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운반 과정서 효율 떨어지는 수소… 고효율 촉매로 문제 해결

구기영 에기연 수소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암모니아 상태의 수소를 고효율로 분해할 수 있는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왼쪽부터 박용하 선임연구원, 신중훈 박사후연구원, 구기영 책임연구원, 정운호 책임연구원./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차세대 친환경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수소의 보관과 운반 이후에도 고효율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수소를 암모니아 상태로 보관, 운반하고 이를 다시 수소로 돌리는 촉매의 상용화가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구기영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구단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15일 암모니아 분해용 루테늄 촉매에 세슘을 첨가해 수소 생성률을 8배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용 과정에서 불순물이 발생하지 않는 수소는 차세대 친환경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역마다 매장량에 차이가 큰 화석 연료와 달리 어디에나 있는 물에서 만들 수 있어 에너지 안보를 지키는 데도 중요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수소는 생산, 저장, 운반이 까다로워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수소를 저장하거나 운반할 때는 다루기 쉬운 액체 상태로 만드는 것이 좋다. 질소와 수소가 결합한 암모니아는 상온에서도 액체 상태를 유지하고 기체보다 부피가 작아 대용량 저장과 운송 수단으로 꼽힌다. 암모니아는 촉매를 이용해 다시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고 이렇게 나온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촉매의 암모니아 분해율을 높일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루테늄을 기반으로 만든 촉매가 가장 높은 효율을 보이나 비싼 가격으로 상용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또 암모니아에 있는 질소가 아닌 산소가 촉매에 결합해 활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연구진은 소량의 물질을 첨가해 촉매의 효율을 높이는 ‘조촉매’로 세륨을 사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루테늄의 사용량도 절반으로 줄여 비용도 절약할 수 있는 기술이다.

촉매는 화학적 안정성이 높고 강도도 강한 마그네슘 알루미네이트 지지체에 세륨을 넣고, 표면에는 루테늄을 단원자 수준의 크기로 고르게 분산해 만들어졌다. 루테늄 촉매가 산소와 결합하는 것을 막아 질소 원자와의 결합이 쉬워진 것이다.

그 결과 적은 양의 루테늄을 사용하더라도 수소 생성률은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세륨을 첨가하지 않은 촉매와 비교하면 8배나 높은 수치다.

연구진은 촉매 제조법도 재현성과 실용성이 높아 대량 생산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구 책임연구원은 “암모니아 분해 촉매 기술은 청정수소의 미래를 앞당길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암모니아 기반 대용량 청정수소 생산 플랜트 국산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응용 촉매학B: 환경’에 지난 8월 28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 DOI: https://doi.org/10.1016/j.apcatb.2023.12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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