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토평·오산 세교 등 5곳 신규 택지 지정…8만 가구 공급
구리 토평과 오산 세교 등 전국 5개 지역에 신규 택지가 조성돼 8만 가구가 공급된다. 수도권에서는 수요가 큰 서울 인접 지역과 반도체 산업단지가 조성되는 경기 남부지역에, 비수도권에서는 청주와 제주 등 인구가 늘고 있는 지역에 공공주택이 공급된다. 2027년 첫 사전청약이 진행될 예정으로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를 지우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수도권에 6만5500가구 공급
국토교통부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김오진 제1차관 주재로 구리 토평2, 오산 세교3, 용인 이동, 청주 분평2, 제주 화북2 등 전국 5개 지구 8만가구 규모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수도권에서는 3개 지구에 6만5500가구를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 광진구에 붙어있는 한강변 구리 토평 2지구에 1만8500가구를 공급하고, 화성 용인 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중심에 있는 오산 세교 3지구에는 3만1000가구, 첨단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 인근에 용인 이동 지구에는 1만6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비수도권에서는 청주 분평2지구에 9000가구, 제주 화북2지구에 5500가구 규모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번 신규 택지 발표는 입지적으로 주택수요가 많은 서울 근접지역과 경기 남부 지역에 신규택지 건설한다는 의미가 있다. 구리 토평은 서울 동부 광진구에 맞닿아있고 강변북로로 연결돼 사실상 서울 생활권인 지역이며 한강변이라는 장점이 있다. 오산 세교3 지구는 반도체 뿐만 아니라 인근에 10개 산단이 있으며, 용인 이동 지구도 향후 정보기술(IT) 인력의 배후 주거지로 기능할 예정이다.
비수도권에선 늘어나는 인구와 주택 수요에 대응한 지구 지정으로 분석된다. 청주 분평2지구는 오송 산업단지 신설과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증설 등으로 일자리가 늘어나며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주택 수요가 풍부한 지역에 조성된다. 제주 화북2는 상대적으로 주거와 상업기능이 뒤처진 동부 지역에 공공주택 공급하기 위한 구상이다.
정부는 인근 산업단지와 기존 도심 혹은 택지지구와 연계한 통합 자족생활권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원 녹지를 지구 전체 면적의 30% 내외 확보해 자연친화도시로 만들고, 아이돌봄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2027년 상반기 첫 사전청약 목표
국토부는 2025년 상반기까지 택지지구 지정을 완료하고, 2026년 하반기 지구계획 승인할 예정이다. 2027년 상반기에 첫 사전청약에 나서고 주택사업계획 승인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신규 택지 발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다. 작년 11월 김포한강2(4.6만가구)와 올 6월 발표한 평택지제역세권(3.3만가구), 진주문산(6000가구)까지 합쳐 누적 16만5000가구 규모다. 작년 8월 내놓은 270만가구 공급계획에 따르면 올해까지 15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구상보다 1만5000가구 많은 물량이다.
매매 시장에 쏠려있는 수요를 분양시장으로 분산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 "기존 매매시장으로 쏠리는 주택 수요를 분양시장으로 일부 분산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내년 입주 물량 급감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단 등에 따른 시장 참여자의 공급부족 불안심리를 해소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신규 택지 발표의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 "택지 공급 추가로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꾸준히 공급하는 게 맞지만 8만가구 추가 공급보다 기존 계획 물량을 일정대로 꾸준히 공급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존에 발표한 3기 신도시 등 기존 공급 계획을 서두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실수요자들은 청약을 기다리고 투자자들은 당장 투자할 수 없는 곳이어서 바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힘들다"며 "고금리와 PF 경색 등 공급 위축속에서 속도감 있는 공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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