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안동 가라’ 이원욱에 ‘친명’ 정성호 “만원으로 1억 가진 사람에게 내기 걸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놓고는 ‘깨끗하게 살아’ 감싸…조국 두고는 “야당의 셀럽”
더불어민주당의 ‘비(非)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의 같은 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국회의원 총선거 안동 출마 요구에 ‘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이 15일 “재산 1만원 가진 사람이 재산 1억원 갖고 있는 사람하고 ‘우리 재산 다 걸고서 단판 승부 해보자’, ‘내기 한번 하자’는 이야기 아니냐”고 어이없어했다.
이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로 30여년 매우 가까운 사이인 정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원욱 의원도 잘 아는 사이지만 그래도 3선 중진 아니냐”며 “좀 격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는 이 대표에게 당무를 어떻게 할지를 논할 게 아니라 ‘같이 험지 출마하자’는 식의 말을 어떻게 이 의원이 할 수 있느냐면서다. 이 의원과 이 대표를 동일 선상에 놓는 비교 자체가 불가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 대표와 그 측근의 선택을 전제로 자신도 ‘험지 출마’ 길을 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득권자 중 한 명”이라고 이 대표를 칭한 이 의원은 ‘이원욱 의원도 3선이니 기득권자인가’라고 진행자가 묻자 “물론”이라고 인정했다.
경기 성남시장과 도지사를 거쳐 대통령 선거 후보까지 갔던 이 대표가 국회의원 당선을 거쳐 현재는 제1야당의 당 대표를 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정치계의 기득권자가 어디 있겠냐는 게 이 의원 주장으로 해석됐다. 특히 이 대표의 험지로 그의 고향인 경북 안동을 지목했는데, 앞서 임미애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도 지난달 대구에서 진행된 한 토론회에서 당의 비호감도를 없애기 위한 묘책으로 당 대표 헌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몇몇 중진에게 이 대표의 경북 출마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바 있다고 언급해 화제가 됐었다.
‘처단’이라거나 ‘총알’ 등 표현이 들어간 현수막을 내건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의 지역구 사무실 인근 시위까지 겪은 이 의원은 이들과의 단절을 이 대표가 선언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것만이 당의 혁신으로 가는 길이라면서다. 그러면서 ‘당신들의 행태가 너무 혐오스러워 당의 통합을 위해 이장직을 그만두겠다’ 같은 예시까지를 들어 이 대표가 그러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도 호소했다.
정 의원은 이러한 이 의원의 주장에 라디오에서 “말이 되는 이야기냐”며 “안동 지역구에 가면 거기서 전력을 다해야 될 거 아닌가, 당 대표를 그냥 안동에 가둬두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를 겨냥한 ‘기득권 포기’ 요구는 단순히 험지 출마로 대신 될 게 아니라, 내년 총선 준비 과정에서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 등으로 보여줄 문제라고 그는 강조했다.
정 의원은 험지 출마 같은 방식이 이 대표 계획에 없느냐는 취지 추가 질문에도 ‘없다’가 아닌 “해서는 안 되는 방식”이라 잘라 답하면서, “3선 의원이 ‘나도 다른 데 갈 테니 당 대표도 다른 데 가라’ 이게 할 수 있는 이야기냐”고 거듭 발끈했다. 좀처럼 분이 가라앉지 않은 듯 진행자의 ‘그런 이야기는 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라는 반응에 “어떻게 그게 할 수 있는 이야기냐”고 그는 재차 날을 세웠다.
한편, 정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온갖 날카로운 언사를 쏟아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두고는 “굉장히 깨끗하게 살아온 분”이라며 “청렴하고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분”이라고 강조했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난한 송 전 대표가 ‘정치를 후지게 한다’던 한 장관 반박을 얻어맞자 감싼 것으로 보였다.
송 전 대표가 사회 발전과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고 한 장관의 지적처럼 ‘후지다’고 표현할 삶을 살지 않았다면서, 정 의원은 송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이 제기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놓고서는 “상당히 알려진 야당의 셀럽”이라며 “다른 측면에서 민주당을 도와주고 현 정권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역할이 많지 않겠냐”고 보기도 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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