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마비 환자에 침·뜸?…2달 만에 웃음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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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면역력 저하로 겪을 수 있는 대표적 질환이 '안면신경마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안면신경마비 환자 수는 10년 전 6만7159명에서 지난해 9만3053명까지 약 40% 늘어날 정도로 꾸준히 증가했다.
환자는 만 24세 남성으로 지난해 8월 추락사고를 당해 좌측 하악골 골절 후 외상성 안면신경마비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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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면역력 저하로 겪을 수 있는 대표적 질환이 '안면신경마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안면신경마비 환자 수는 10년 전 6만7159명에서 지난해 9만3053명까지 약 40% 늘어날 정도로 꾸준히 증가했다. 면역력 저하와 스트레스로 안면신경에 염증이나 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뇌 병변 문제로 중추성 안면신경마비가 나타나기도 하는 등 원인이 다양하다.
최근에는 교통사고 같은 외상뿐만 아니라 미용·성형수술 증가로 인한 안면신경 손상의 위험성도 커졌다. 특히 이렇게 외상으로 발생한 안면신경마비의 경우 특발성이나 바이러스성 안면신경마비에 비해 신경 손상률이 커 수술적 치료가 고려되는 등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외상성 안면신경마비 환자에 대한 한의통합치료 증례보고가 SCI(E)급 국제학술지에 소개돼 학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박현석 한의사 연구팀은 하악골(아래턱뼈) 골절로 인한 외상성 안면신경마비 환자에게 추나요법,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의통합치료를 실시한 결과 2개월 만에 정상에 가깝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15일 밝혔다. 해당 증례보고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헬스케어(Healthcare)' 9월호에 실렸다.
박현석 한의사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내원한 외상성 안면신경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올해 1월까지 2개월간 치료를 진행했다. 환자는 만 24세 남성으로 지난해 8월 추락사고를 당해 좌측 하악골 골절 후 외상성 안면신경마비가 나타났다. 한의통합치료를 시작하기 전 3개월간 타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진행했으나 호전이 없었다.
환자의 증상 정도 측정에는 ▲하우스-브렉만 등급(House-Brackmann grading system, 이하 HB-Grade)와 ▲야나기하라 평가(Yanagihara grading score)가 사용됐다. 두 척도는 안면신경마비 증상 진단을 위해 가장 널리 쓰이는 지표다. HB-Grade의 경우 총 1~5단계로 분류되며 1단계는 정상, 5단계는 완전마비 상태를 뜻한다. 야나기하라 평가는 총점 40점 만점에 점수가 높을수록 정상에 가깝다. 해당 환자는 내원 당시 HB-Grade가 5단계, 야나기하라 평가는 9점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침·약침·뜸·부항과 함께 안면부 추나요법(SJS 무저항요법), 와사해표탕 한약 처방을 실시했다. 특히 안면부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틀어진 안면 근육을 교정하는 신경근육 재훈련(Neuromuscular re-education) 수기요법으로 신경과 근육 정상화에 효과적이다. 또 와사해표탕은 주요 한약재인 택란이 신경재생 인자를 활성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2021년 SCI(E)급 국제학술지 '염증 연구 저널(Journal of Inflammation Research)'에 게재된 바 있다. 2개월간 치료한 결과 환자의 HB-Grade는 2단계로 낮아졌고 야나기하라 평가도 34점으로 증가하는 등 유의미한 호전세를 보였다.
또 연구팀은 외상성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한의통합치료의 연구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논문 총 25편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하악골 골절로 발생한 안면신경마비에 관련된 한의치료 연구는 아직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박현석 한의사는 "이번 논문은 하악골 골절 외상성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한의통합치료의 효과를 입증한 첫 번째 증례보고"라며 "수술적 처치 외에 외상성 안면신경마비 환자가 고려할 수 있는 대체 치료로서 한의통합치료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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