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통증도 느낀다...감각신경계 모사 전자소재 개발

문세영 기자 2023. 11. 1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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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통증이 인체에 전달되지 않도록 통증 민감도를 조절할 수 있는 통각수용기형 전자소재가 개발됐다.

KAIST는 김경민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멤리스터를 사용해 통증 자극 민감도를 조절할 수 있는 '뉴로모픽 통각수용체 반도체'를 구현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를 위해 통각수용체의 신호 전달에는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과 외부 자극에 대한 임계치를 조절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 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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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김경민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왼쪽)와 김근영 석박사통합과정생(제1저자). KAIST 제공.

과도한 통증이 인체에 전달되지 않도록 통증 민감도를 조절할 수 있는 통각수용기형 전자소재가 개발됐다. 

KAIST는 김경민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멤리스터를 사용해 통증 자극 민감도를 조절할 수 있는 ‘뉴로모픽 통각수용체 반도체’를 구현했다고 15일 밝혔다. 멤리스터는 전류 흐름에 따라 저항이 변하는 전자소자를 뜻한다.

인간의 감각신경계가 하는 핵심 역할 중 하나는 유해한 자극을 감지해 위험한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다. 특히 통각수용체는 민감도의 임계치를 넘은 자극이 발생하면 통증 신호를 발생시켜 인체가 자극을 피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통각수용체의 신호 전달에는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과 외부 자극에 대한 임계치를 조절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 관여한다.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은 흥분 작용과 역균형을 이뤄 신경의 과도한 활성화를 방지하고, 다양한 외부 자극에 적절하게 반응하기 위한 핵심 역할을 한다.

감각신경계의 동작을 모사하는 전자 소자 개발 연구에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 특성은 쉽게 구현되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임계치 조절 특성은 구현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이중 전하 저장층 구조를 통해 외부에서의 자극에 대한 임계치를 조절할 수 있는 뉴로모픽 통각수용체 소자를 개발했다. 두 종류의 서로 다른 전하 저장층은 각각 전도성을 조절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의 역할과 임계치를 조절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역할을 맡아 통각수용체의 필수적인 기능인 통증 전달 특성, 통증 완화, 통증 민감화 등을 조절했다. 이는 신경계의 복잡한 기능을 단순한 구조의 전자 소자로 구현했다는 의의가 있다. 

이 소자는 온도 자극에 반응하는 온도수용체 특성도 보였다. 연구팀은 억제성 상태를 제어해 단일 소자가 고온과 저온 범위를 모두 감지할 수 있는 가변적인 온도수용체 특성을 구현했다. 이러한 통각수용체, 온도수용체 소자는 인간을 모방하는 휴머노이드 피부에 적용해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자극을 감지하는 센서로 활용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흥분성 및 억제성 신호 작용의 특성을 단일 소자에 구현해, 간단한 반도체 기술로 복잡한 생물학적 감각신경계의 특성을 모사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 ”며 “이처럼 임계치를 조절할 수 있는 특성은 감각신경계 모사뿐 아니라 임계 스위칭 특성을 활용하는 보안 소자나 차세대 컴퓨팅 소자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ˮ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드스 머티리얼즈’에 지난달 21일 온라인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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