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서비스는 기본...단골보다 커뮤니티 공간 키워야” [2024 컨슈머포럼]
인스타·블로그 개인파워 갈수록 커져
러닝크루·전통주 모임·직원 운동회
직원과 피드백 주고받으며 지속 소통
“외식업은 과거의 단골 개념을 ‘커뮤니티’로 재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커뮤니티 속에 비즈니스 모델이 있기 때문이죠. 쌀국숫집에서 ‘전통주 모임’을, 버거집에서 ‘러닝크루(달리기 모임)’를 만든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박재현 로프컴퍼니 대표는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헤럴드경제 2024 컨슈머포럼’에서 ‘용산을 사로잡은 법: F&C의 시대’라는 주제로 청중을 만났다. 박 대표는 1989년생으로 6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유튜브 채널 ‘캠핑맨’의 크리에이터이자 오너셰프, 또 60명이 넘는 직원을 이끄는 청년 사업가다. 현재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을 중심으로 3개의 외식업 브랜드와 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포럼 첫 번째 연사로 무대에 오른 박 대표는 외식 업계의 생존법으로 ‘커뮤니티’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그는 “이제 외식업 현장에서는 맛과 서비스가 기본이 돼버렸다”며 “고객이 그 매장을 재방문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정체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강연에서 식음료업계를 의미하는 F&B(Food and Beverage) 대신 F&C(Food and Community)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F&C는 우리 브랜드만의 특별한 맛, 공간, 가치, 소통을 기본으로 한 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브랜드를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개인의 파워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는 불특정 소비자가 아니라 목적과 구성원이 분명한 커뮤니티가 더 중요해진다. 소비자들은 그 커뮤니티 안에서 돈을 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미국의 샐러드 브랜드인 스윗그린을 커뮤니티 기반 외식업 사례로 들었다. 그는 “스윗그린은 ‘음악’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를 만든 뒤 샐러드 브랜드를 키워냈다”며 “어느 한도만큼 소비하면 콘서트 티켓을 제공하는 방식 등으로 자신들의 팬을 만들고 스윗그린을 선택해야 할 이유를 만든 셈”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의 매장 역시 커뮤니티 공간으로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쌀국숫집 미미옥은 MZ세대가 참여하는 전통주 커뮤니티를, 햄버거 브랜드인 버거보이는 주말 아침 버거집 앞에서 만나 달리기 행사를 운영한다. 또 이탈리안 양식 레스토랑인 쇼니노는 단골 고객을 대상으로 ‘VIP 커뮤니티’를 만들어 각종 행사에 초청한다.
그는 커뮤니티 기반의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현재 F&B업계에서 기존과는 다른 조직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이 모이는 매장은 우선 ‘직원이 오래 일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실제 2020년 창립된 로프컴퍼니의 직원은 현재 60명이 넘는다. 근속 기간은 2년 정도다. 짧아 보일 수도 있지만, 통계청에 따른 청년층(15~29세)의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인 18.8개월을 고려하면 길다. ‘당일 퇴사’가 낯설지 않은 F&B 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로 평가받는다.
박 대표는 “직원들이 회사에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순한 면담이 아니라 ‘월간 컨디션 체크’ 등으로 체계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직원들과 소통한다”고 했다.
로프컴퍼니의 ‘월간 컨디션 체크’ 항목에는 ‘나의 장점은 무엇이고 나는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지 알려달라’, ‘회사에서 조금 더 신경을 써 주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들이 포함된다.
박 대표는 “직원 간 커뮤니티 형성도 중요하다고 판단해 전 매장을 하루 닫고 최근 운동회를 열기도 했다”며 “오후 1시 전에 끝나는 행사로 당일 매출을 포기하고 (운동회를 진행하기 위한)대행사를 활용해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고 말했다.
로프컴퍼니는 주방과 홀 근무자 등 모든 정직원에게 사원증을 제공하는 회사로도 알려져 있다. 식당이 아닌 회사에 다닌다는 소속감을 주기 위해서다. 사원증으로는 제휴업체 할인이 가능하다. 직원들에게는 근속연수에 따라 교통비와 통신비도 지원된다.
박 대표는 이날 로프컴퍼니가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저희는 매장을 운영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파는 것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하려고 한다”며 “손님이 식당에 와서 기분 좋게 나가고 좋은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하는 행복한 순간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경험이 좋은 추억을 가진 사람들을 모으고, 작지만 단단한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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