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세에 수요감소까지… K-배터리가 흔들린다

장병철 기자 2023. 11. 1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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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요 둔화와 저가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글로벌 시장에서 'K-배터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 업체들의 글로벌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계획이 연기되거나 철회된 가운데, 북미 공장을 중심으로 감산·감원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은 시장 점유율 기준 '동률(28.1%)'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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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배터리 수요 감소 여파로
LG엔솔 감원 - SK온 생산 축소
글로벌 합작공장 건설도 ‘차질’
中 CATL, 저가 배터리 앞세워
LG엔솔과 글로벌 점유율 동률
韓기업도 중저가 제품 확장나서

전기차 수요 둔화와 저가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글로벌 시장에서 ‘K-배터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 업체들의 글로벌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계획이 연기되거나 철회된 가운데, 북미 공장을 중심으로 감산·감원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업체에 시장 점유율을 내줌에 따라 K-배터리의 위기가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배터리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의 생산 직원 약 17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이는 전체 생산 인력(약 1300명)의 10%가 넘는 규모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배터리 공장의 생산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물론, 일부 직원에 대해 무급 휴직을 하기로 했다. SK온의 현지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측은 “전기차 업계가 숨 고르기에 들어감에 따라,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자는 차원에서 생산라인 가동 일정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는 튀르키예 기업과 손잡고 현지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양 사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2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지을 예정이었다. SK온은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포드와 추진 중인 미국 켄터키 2공장의 가동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얼어붙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이 저가 배터리를 앞세워 비(非)중국 시장에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면서 국내 업체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은 시장 점유율 기준 ‘동률(28.1%)’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29.2%)과 CATL(21.2%)의 점유율이 8%포인트 차이가 났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새 점유율을 모두 따라잡힌 셈이다. 같은 기간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합산 점유율도 5.8%포인트 하락한 48.3%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경우 지금 주춤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중국 업체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비롯해 중저가 부문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등 대응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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