반 세계금융위기를 불러온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금융기관의 공정성과 윤리성이 깨진 결과다. 유 대표는 일방적인 정부규제보다 규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규제 거버넌스는 정부규제, 공동규제, 자율규제로 구분되는데, 징계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공동규제와 한국감정평가사협회의 심사·윤리위원회 활동을 강화하는 자율규제를 통해 규제 실효성과 감정평가의 적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국민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감정평가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선 적정 보수 지급 여부가 필연 과제로 지목됐다. 유 대표는 "전문 자격사여서 고수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감정평가사는 지난 10년 동안 공인중개사보다 낮은 기본수수료 20만원이 고정돼 있다"며 "소액 물건의 감정평가는 사무실 유지비, 출장비, 조사 실비 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빠른 수수료 정상화 이룰 것"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분석학회에 감정평가 연구용역을 의뢰해 기본수수료 현실화의 필요성과 결론을 도출했음에도 실제 이행까지 이뤄내진 못했다. 국토부의 감정평가 보수기준에 따라 계약 당사자가 20% 이내 상·하향 조정을 협의할 수 있지만 이는 계약상 갑인 의뢰인에 먹잇감으로 이용되는 실정이다. 업계 자체 조사 결과 실제 보수는 -20%에 수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평가 분야에서 은행은 감정평가를 용역서비스로 인식하고 사용함에 따라 업무 수준과 정보의 양 등을 요구할 수 있지만 이에 비례하는 보수도 지급해야 한다고 유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금융권이 자체평가를 확대해 수수료가 많은 물건을 자체처리하고 자체처리가 어려운 물건 등만 외부기관에 의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반칙이며 갑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담보평가는 금융기관에 안전성을, 채무자에게 정당한 자산가치를 이용한 자금조달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확하고 공정한 외부 전문가의 담보평가가 경제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 정부의 공약이자 부동산 불균형 문제에 직면한 주택공급정책에 대해 유 대표는 공급이 가격 안정화를 이룰 수 있는 해결법은 아니라는 관점을 보였다. 그는 "주택공급정책은 가격 안정과 주거복지, 인구 이동, 경제 활성화, 지역균형발전 등 모든 부분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면서 "단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도시를 조성하고 공급을 늘릴 경우 가격 폭등과 폭락을 경유하는데 어떻게 주거 문제를 시장에만 맡길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상생으로 이익 양극화 문제 해결할 것"


미래새한감정평가법인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Make a batter Soceity with MS)는 비전 아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유 대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는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작게는 해당 업계에, 크게는 사회 전체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정평가업계만의 문제를 보면 규모별로 수익 차이가 클 수밖에 없는데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밥그릇 자체가 깨질 수 있다"면서 "기부 등 직접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기금을 조성해 공동의 성과를 만들고 구성원이 함께 사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부동산 시세 지수를 개발해 평가 업무에 활용하는 방안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감정평가업은 과거에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의 공공기관 지위를 이용한 일감 경쟁과 차별 정책으로 소모적인 논쟁을 지속했고 현재는 업무 조정이 이뤄졌다. 다만 부동산 조사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이 단독주택 공시가격 평가와 타당성조사 등 관련 업무를 유지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게 유 대표의 지적이다.

유 대표는 "감정평가사 포화와 산업 성장 정체, AI 시대의 도래로 프롭테크 창업에 도전하는 평가사들도 늘고 있어 일감을 빼앗긴다는 생각보다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엔 딥러닝(Deep Learning) 분야의 박사 학위를 받은 평가사가 투자를 유치해 회사를 창업한 사례가 업계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감정평가사들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려는 노력과 이를 지원하는 감정평가사협회의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쟁하거나 나누지 않고 새로운 밥그릇을 창출해내겠다는 것이 유 대표가 그리는 감정평가산업의 미래다. 유 대표는 "단기 성과주의에 매몰 되지 않고 소수가 약간의 손해를 참더라도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프로필] 유윤상 미래새한감정평가법인 대표 감정평가사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졸업 ▲서울시립대 대학원 도시행정학과 졸업(행정학 박사) ▲한국감정평가사협회 기획이사 ▲한국감정평가사협회 경기북부지회장 ▲한국감정평가사협회 부동산이사 ▲한국감정평가사협회 감정평가기준위원장 ▲미래새한감정평가법인 대표이사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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