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라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을 것"

"사법행정 경험 부족하지만 사법 구성원 믿어"
대법원장·헌재소장 동시 공백…"국회도 감안할 것"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대법원장 됐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사법구성원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15일 오전 9시30분쯤 서울 서초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길에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이 사법행정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부터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했다.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조희대 전 대법관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본관 현관에서 안철상 선임 대법관 접견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는 "경험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제가 성심성의를 다 할 것이고, 우선 사법 구성원을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동시 공백 사태에 대해서는 국회를 믿는다고 했다. 그는 "헌법이 정한 원칙이기 때문에 따르는 것이 도리이지만 국회에서도 이런 점을 감안하셔서 진행해 주실 거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과거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판결을 내렸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헌법과 대원칙에 따라 재판해왔다"면서 "일부 오해가 있었던 것은 설명을 드렸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추가로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강제동원 피해 관련,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명령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지연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기 때문에 후보자 입장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법원이 추진해 온 '압수수색 영장 대면심리 검토' 등 현안에 대해서도 "국민이 걱정하는 부분들을 저도 보고받을 예정이다. 정리가 끝나는 대로 추후에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37년간 법관으로 봉직한 조 후보자는 일선 법원에서 재판을 주로 해왔다. 1996년 평판사 시절 1년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한 것 외에 별도 법원행정처 근무 경력은 없다. 그러나 대구지법원장을 맡아 2년간 근무했기 때문에 사법행정 경험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조 후보자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여자 경찰관을 성폭행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주한미군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주한미군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 미군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감형 비판이 일자 조 후보자 측은 무죄를 선고한 미군이 공범이라는 증거가 부족하고, 이에 따라 합동강간미수 혐의가 적용된 주범을 강간미수로 처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검사가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