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명의 회사 내세워 담합한 변전소 시스템 사업자…과징금 2.5억원

공정위, 유성계전·다온시스에 과징금 2억5600만원·시정명령 부과
양사 대표이사 부부관계로 서로 임원 겸임…직원 1명이 양사 입찰 담당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배우자 명의 회사를 경쟁업체로 꾸며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3건 입찰에서 낙찰받은 디지털변전소 운영시스템 사업자에게 과징금 2억5600만원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주식회사 유성계전과 유한회사 다온시스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56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2019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한전이 발주한 총 14건의 디지털변전소 운영시스템 입찰에서 사전 투찰가격 등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이들 회사는 겉으로 볼 때 경쟁관계로 보였지만, 실질적으로는 하나의 명령체계로 운영되는 '사실상 하나의 사업자'였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유성계전과 다온시스의 대표이사는 부부관계로 서로 양사의 임원을 겸임했다. 유성계전의 대표는 다온시스의 실질적 대표로도 활동해 규격입찰과 가격입찰에 이르는 입찰 전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또 한 명의 직원이 2개사의 입찰 업무를 동시에 담당했고, 입찰 업무의 최종 보고 대상은 유성계전의 대표이사로 동일했다.

이외에도 이 사건 모든 입찰 건에서 입찰 참가신청 IP가 동일했고, 입찰 당시 제출한 기술규격서 내용도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2개사는 3~9개 업체가 참여한 총 14건 입찰에서 담합행위를 벌였고, 그 결과 3건 입찰에서 낙찰자로 선정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사실상 1개 사업자가 가족회사 등을 동원해 다수 사업자의 명의로 입찰에 참가하고 경쟁질서를 저해한 행위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엄정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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