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첫 외부 준법감시기구 본격 가동...1기 위원 명단 공개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2023. 11. 1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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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위원장 포함 7인 위원
법률·학계 등 전문가 모여
카카오 내부 정밀 진단 예고
“매출보다 준법과 윤리경영
사회적 가치 창출 적극 유도”
카카오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첫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 1기 위원 명단이 공개됐다. 지난달 30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공개 발언에 나서며 카카오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를 해소하고자 외부 통제까지 받아들이겠다고 한 지 불과 보름여 만이다.

카카오는 이 감시 시스템을 주도적으로 운영해 나갈 위원장으로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촉한 것도 단 5일 만에 진행하는 등 경영 쇄신에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카카오는 15일 준법과 신뢰 위원회 1기 위원으로 김소영 위원장을 포함한 7인 위원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여기엔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 소장 (프리챌 공동창업자),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한국은행법학회장,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벤처창업학회장), 이영주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장(전 사법연수원 부원장), 이지운 서울신문 전략기획실장(전 편집국장)이 외부 위원으로 포함됐다. 카카오 사내위원으로는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 측은 “위원회는 법률, 학계, 산업 등 사회 목소리 대변하는 전문 인사 통해 객관성 확보했다”며 “(그동안) 김 위원장은 위원 구성에 대한 전권을 일임 받아, 직접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로 위원을 선임했다”고 전했다.

특히 객관성 확보를 위해 외부 위원은 카카오와 직접적 관련이 없으면서도 벤처 IT(정보기술) 업계 전반에 관심을 가져온 인사들로 발탁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카카오 첫 외부 감시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소영 전 대법관
이날 카카오에 따르면 우선 산업계를 대표하는 위원으로 선정된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 대표는 인터넷 벤처 기업인 프리챌을 공동 창업한 인물로, 벤처 업계에 대한 이해가 깊다.

또한 동화자연마루, 에스엘미러텍, 디와이 등 중소·중견 기업의 대표를 맡아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주도했고, 현재 착한경영연구소에서 다수의 기업과 비영리 조직들 대상으로 조직 진단, 변화관리 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경험을 살려 카카오가 나아 갈 방향에 대해서도 가치 있는 조언을 해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선정됐다.

안 위원은 한국은행법학회장과 한국경제법학회장으로 활동하며 금융·기업·상사 영역에서 높은 전문성을 인정받은 유능한 법학자라고 카카오는 소개했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각종 자문위원과 심의위원을 역임해 금융업계 실무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고, 카카오 공동체의 여러 금융 기업들에 대한 준법경영 조언을 할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또 유병준 위원에 대해 “한국벤처창업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벤처경영과 혁신투자 영역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 받아온 정보시스템 학자이고, 홍콩 과학기술대 교수도 역임해 국제 감각이 뛰어난 인사로 관련 분야에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카카오가 초창기의 빠른 혁신과 젊은 도전 정신을 되찾아 사회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도록 조언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법률·시민사회 분야에서 선정된 이영주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장은 서울대 법학과와 동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춘천지방검찰청 검사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역임해 ‘여성 2호 검사장’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검찰에서 퇴직한 후에는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인권상담소장직을 수행했으며, 당시 여러 인권 문제들을 처리해 사회적 소수자·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사로 평가 받은 바 있다고 카카오는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영주 위원은 검찰 출신 법률전문가로서의 준법정신은 물론, 인권의식과 약자보호의 가치를 카카오에 이식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회 여러 분야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언론 분야에선 이지운 서울신문 전략기획실장이 선정됐다.

한편 사내위원은 카카오의 컨트롤타워 겪인 CA협의체의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이 맡는다. 김정호 위원은 네이버를 공동 창업했으며, 네이버와 한게임의 합병을 이끌어내는 등 벤처와 IT업계에 대한 많은 경험과 깊은 통찰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카카오 측 설명이다.

특히 그는 지난 2012년부터는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를 설립해 발달장애인의 성장과 고용을 돕고 있으며, 최근에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설립한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의 이사장을 맡는 등 사회적 책임과 공헌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지난 9월부터는 카카오 공동체의 인사, 감사, 경영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경영지원 총괄 역할을 맡고 있다. 앞으로 그는 사내위원으로서 카카오와 위원회 사이 가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트레이드 마크’처럼 길렀던 수염을 17년 만에 밀고 지난 13일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경기 성남 분당구 카카오모빌리티 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는 모습. <사진=문화일보>
한편 위원회는 향후 카카오와 독립된 외부 조직으로 설립되며, 관계사의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 체계를 일신할 수 있는 강력한 집행기구 역할을 하게 된다.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 등이 확인된 경우 △관계사에 대한 내부조사 요구권 △위원회의 직접 조사 실시권 △핵심 의사 결정 조직에 대한 긴급 중단 요구권 등 실효적이고 직접적인 제재 권한까지 갖는다.

위원회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관계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각사의 이사회 결의를 거친 후 위원회 활동을 시작한다. 우선 규제기관과 언론에서 제기되는 여러 혐의들을 면밀히 검토해 재발방지 대책과 피해자 등 보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보다 근본적으로 카카오 관계사의 비즈니스를 분석해 서비스 이용자와 이해관계자 등과의 관계에서 문제될 수 있는 준법·신뢰 리스크를 검토하고, 이를 줄이고 상생하기 위한 준법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위원들만이 아니라 위원회의 정책의지를 집행할 수 있는 실무기구로 사무국을 설립하고, 각 관계사의 법무·준법·감사 조직과의 긴밀한 소통을 진행해 준법문화와 신뢰경영원칙이 회사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별도의 웹사이트 등을 오픈해 활동 내역을 지속적으로 공개하며 실체적 진실에 기초해 투명성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김소영 위원장은 “숫자로 드러나는 매출 등 경영지표보다, 준법과 상생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윤리경영의 성과가 카카오 공동체의 경영 기본 원칙으로 작동할 수 있게 제안 할 계획”이라며 “국민 실생활 다방면에 녹아 든 카카오 공동체가 다시 국민의 신뢰와 인정을 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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