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값 못한다고 지적→갑자기 김민재 걱정...달라진 현지 여론, 뮌헨 단장도 혹사 인정

김대식 기자 2023. 11. 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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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김민재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던 독일 현지에서도 이제는 김민재를 안쓰러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일 '스포르트1'은 14일(한국시간)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너무 혹사되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매체가 분석한 바에 빠르면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 11경기에서 959분을 뛰었다. 전체 출전 시간 중 97%를 뛴 셈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4경기 역시 모두 선발로 나와 풀타임 경기를 뛰었다. 김민재가 확실하게 쉰 경기는 3부리그 상대였던 프로이센 뮌스터와의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컵 1라운드가 유일했다.

매체는 "새롭게 영입한 선수에 대해 많은 것을 기대하지만 A매치 기간 동안에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까?"라면서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가 3명만으로 구성된 얇은 스쿼드에서 지속적으로 출전하는 유일한 선수다. 마타이스 데 리흐트는 우측 무릎 관절 내측 인대 부분 파열로 인해서 여전히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다요 우파메카노는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했다"고 덧붙였다.

김민재의 혹사가 계속되는 이유는 뮌헨 수뇌부와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의 오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뮌헨은 1시즌에 트로피를 하나만 노리는 팀이 아니다. 매 시즌을 분데스리가, DFB 포칼컵 그리고 UCL까지 획득하는 트레블을 향해 나아간다.

컵대회를 포함해 빡빡한 시즌을 운영하려면 센터백 자원이 4명 정도는 1군에 갖춰져야 한다. 그래야 징계나 부상으로 인해서 결장자가 발생해도 그 공백을 걱정없이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 뮌헨은 뤼카 에르난데스와 벵자맹 파바르를 각각 파리 생제르맹과 인터밀란으로 떠나보냈다. 센터백도 가능했던 두 선수를 이적시키면서 데려온 선수는 김민재 1명이 유일했다. 2023-24시즌을 김민재, 데 리흐트, 우파메카노로 운영하려고 했던 것이다. 타렉 부흐만이라는 유망주도 있었지만 부흐만은 1군 전력감의 선수는 아니다.

김민재, 데 리흐트, 우파메카노라면 누가 나서든 세계 최고 수준의 센터백 듀오지만 결국 부상 문제가 뮌헨의 발목을 잡고 있다. 데 리흐트는 지난 시즌 부상 여파로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던 도중, 부상을 당해서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계속해서 뛰다가 우파메카노도 연이은 출장에 고장이 나기 시작했다. 최근에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여전히 부상 우려가 짙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항상 뛰고 있다. 왜냐하면 그는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김민재가 결장한 유일한 경기는 프로이센 뮌스터와의 DFB컵 1라운드였다. 그 이후 그의 넓은 어깨에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느끼는 많은 짐이 놓여 있다"면서 걱정했다.

김민재가 지쳤다는 증거는 경기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김민재는 DFB 포칼컵 2라운드(32강)에서 자르브뤼켄(3부리그)과의 맞대결에서 빌드업 과정에서 실점에 빌미를 제공했다. 당시 독일 'SPOX'는 "김민재는 뮌헨의 컵대회 탈락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크레치히에게 어설픈 패스를 하면서 실점을 내줬다"라고 지적했다.

당시 투헬 감독은 "압박을 받고 있던 크레치히에게 패스하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크레치히는 압박을 당했고 김민재는 50대 50의 확률인 경합을 했다. 이런 장면은 여전히 우리 팀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불필요한 시점에도 위험을 감수한다"면서 김민재의 실수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 또한 시즌 도중 "이번 여름 5000만 유로(약 709억 원)에 나폴리에서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뮌헨과 분데스리가 적응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김민재는 경기장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적이 없다"며 지적한 바 있다. 

김민재를 계속해서 출장시키는 상황 속에서 좋은 비판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지난 9일에 진행된 갈라타사라이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4차전에서도 후반 중반이 넘어서자 김민재는 무언가 불편해보였다.

실점 장면에서도 김민재가 지쳤다는 게 명백하게 드러났다. 평소 같았으면 상대 공격수와 경합할 때 최대속도를 내면서 따라붙는 김민재지만 세드릭 바캄부를 따라가는 걸 버거워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김민재답지 않은 수비였다. 평소같았으면 나오지 않았을 실수들이 연달아 나오는 것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결국 경기장 안에서 집중력은 흐려진다. 11일에 진행된 하이덴하임과의 경기에서도 김민재는 비슷한 패스 미스 실수가 나왔다. 2-1로 앞서던 후반 25분 김민재는 다소 무리하게 중앙으로 패스를 연결했다. 가로채기 당한 김민재의 패스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경기 후 독일 'TZ'는 "특이한 포메이션 속 김민재는 게임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았다. 조슈아 키미히를 대체한 것이다.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자르브뤼켄전과 마찬가지로 패스 실수를 범하면서 2-2가 됐고 비판을 받았다"면서 평점 4점을 줬다. '스포르트1' 역시 "이 실수는 운터하힝에서 AS모나코를 상대로 김민재가 골을 내준 것과 비슷하게 잘못된 패스를 연상시켰다"며 걱정했다.

지금까지 뮌헨이 진행한 21경기 가운데 선발 출전이 20경기다. 기계가 아닌 사람이기에 체력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는 일정이었다. 우파메카노와 데 리흐트가 김민재를 도와주지 못하면서 김민재의 부담감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악순환이다.

일단 투헬 감독은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처럼 많이 뛴 선수들이 있다. 이들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선수들과 체력 상태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는 뮌헨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크리스포트 프로인트 뮌헨 디렉터는 "김민재는 국가대표팀을 포함해 몇 달째 매 경기 90분씩 뛰고 있다. 그는 조금 피곤해서 한계에 도달했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람으로서는 당연하다"며 김민재의 실수가 체력적인 저하에서 나오는 문제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당장은 해결책이 없다. 우파메카노는 풀타임을 뛰었다가는 부상이 재발할 수 있는 상황이고, 데 리흐트는 빨라야 12월 중순에 돌아온다. 부흐만은 부상 재발로 수술대에 올라 2023년 복귀는 어렵다.

'스포르트1' 역시 "뮌헨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 역시 위험하다. 문제는 부족한 지원 상황과 지속적으로 빡빡한 일정 속에서 대안이 무엇인가이다. 어떤 시점에서는 괴물조차도 지치게 된다. 뮌헨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휴식을 제공할 적절한 시기가 언제인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당장 김민재는 쉴 수 없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김민재는 출전에 대한 의지를 불태울 가능성이 높다. 11일 독일에서 경기하고, 16일에는 한국, 21일에는 중국에서 뛰어야 하는 강행군이다. 다시 독일로 돌아가서는 25일에 퀼른과의 분데스리가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비행기 일정만 더해도 20,000km에 육박한다.

김민재의 혹사가 계속되자 뮌헨에서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센터백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독일 'TZ'에서 뮌헨 전담 기자로 활동하는 필립 케슬러는 개인 SNS를 통해 "뮌헨은 레알 소시에다드의 마르틴 수비멘디를 수비형 미드필더 영입 후보 명단에 포함시켰다. 내부적으로 수비멘디는 지능적으로 볼을 소유할 수 있는 선수이자 플레이메이킹 능력이 있는 선수로 간주된다. 하지만 이번 겨울 이적시장의 우선순위는 새로운 중앙 수비수다"라고 전했다.

프로인트 디렉터 역시 "상황은 복잡하다. 일단 우리는 중앙 수비수, 우측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를 찾고 있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과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누사이르 마즈라위, 김민재, 에릭 막심 추포-모팅을 그리워할 것"이라며 센터백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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