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케이앤디, ESG 엔진 장착…'비건 레더'로 성장 가속화

김경택 기자 2023. 11. 1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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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패션 브랜드와의 신뢰 관계 바탕
비건 레더 개발·납품 파트너십 조율 중
친환경 섬유 사업 내년 본격적인 실적 예상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합성피혁 제조사 디케이앤디가 친환경 시장 공략을 통한 성장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디케이앤디는 합성피혁, 부직포, 스포츠용 모자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발망, 발렌티노, 몽클레어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사에 우수한 품질의 소재와 제품을 납품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으며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친환경 비건 레더에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건 레더는 동물을 희생시켜 만드는 천연 가죽 대신 식물을 재료로 만드는 친환경 인조 가죽을 말한다. 디케이앤디는 그간 구축해 온 고객과의 탄탄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다수의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비건 레더 개발·납품 파트너십을 조율하고 있다.

친환경 시장은 지속 성장세…비건 레더 주목

친환경 섬유 시장 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섬유 시장 규모는 1조747억달러(약 1405조원)이며 이 중 친환경 섬유의 비율은 5.4%에 달한다. 친환경 섬유 비중은 2030년 7.2%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환경 보호와 동물 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커지면서 비건 레더 부문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밴티지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비건 레더 시장은 지난해 6150만 달러(약 809억원)에서 연평균 9.5%씩 성장해 2030년에는 1억600만 달러(약 1394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비건 레더의 잠재성은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패션 영역뿐만 아니라 자동차 업계도 주목하는 소재다. 앞서 벤틀리는 100주년 기념 모델의 시트에 포도 껍질과 줄기로 만든 비건 레더를 사용했고, 폭스바겐은 사과 껍질을 이용한 비건 레더로 차량 시트를 제작했다. BMW, 아우디 같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도 비건 레더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비싸도 친환경 제품이라면 산다"…소비자 인식 변화

친환경을 중요한 가치로 인정하는 변화는 소비 문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소비로 나타내는 '가치소비'와 자신의 신념을 소비에 반영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전국 20~60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0.7%가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고, 이들 가운데 95.3%는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대답했다.

유행에 민감한 패션 업계도 발빠르게 친환경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유명 명품 브랜드도 환경 보호, 동물 복지를 내세우며 동물 가죽을 대신할 친환경 소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에르메스는 버섯 균사체에서 실을 추출해 만든 비건 가방을 출시했고, 루이비통은 제품의 90%가 재활용·바이오 소재로 제작된 스니커즈를 내놨다. 명품 브랜드들의 친환경 제품 출시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주요 국제기구, EU(유럽연합)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ESG 제도화, 규제 강화에 대한 움직임이 가속화되며 ESG 경영이 중요시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애플, BMW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ESG 경영 수준이 미흡한 협력사와 거래를 중단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수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모의 진단 평가와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ESG 경영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ESG 경영지원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ESG 경영 부담 완화와 지원 정책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디케이앤디, 친환경 소재 연구 개발 본격화

디케이앤디는 글로벌 친환경 기조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친환경 섬유 소재 연구·개발에 매진하며 친환경 섬유 사업을 꾸준히 준비해왔다. 유럽 친환경 섬유품질인증에서 1등급 친환경 국제 인증을 획득했고, 글로벌 신발용 합성피혁 시장 업계 1위 제조사인 대만 삼방화학과 친환경 부직포 개발 협약을 체결해 친환경 부직포 시장 내 입지도 굳혔다.

올해 8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2023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 중 하나인 식물성 섬유와 바이오 인조피혁 개발 과제의 주관 연구 개발 기관으로 선정돼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세포배양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배양 가죽 제품 개발을 목표로 세포배양 기술 기업 셀미트와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디케이앤디는 향후에도 지속적이고 다각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친환경 섬유 소재 개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디케이앤디는 올해 1분기에 매출액 248억원, 영업이익 23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분기에는 주요 소비 국가인 유럽과 미국의 의류 소비 시장의 불황으로 수익이 급감하면서 매출액 189억원, 영업이익 3억원으로 감소했다. 3분기 매출액은 214억원, 영업이익은 23억원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뚜렷한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앞서 대신증권은 디케이앤디에 대해 "내년의 경우 디케이앤디가 준비하고 있는 비건 레더 부문의 본격적인 매출 발생, 경기 개선에 따른 실적 개선과 영업이익률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한국IR협의회 역시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협의회는 "디케이앤디는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개발해온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합성가죽에 쓰이는 폴리우레탄 등 화학물질을 식물성으로 바꾸는 연구를 진행 중이고, 비건 레더 부문에서도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또 "최근 몇 년 동안 진행 중인 친환경 소재 개발 및 제품화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준다면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케이앤디 관계자는 "글로벌 합성피혁과 부직포 시장에서 인정받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비건 레더를 생산할 계획"이라며 "내년도 샘플 매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친환경 섬유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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