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유네스코 연설 "함께라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어"
그룹 세븐틴(SEVENTEEN)이 K팝 아티스트로서는 최초로 유네스코 본부에서 연설했다. 또한 '음악의 신'을 비롯해 총 5곡의 무대를 선사했다.
소속사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세븐틴은 14일(현지 시간) 유네스코 프랑스 파리 본부에서 열린 제13회 '유네스코 청년 포럼'의 스페셜 세션을 단독 배정받아 연설과 공연을 했다. 승관·준·우지·민규·조슈아·버논이 한국어·영어·중국어까지 3개 국어로 연설했다.
승관이 연설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 그는 "전 세계 청년들을 대표해 우리 세대의 꿈과 도전, 그리고 희망과 미래를 이야기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저희의 이야기가 여러분들과 사회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여정에 공감과 울림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2007년에 유네스코로부터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제주도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승관은 "언젠가 수많은 팬들 앞에서 공연하겠다는 바로 K팝 스타라는 꿈"을 이뤘다고 부연했다.
준은 중국어로 연설했다. 2012년 세븐틴 멤버들을 처음 만났던 순간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는 준은 "2012년 만난 날부터 지금까지 매일매일 한 가지 확신하게 됐다. 바로 '멤버들과 함께라면 실패는 두렵지 않아. 혼자서는 힘들지만 13명이 함께라면 해낼 수 있어'"라고 전했다.
준은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선생님이었다. 함께 연습하고, 함께 창작하고, 점차 더 나은 자신이 되었다. 우리는 각자 완벽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함께라면 최고의 팀(세븐틴)"이라며 "오늘 세븐틴이 이 자리에 서게 된 건, 우리가 힘든 상황을 직면하고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13명은 서로를 도와주며 한 걸음 한 걸음 여기까지 왔고, 계속 나아갈 것이다. 비록 현재에 많은 문제와 미래의 많은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함께라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데뷔 9년차에도 팬이 늘고 성장하고 있는 그룹"이라고 세븐틴을 소개한 우지는, 데뷔 초 멤버 평균 나이가 17살로 너무 어려 '멤버들 간 잘 지내지 못할 거다' '그들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기는 어려울 거다' 등의 의심이 많았고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지는 "성공이 빠르게 다가오진 않았지만 13명의 멤버들과 함께 열정을 불태우는 시간은 언제나 즐거웠다"라며 "보컬, 퍼포먼스, 힙합 등 서로 다른 능력과 강점을 가지고 있던 멤버들이 서로 배우고 어우러지면서 팀 세븐틴의 색깔이 나오기 시작했다. 유쾌하게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세븐틴만의 교육법이 곧 세븐틴만의 성장법"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지는 멤버 전원을 호명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 자리를 빌어 우리 멤버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멤버들의 장점을 먼저 발견하고 북돋아 주는 에스쿱스,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정한, 끊임없이 웃음을 주는 조슈아, 주변 사람들을 밝게 만들어 주는 준, 무대 위 에너지가 무서울 정도로 열정적인 호시, 멤버들의 고민을 늘 먼저 묻는 사려 깊은 원우,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성실한 디에잇, 불평 한번 없는 긍정 에너지 민규, 항상 웃고 있는 상냥함 그 자체 도겸, 팀의 분위기를 이끌어 주는 승관, 지적이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버논, 연습생 때부터 변함없이 열정적으로 스스로를 단련하는 디노.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바통을 이어받은 민규는 데뷔 이듬해였던 2016년 가을 처음으로 정산을 받았고, 적은 금액이라도 좋은 일에 쓰면 어떨까 하는 한 멤버의 제안으로 아프리카 탄자니아 아이들에게 13마리 염소를 선물하게 됐다고 전했다. 염소는 탄자니아 농촌 지역의 생계를 유지해 주는 주요 소득원으로, 산양유로 영양을 보충하거나 새끼 염소를 팔아 교육비에 쓰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탄자니아의 어린이가 세븐틴이 선물한 염소와 같이 찍은 사진, 편지를 보내 "꿈을 위해 염소를 잘 키울게요"라고 한 일화를 소개한 민규는 "2017년부터 7년 동안 데뷔일마다 아동 기관과 어린이 재단에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어린 세대 누구도, 어떤 환경에서도, 꿈을 잃거나 좌절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때문이다. '꿈의 나눔'은 곧 '긍정의 나눔'이자 '희망의 나눔'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조슈아는 영어로 연설을 이었다. 조슈아는 세븐틴이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함께 지난해 시작한 교육 캠페인 '고잉투게더'(#Going Together)를 언급하며 "미래를 이끌어나갈 청년들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고, 배움을 통한 성장을 독려하는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교육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제3세계에 학교 설립 △교육을 위한 토론의 장 지속 운영 등을 제시했고, "저희는 연대를 통한 서로 간의 배움 속에 꿈을 이루는 길이 있다는 걸 경험했다"라며 "현시대의 중요한 과제인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유네스코의 앰버서더로 적극 활동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함께 배우며 함께 갑시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어와 영어로 연설한 버논은 '월드'(_WORLD) '달링'(Darl+ing) '헤드라이너'(Headliner) '음악의 신' '같이 가요'까지 공연에 올릴 5곡 가사 일부를 소개했다. 그는 "여러분, 함께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달라. 서로의 보살핌이 있다면 우리는 세상에 필요한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우리가 함께하는 순간 수많은 내일들의 용기가 되어 나아갈 것이다. 그렇게, 저희는 서로 모르는 사이일지라도 함께 춤추며 행복할 수 있다. 우리 함께라면 절대 길을 잃지 않고 똑바로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을 마친 세븐틴은 유네스코 메인홀에서 '월드' '달링'(영어 버전) '헤드라이너' '음악의 신' '같이 가요'(영어 버전) 등 총 5곡 무대를 꾸며 자유분방하고 경쾌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그중 '음악의 신' 무대에서는 멤버 전원이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 곁에서 호흡했다.
유네스코 관계자는 "유네스코 본부 메인홀 객석이 꽉 찬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세븐틴의 연설과 무대를 향한 관객 반응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지 특파원 및 글로벌 통신사 AP 등 해외 유력 매체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는 게 소속사 설명이다.
'유네스코 청년 포럼'은 유네스코 총회 기간에 열리는 행사로, 젊은 세대가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청년세대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의견과 경험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연대를 다지는 자리다. 한국 가수가 이 행사에서 스페셜 세션을 단독으로 진행한 것은 세븐틴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오드레 아줄레(Audrey Azoulay)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을 비롯해 유네스코 회원국(194개국)의 국가 수반급 대표자와 청년 170여 명, 일반객 550명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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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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