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임시예산안 처리…셧다운 모면할 듯

김유진 기자 2023. 11. 1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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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스라엘 지지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내년 1~2월까지 사용할 추가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위기는 일단 피하게 됐다.

미 하원은 14일(현지시간) 열린 본회의에서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주도한 임시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36표, 반대 95표로 가결했다. 존슨 의장의 임시예산안은 정부 부처별로 예산 소진 시기를 다르게 한 것이 특징이다.

보훈·교통·농업·주택·에너지 등 관련 부처는 내년 1월 19일까지 필요한 예산을 책정하고, 국방부와 국무부 등은 2월 2일까지의 예산을 담은 ‘2단계 예산안’이다

당초 공화당 강경파가 임시예산안에 대규모 지출 삭감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하원 통과가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존슨 의장은 강경파의 입김이 센 운영위원회를 건너뛰고 곧바로 본회의에 상정했다. 예산안 가결 요건이 과반에서 3분의2 찬성으로 강화되는 것을 감수하고, 민주당의 협조를 끌어내겠다는 계산이었다.

민주당은 백악관의 반대에도 임시예산안을 지지하기로 결정했고, 이날 표결에서 의원 2명만 반대표를 던졌다. 백악관은 존슨 의장의 임시예산안이 연방정부 혼란을 더 키울 수 있다며 반대를 표명한 상태였다. 공화당의 반대표는 93표로 민주당보다 훨씬 더 많았다.

임시예산안의 하원 통과로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원 양당 지도부는 이미 임시예산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예산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공포되어 효력을 갖게 된다.

예산안이 발효되면 당장 급한 불은 끄겠지만, 정부 셧다운 우려는 이번 예산안이 종료되는 내년 초에 재현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존슨 의장은 공화당 중도파와 강경파의 분란 때문에 예산안을 자력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민주당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존슨 의장은 앞서 공화당 의원들에게 예산안 처리를 설득하면서 “우리는 항복하는 게 아니다. 이길 수 있는 싸움을 골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예산안 처리에 대한 당내 반발을 봉합하지 못하면 내년 협상 때도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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