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회장님, 82억 아직도 안 냈네"…지방세 '고액·상습체납자' 공개

행안부, 지방세나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의 체납액 각각 1000만원 이상인 체납자 9728명 명단 공개
190억 안낸 담배업자가 1위

전자담배업자인 김준엽씨가 190억원의 지방세를 내지 않아 가장 많은 개인 체납액을 기록했다.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도 82억3700만원의 주민세를 납부하지 않아 명단에 올랐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이같이 지방세나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의 체납액이 각각 1000만원 이상인 체납자 9728명 명단을 공개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방세 체납자는 8795명, 지방행정제재·부과금 체납자는 933명이다.

공개되는 정보는 체납자의 성명·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의 세목, 납부기한 및 체납요지 등이며, 체납자가 법인의 경우 법인 대표자도 함께 공개된다.

상습체납자로 매년 분류되고 있는 김씨는 전자액상담배를 담배가 아닌 원료로 수입해 담배소비세 190억1700만원을 체납했다. 조 전 부회장의 경우 사업에 실패하면서 주민세 체납액이 쌓였다. 이밖에 대부분 체납자들은 지방소비세를 체납했는데 불법도박 사이트 등 불법사업체를 운영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명단공개는 올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명단공개 대상자에게 공개 사실을 사전에 안내한 후 6개월 이상 소명 기간을 부여하는 과정을 거쳤다. 소명 기간 중 체납액의 50% 이상을 납부하거나 체납액이 1000만원 미만이 되는 경우나 이의신청·심판청구 등 불복청구를 진행 중인 경우 등은 지방세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

또 고액·상습체납자로 명단이 공개된 후에도 체납액을 납부하면 공개 대상자 명단에서 제외될 수 있다.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는 체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지방세수 감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매년 11월 셋째 주 수요일에 전국 광역단체와 동시에 실시하고 있다.

지난 2월과 3월에 명단공개 대상자로 사전에 통보받은 체납자 중 명단 공개일 이전인 13일 오전 9시에 4466명이 약 388억원의 지방세를 납부했고, 706명이 약 288억원의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을 냈다.

이번에 공개된 지방세 체납자는 서울시(1497명)와 경기도(2618명)가 전체 명단공개자의 절반 가까이 차지(전체의 46.8%)했다. 개인과 법인 상위 10위 체납자의 주요 체납세목은 지방소득세, 취득세 등으로 나타났다.

행안부는 지난해부터 광역자치단체별로 합산한 체납액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전국에 흩어진 체납액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해 체납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했다.

또 체납징수 효과를 보다 높이기 위해 명단공개 직후 명단공개자가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품에 대한 압류 및 공매 등 체납처분을 관세청에 위탁해 체납액을 징수한다. 아울러 지방세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출국금지(체납액 3000만원 이상)와 감치(체납액 5000만원 이상)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하고 재산은닉 등 악의적 고액체납자에 대한 재산 추적조사를 강화해 단호히 대응할 방침이다.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의 경우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명단공개자가 534명(426억원)으로 전체 인원의 57.2%를 차지했다. 주요 체납세목은 지적재조사 조정금이 173건으로 가장 많았다. 행안부는 지방행정제재·부과금 체납자에 대해서도 관허사업의 제한(동종사업 신규 인·허가 제한, 체납액 30만 원 이상 해당사업 정지 및 허가취소), 징수촉탁을 병행 실시하는 등 간접강제를 통해 체납액 납부를 독려할 방침이다.

최병관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해 엄격하게 대응하여 지방세 등의 체납금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공정과세를 실현하고 성실납부 문화를 공고히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