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끼운 엉터리 정화 시스템 만들어 100억대 챙긴 업체 대표 구속

완전 기술 없이 업체 3곳과 납품 계약해 116억 원 상당 이득 챙겨
중국산 필터 사용하고, 자체 테스트서도 결함 부품 넣기도

KakaoTalk_20231115_110511829 국내 한 기업이 선박의 도장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이승륜 기자

중국산 필터로 만들어 결함이 있는 공기 정화 장치를 자체 개발한 기기인 것처럼 속여 팔아 100억 원이 넘는 부당 이익을 챙긴 일당이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송영인)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공기 정화기 제작 업체 대표 A 씨를 구속하고 직원 3명을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조선소에서 도장 작업 중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을 흡착해 정화하는 시스템을 제작·납품하는 업체를 운영하면서 완성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속여 3개 회사와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이들은 각 업체로부터 24억, 18억, 74억 원씩 116억 원 상당의 거래 대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 씨의 회사는 피해자들과 계약 체결 당시 안정된 성능의 필터를 제작할 기술이 없었다. 또 이 업체가 자체 제작한 오염물질 분해 전자빔도 매우 적은 양의 물질만 처리할 수 있는 연구 단계의 상품이었다. 빔을 회사 내부에서 테스트할 때도 대기환경보전법에서 요구하는 배출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했는데, 이 사실을 숨긴 채 피해자들과 계약을 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A 씨 일당은 또 범행을 숨기기 위해 피해자들 모르게 처리장치에 활성탄이나 오염물질 배출 배관을 넣고 중국산 필터를 설치했다고 수사 과정에서 실토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런데도 A 씨 일당은 자체 제작한 오염물 처리 필터를 전자빔을 제품에 사용한다고 홍보했다"며 "국민의 생활권을 침해하는 범행으로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