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천천히 해야 하나” 피치클락은 OK…KIA 21세 업템포 우완의 고민은 바로 ‘이것’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더 천천히 해야 하나.”
KIA 타이거즈 우완 황동하(21)는 2024시즌부터 KBO리그에 전면 도입되는 피치클락 적응에는 자신 있다. KBO리그 피치클락 세부규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일단 현재 10개 구단 마무리캠프에선 메이저리그 규정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
투수들의 불펜피칭장에 일제히 피치클락 기계가 들어섰다. 유주자시 20초, 무주자시 15초 이내에 투구해야 한다. 위반하면 곧바로 볼이다. 물론 타자도 피치클락이 끝나기 8초전, 포수는 9초전까지 각각 타석과 홈플레이트 뒤에 정위치해야 하지만, 크게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는 아니다.
투수들은 피치클락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투구준비시간이 길면 줄이면서 투구밸런스까지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뒤따른다. KIA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지난 14일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정재훈, 이동걸 코치 역시 이 부분을 감안해 투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한 투수가 호흡이 가빠지면서 투구의 안정감이 떨어지자 피치클락을 신경 쓰기 전에 자신의 투구밸런스와 해야 할 것들부터 챙기라는 정재훈 투수코치의 조언도 있었다. 그리고 황동하에겐 그와 별개로 또 다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황동하가 피치클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건 본래 투구템포가 상당히 빠르기 때문이다. 올 시즌에도 특유의 업템포에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오는 타이밍부터 잡지 못해 허둥대는 모습이 나왔다. 황동하 역시 갸티비에 웃으며 “시간 보고 하니까, 더 천천히 해야 하나?”라고 했다.
그러나 황동하는 올 시즌 13경기서 3패 평균자책점 6.61을 기록한 투수다. 당연히 고민이 있다. 투구동작 이후 피니시 과정에서 자세가 흐트러져 제구가 흔들리는 약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갸티비에 “피칭은 항상 만족 못 한다. 브레이크가 돼야 하는데(세트포지션에선 있어야 한다) 안 되고 던지니까 선을 그어놓고, 오른발이 안 넘어가게 하면서 던진다. 브레이크를 하고 던지니 제구가 잡히고 공도 채는 느낌이 있어서 괜찮았다”라고 했다.
이어 직접 동작을 취하면서 공의 탄착군이 확연히 좁아졌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상식적으로 공을 던진 뒤 일정한 지점으로 착지하고, 끝까지 공을 주시한 채 몸이 흔들리지 않아야 공이 원하는 곳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게 말과 달리 쉬운 일은 아니다. 정재훈, 이동걸 코치가 황동하에게 세심하게 코칭했다.
갸티비에 정재훈 코치가 황동하에게 건넨 얘기가 공개됐다. 정재훈 코치는 “라인을 긋고 그 안에서 팔 스윙 스피드가 똑같이 나오게 해야 한다. 그래야 타자가 속는다. 공을 10개 던지면 변화구 제구가 완벽할 수 없다. 그 와중에 팔스윙이 빠르면 타자가 직구 타이밍에 나오다 제대로 못 잡아서 못 친다. 직구를 빵 때려놓고 변화구를 스윽 던지면 타자들이 직구 타이밍에 나오다가도 멈춘다. 방망이를 돌게 해야 하는데, 몸이 느리면 타자들도 느려진다. 캐치볼 할 때부터 라인을 긋고 연습해야 한다”라고 했다.
일정한 자세, 일정한 팔스윙의 중요성을 얘기한 것이다. 황동하는 올 시즌 막판 대체 선발로 수 차례 기회를 얻었지만, 일단 레귤러 5선발에 도전하기엔 부족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KIA가 우완선발감으로 꾸준히 육성하고 관리해야 할 자원인 건 사실이다. 황동하의 발전이 곧 KIA 마운드의 뎁스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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