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열매컴퍼니, 백만 원으로 유명 작품을 내 것으로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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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초, 코엑스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바로 프리즈 서울(FRIEZE SEOUL)과 키아프(KIAF) 때문이다. 프리즈는 젊고 실험적인 느낌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세계적인 아트페어이고, 키아프는 국내 최대 아트페어다. 올해는 작년보다 1만여 명이 더 많은 8만여 명이 방문했다고 하니,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게 확실해 보인다.
대중의 관심만 커진 게 아니다. 우리나라 미술시장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2020년 3천억 원 수준이던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2021년 8천억 원, 2022년 1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2년 전 대비 무려 3배 규모로 성장한 것이다. 이러한 미술시장의 성장은 프리즈나 키아프와 같은 아트페어에 대한 폭발적 관심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그 관심의 중심에는 미술품을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보고 있는 MZ세대가 있다. MZ세대의 구매 패턴을 보면 주로 국내 신진작가의 작품을 많이 구매한다고 한다. 단순히 작품이 좋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사실 유명 작가의 작품은 가격으로 인한 진입 장벽이 상당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례로 2022년 국내에서 가장 높은 가격으로 낙찰된 작품은 쿠사마 야요이의 <Statue of Venus Obliterated by Infinity Nets>로 44억원에 달했다. 이외에도 김환기, 이우환, 박수근, 스탠리 휘트니, 박서보 등 유명한 작가의 작품 대체로 수억에서 수십억을 호가한다.
◇백만원으로 수십억 짜리 작품을 내 것으로
이처럼 유명한 작품이 좋은 줄은 알지만 혼자서는 투자할 만한 자금이 없는 대중의 페인포인트를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열매컴퍼니의 미술품 조각투자 전문 플랫폼 ‘아트앤가이드’이다. 아트앤가이드의 방식은 아주 간단하다. 열매컴퍼니가 미술품을 직접 매입한 뒤 아트앤가이드에서 개인투자자들을 모집한다. 예를 들면 10억 원짜리 작품을 1백만 원짜리 구좌 1천 개로 나누어 재판매하는 형식이다. 소수가 독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평균적으로 1인당 최대 5구좌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개인들은 소액만 가지고도 수억 원을 호가하는 작품에 쉽게 투자할 수 있고, 작품의 가치가 상승하면 매각을 통한 수익을 공유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열매컴퍼니는 투자자의 의사결정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국내외 미술시장 및 경매시장 추이, 해당 작가에 대한 설명, 유사 작품 또는 같은 작품 다른 에디션의 가격 추이, 경매 결과 등을 제공한다. 또한 과거 공동구매 작품의 수익률, 보유 기간 등 과거 거래정보와 매각 실적을 전부 투명하게 공개하여 투자자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현재까지 아트앤가이드를 통해 공동구매가 진행된 작품은 총 176점이며, 그 금액은 430억 원에 이른다. 작품 1점당 구매자 수가 최소 1백 명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만 명 이상의 투자자가 아트앤가이드를 통해 미술품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성과 시장성을 겸비한 매력적인 투자처
투자자로서 열매컴퍼니와 아트앤가이드에 주목한 이유는 크게 네 가지였다. 먼저, 김재욱 대표의 미술에 대한 열정과 금융 전문성을 강점으로 보았다. 김 대표의 이력은 상당히 독특하다. 그는 어려서부터 화가를 꿈꿨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서울대학교 경영학부에 진학한 후 삼정KPMG에서 회계사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미국계 사모펀드인 EMP Belstar에서 대체투자 펀드를 운용하며 금융인으로서 전문성을 길렀다. 그러던 중 돌연 펀드매니저를 그만두고, 국내 최고 사립 미술관 중 하나인 간송미술관으로 이직한다. 3년간 운영팀장으로 재직하며 미술계에 대한 이해를 쌓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시간을 가진 뒤, 2018년 열매컴퍼니를 창업하게 된다. 미술품 조각투자 영역은 미술과 금융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사업을 잘 풀어나갈 수 있다고 보았다. 내가 만난 김재욱 대표는 진정으로 미술을 사랑하면서도 사업적인 감각을 지닌 전문가였다.
두 번째로는 뜨거운 시장 반응과 높은 재방문율이었다. 아트앤가이드에서 진행되는 공동구매는 대부분 수 분 이내에 마감될 만큼 인기가 높다. 피카소 작품으로 진행된 공동구매는 20초 만에 마감된 사례도 있다고 하니 시장의 반응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알 수 있다.
세 번째는 자체 미술품 가격산정 시스템이 구축된 점이었다. 투자의 핵심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꾸준히 고객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려면 적정 가격에 미술품을 매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열매컴퍼니는 과거 미술품 거래 내역 약 70만 건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미술품 가격산정 시스템을 만들었다. 여기에 내부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분석팀에서 최종적으로 구매를 결정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역시 시장의 성장성을 보았다. 글로벌 미술시장은 2020년 기준 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0조가 넘는다. 한국의 미술시장은 경제 규모에 비해 아직 작은 1조 원 수준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위축되며 미술시장도 그 영향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기대가 큰 시장이다.
최근 조각투자 시장이 공식적으로 증권시장에 편입되었다. 열매컴퍼니는 정부 지침에 따라 미술품 조각투자 분야에서 첫 번째로 증권신고서 제출을 마쳤다. 2023년 정부 규제로 인해 공동구매가 진행되지 못한 점은 투자자로서 매우 아쉬운 사실이지만, 향후 공식적인 투자계약증권으로 더 많은 개인에게 어필할 수 있게 된 점은 상당히 고무적으로 본다. 투자자로서, 또 미술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더 많은 대중이 미술에 관심을 두고, 아트앤가이드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미술품을 소유하는 시대가 도래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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