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노란봉투법 시행되면 산업생태계 붕괴될 것… 중소기업 줄도산 우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통과시킨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경제계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재차 건의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넓히고 불법 파업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주요 업종별 단체 49개, 지방 경총은 15일 오전 서울 경총회관에서 노동조합법 개악 규탄 및 거부권 행사 건의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개정안은 원청업체에 대한 하청업체 노조의 쟁의 행위를 정당화시키고 노조의 극단적인 불법쟁의행위를 과도하게 보호해 우리 기업과 경제를 무너뜨리는 악법”이며, “그럼에도 야당이 산업현장의 절규를 무시하고 정략적 판단으로 국가 경제를 위태롭게 하는 개악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이번 성명에서 경제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노조법 개정안 거부권을 건의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개정안의 사용자 범위 확대로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가 붕괴되고, 국내 중소협력업체는 줄도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나 조선업의 경우 협력업체가 수백, 수천 개에 달하는데, 이들 협력업체 노조에 모두 원청의 사용자 성격을 인정할 경우 해당 원청업체는 1년 내내 협력업체 노조의 교섭 요구나 파업에 대응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영계는 “이렇게 되면 원청 기업은 국내 협력업체와 거래를 단절하거나 해외로 이전할 수밖에 없고, 국내 중소 협력업체들도 도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경제계는 “개정안은 노동쟁의 개념을 확대하고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해, 산업현장은 노사분규와 불법행위로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지금도 산업 현장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많고, 강성 노조의 폭력과 파괴, 사업장 점거 등 불법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정안으로 인해 피해자인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마저 사실상 봉쇄된다면 산업현장은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불법쟁의행위 손배를 인정한 판결 28건 중 25건(89.3%)이 부당한 수단을 동원한 사례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달 들어 노란봉투법 관련 경제·산업계의 세 번째 기자회견이다. 경제 6단체는 지난 8일 노란봉투법 입법 중단을, 통과 이후인 13일에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작년 12월부터 따지면 이번이 아홉 번째다. 경제계는 노란봉투법 입법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대통령 거부권 행사라고 보고, 이를 위해 대국민 여론 호소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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