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아내' 김영은 "우승 못 해 매일 울던 남편, 너무 멋있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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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33)이 LG 트윈스의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끌며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한 순간, 가족들과 지근거리에서 바라보던 아내 김영은씨는 눈가가 촉촉이 젖었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과 팬들의 우승에 대한 열망과 절실함이 가장 큰 힘"이라고 밝혔는데, 2009년 1차 지명을 받고 LG에 입단한 뒤 15번째 시즌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주장 오지환 역시 누구보다 우승에 목이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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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바람대로 LG 왕조가 계속 이어갔으면…"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오지환(33)이 LG 트윈스의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끌며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한 순간, 가족들과 지근거리에서 바라보던 아내 김영은씨는 눈가가 촉촉이 젖었다.
김씨는 "한국시리즈가 진행되는 동안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온 남편의 야구 인생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웃었다.
LG는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KT 위즈를 6-2로 제압,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일군 우승이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과 팬들의 우승에 대한 열망과 절실함이 가장 큰 힘"이라고 밝혔는데, 2009년 1차 지명을 받고 LG에 입단한 뒤 15번째 시즌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주장 오지환 역시 누구보다 우승에 목이 말랐다.
아내는 오지환의 그 간절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우승을 못 해서 매일 울던 남편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다고.
김씨는 "남편이 매일 울었다. 박경수 선수 등 LG를 거쳐 간 형들이 다른 팀에서 우승하는 걸 보고 오열하기도 했다"며 "남편에게도 15년이라는 긴 (무관의) 시간이 있었기에 우승이 엄청 간절했던 것 같다. 우승을 차지했으니 (기쁨의) 눈물을 펑펑 흘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승의 환희를 만끽하기 전에는 몸과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개막 직후 매서운 타격감을 뽐내던 오지환은 옆구리 근육 미세손상으로 잠시 이탈했고, 그 여파 탓인지 홈런도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개인 최다인 25개의 홈런을 때린 오지환은 20홈런-20도루까지 달성했지만, 올해는 홈런 8개에 그쳤다. 팀에 보탬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 자책하기도 했다.
김씨는 "아무래도 홈런을 많이 칠수록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인데 올해는 홈런 줄어 스스로 자책하더라"며 "남편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는) 다치는 한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는데, 그 정성이 통한 것 같다"고 전했다.
굳게 마음먹은 한국시리즈에서 오지환은 누구보다 펄펄 날았다. 추운 날씨 등의 영향으로 실책 3개를 범했으나 타율 0.316에 3홈런 8타점 6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351로 맹타를 휘둘렀다.
오지환이 바라던 대로 가을야구에서는 홈런으로 팀에 큰 도움을 줬다. 1차전을 패한 뒤 맞이한 2차전에서 6회 추격의 솔로포를 터뜨려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고, 3차전에서는 9회 짜릿한 역전 스리런 홈런을 쳐 승리를 안겼다. 이어 4차전에서도 7회 3점 아치를 그리며 사상 첫 단일 시즌 한국시리즈 3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진기록까지 세웠다.
오지환은 개인적인 활약 뿐 아니라 주장으로서 솔선수범하고 선수들을 세심하게 관리하며 팀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김씨는 "남편이 배려의 아이콘이다. 그 배려가 너무 넘쳐 가족이 힘들 때도 있다"고 웃은 뒤 "매일 아침마다 1, 2군 선수들에게 연락해 잘 지내는지 체크하는 것이 남편의 하루 일과 시작이었다. 선수들이 어떤 마음 상태인지 세심하게 잘 챙겼고, 그래서 더 선수들이 남편을 잘 따라줬던 것 같다"고 했다 .
이어 "남편이 정작 자신은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것 아닌가 걱정이 많았는데 워낙 멘털이 강해서인지 잘 극복해냈다.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팀을 신경 쓰는 일이 많아 남편과 함께하는 시간이 줄었지만 그래도 주장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우승 시상식에서 "지금이 우리의 시작점으로, 앞으로 LG 왕조를 누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옆에서 들은 김씨는 "남편이 그렇게 말했으니 LG 왕조가 1년, 2년, 3년 쭉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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