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치이고 쿠팡에도 차이고… 대형마트의 굴욕
인포그래픽으로 본 세상
대형마트 점포 수 크게 줄어
실적 악화에 구조조정 실시
마트 경쟁력도 갈수록 밀려
쇠퇴기 접어들었단 분석도
대형마트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쿠팡 등 이커머스에 밀리고, 이젠 편의점에도 밀리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통계를 보자. 올 상반기 유통업체의 업태별 매출 비중에서 대형마트는 13.3%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절반에 가까운 49.8%는 온라인, 그다음은 백화점(17.6%) 차지였다. 3위는 빠르게 성장세를 이어온 편의점으로, 매출 비중은 16.6%였다(표➊).
대형마트는 매출 증감률에서도 부진했다. 편의점과 온라인 매출이 각각 9.5%, 7.2% 증가할 때 대형마트는 겨우 1.0% 성장했다. 유통채널 업태 중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이번엔 대형마트 실적을 보자. 이마트 할인점 사업부의 지난 2분기 매출은 2조8613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9002억원)보다 줄고, 영업손실 규모는 369억원에서 199억원으로 커졌다. 롯데마트도 같은 양상을 보였다. 매출이 1조4410억원에서 1조4220억원으로 감소했다. 손실 규모를 7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줄인 게 선방이라면 선방이다(표➋).
매출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점포수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7년 423개였던 대형마트는 현재 374개까지 감소했다. 점포수가 400개 밑으로 떨어진 건 10년 전인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업체별로는 이마트가 132개로 가장 많고, 홈플러스가 131개로 2위다. 롯데마트는 111개다(표➌).
대형마트 점포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건 지난 2~3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친 결과다. 점점 악화하는 실적에 업계는 '수익성 개선'을 첫번째 과제로 삼아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데 힘을 썼다.
그렇다면 이제부턴 어떻게 해야 할까. 업계 전문가들은 "대형마트만의 전략을 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편의성'과 '빠른 배송'을 무기로 내세우는 온라인, '근거리쇼핑'에 최적화한 편의점과 다른 대형마트만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을 내세워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인지 효율화 작업을 끝마친 대형마트 업계는 최근 리뉴얼에 속도를 내고 있다(표➍). 홈플러스는 전체 점포 중 22개를 신선식품 비중을 높인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했는데, 회사 관계자는 "리뉴얼 점포의 매출과 객수가 전년 대비 약 20% 신장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롯데슈퍼와 통합해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No.1 Grocery Market)'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의 먹거리와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거다. 이마트도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략으로 소비자의 발길을 얼마나 잡아둘 수 있을진 알 수 없다. 이미 소비자들은 온라인의 편리함에 익숙해졌고, 다양한 체험은 대형마트만이 아니라 다른 채널에서도 충분히 가능해서다. 대형마트가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