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심고, 손자가 계승”…현대차 인본주의 헤리티지, 韓·英 민간우호 상징되다
대 이어 車 제조업 넘어 인간 중심 모빌리티 연구
영국 기업들과 친환경 AAM 개발 협력 속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혁신적 모빌리티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보다 넓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인간 중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19년 미국에서 개최한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MIF)’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할아버지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회장의 인본주의(人本主義) 철학을 이어받아, 단순한 기술을 넘어 자동차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로 해석된다.
정 회장의 이같은 의지는 2020년 10월 회장 취임 후 3년간 그룹의 핵심 철학이 됐다. 그룹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도 그 기저에는 인간 중심이라는 방향성이 있었다.
14일 정 회장이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수여하는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CBE)을 받은 것 역시 영국의 문화·예술, 정치, 경제 등 전 영역에 걸쳐 인간 중심의 삶을 구현하는 데 앞장섰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대영제국훈장 수훈의 배경 중 하나로 정 회장이 영국에서 집중해 온 분야인 문화·예술에 대해 현지의 높은 평가가 있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국내외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경제·사회적으로 지원하는 ‘예술 패트런(patron)’ 역할을 자처해 왔다. 문화·예술이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새로운 ‘소통 창구’가 된다는 생각에서다.
대표적으로 현대차그룹은 영국 런던 테이트 미술관과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열린 첫 전시 개막식에 정 회장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삶의 모습이 집약된 것”이라며 “현대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혁신적인 가치와 새로운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테이트 미술관과 함께 진행하는 전시 프로젝트 ‘현대 커미션’은 문화·예술 업계에 새로운 자극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테이트 미술관 산하 대표적 현대미술관인 ‘테이트 모던’에서 매년 전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테이트 모던 내 대규모 전시장 ‘터바인홀’에는 매년 현대차의 지원으로 세계적인 예술가의 설치 작품이 걸린다.
2019년부터는 테이트 미술관과 연구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을 설립, 테이트 미술관과 협력 중인 전 세계 미술관, 연구기관, 예술가들과 함께 교류하고 있다.
이 같은 후원 활동은 단순히 영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MMCA)’과 국내 중견 및 신진 예술가 창작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미국 LA 카운티 미술관(LACMA)’과 ‘더 현대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추구하고 있다.
미술관 후원 외에도 아시아 신진 미디어 아티스트들에게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주기 위한 ‘VH(Vision Hyundai) 어워드’도 시행 중이다. VH 어워드는 2016년 국내 신진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발굴과 육성을 위해 시작된 공모전으로, 2021년부터는 아시아 전역으로 공모 규모를 확장했다.
영국 기업들과의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를 위한 다양한 협력 관계 구축도 이번 훈장 수훈의 배경이 됐다. 정 회장은 평소 ‘미래 세대의 행복한 삶을 구현한다’는 신념 아래 친환경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영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동화를 뚝심 있게 수행하는 이유다.
영국 기업들과 손잡고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수소 연료전지와 배터리를 탑재한 항공기를 활용 도심 내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지역 거점 간 자유로운 이동의 자유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회사 롤스로이스와 기체에 탑재될 수소연료전지 및 배터리 추진 시스템을 공동연구하고 있다. 영국 기업 어반 에어포트, 영국 웨스트 미들랜즈주 코번트리 지역사회와는 AAM 인프라 구축을 위해 협력 중이다.
한편 정 회장의 이번 훈장 수훈은 선대회장이 수훈했던 훈장과 동일해 의미를 더한다. 앞서 정 선대회장은 양국 간 무역증진 등에 기여한 공로로 1977년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받은 바 있다.
정 선대회장은 1970년대 초 영국 엔지니어링 및 조선사와 기술 제휴를 맺고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에서 차관을 빌려 울산에 조선소를 건설했다. 조선소도 없이 울산 백사장 사진만으로 선박을 수주한 것은 정 선대회장의 과감한 도전정신을 상징하는 유명한 일화로 알려져 있다.
정 선대회장은 당시 한·영경제협력위원회 한국 측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는 “정 회장은 동일한 훈장을 받은 선대회장에 이어 통찰력 있는 경영철학과 인간중심의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영국과 현대차그룹의 파트너십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향상시켰다”고 강조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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