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곧 떠날 ‘삿갓’ 닮은 이 망원경 정체는?

이정호 기자 2023. 11. 1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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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2025년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 발사
적외선 감지 특화…원뿔 형태 방열판 장착
4억5000만개 은하 담은 ‘우주 지도’ 제작
2025년 지구에서 발사될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 단면도. 3중으로 구성된 삿갓 모양의 알루미늄 재질 방열판이 태양과 지구, 자체 전자장비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막아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열을 막기 위해 삿갓 모양의 금속 재질 방어막을 붙인 독특한 우주망원경이 2025년 발사된다. 망원경의 임무는 하늘 전체에 떠 있는 은하와 별의 분포를 샅샅이 관측해 ‘우주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동체 모습과 임무 모두 전례가 없던 것이어서 이 망원경에 우주과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 등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새로운 천문 관측장비인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 조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에서 조립 중인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 높이 2.6m, 폭 3.2m로, 소형 승용차와 비슷한 덩치다. NASA 제공

2025년 4월 발사돼 지구를 공전할 예정인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은 높이 2.6m, 폭 3.2m로, 소형 승용차와 비슷한 덩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동체 모양새다. 삿갓을 닮은 원뿔 형태다. 이 구조물의 정체는 열, 즉 적외선을 막는 방열판이다. 방열판을 장착한 이유는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의 작동 원리와 관계가 깊다.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은 은하와 별에서 날아드는 빛 가운데에서도 적외선을 감지한다. 내부에 장착된 거울 3개로 빛을 최대한 모은 뒤 6개 탐지 장비로 적외선만 골라낸다.

적외선을 감지하면 이점이 많다. 먼 우주에서 날아드는 빛일수록 파장이 긴 적외선으로 변하기 때문에 장거리 관측을 할 수 있다. 투시경처럼 쓸 수 있어 우주 먼지 뒤편의 은하나 별도 포착할 수 있다.

그런데 적외선은 태양과 지구는 물론, 망원경 자체에 탑재한 전자장비에서도 뿜어져 나온다. 이를 방치하면 은하나 별에서 나오는 적외선, 즉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이 진짜 관측하려는 대상과 뒤섞이게 된다. 이 때문에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 입장에서는 ‘잡음’을 막기 위해 방열판을 단 것이다. 방열판은 알루미늄 재질이며, 3중으로 구성돼 있다.

NASA는 공식 자료를 통해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 온도는 영하 210도로 유지돼야 한다”며 “온도가 달라지면 탐지 장비가 관측 결과를 잘못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의 또 다른 특징은 임무다. 2025년 발사된 이후 2년간 임무를 수행하며 총 4번에 걸쳐 하늘 전 영역을 스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총 4억5000만개의 은하가 그려진 ‘우주 지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발사된 우주망원경은 소수의 특정 천체를 겨냥해 자세한 관측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반면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은 각 은하들이 어디에 있고, 어떤 물리적 특징을 지니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기존 망원경이 나무를 봤다면,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은 숲을 보는 셈이다.

앞으로 우주과학계는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 관측 결과 가운데 특징이 두드러진 은하나 별을 선별해 집중 관찰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주 관측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NASA는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은 물과 생명체에 필요한 주요 성분이 어디에서 왔는지 등을 탐구할 것”이라며 “가스와 먼지로 구성된 성간 구름에서 얼음 양을 측정하는 활동 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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