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대국민사기극 박유천과 달랐다…다리털 마약 ‘감정 불가’[종합]
[뉴스엔 황혜진 기자]
배우 이선균의 마약 혐의 경찰 수사가 가수 겸 배우 박유천에 대한 수사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11월 15일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측은 최근 이선균의 다리털을 정밀 검사했지만 체모 중량 미달로 마약류 감정이 불가하다는 의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조만간 이선균을 재소환할 예정이다. 다리털을 재채취하는 등 추가 감정을 의뢰하는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선균의 마약 혐의를 입증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10월 23일 이선균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이후 10월 28일 이선균을 첫 소환해 간이 시약검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음성이었다. 이외에도 이선균의 모발 100가닥(약 10㎝)을 채취해 정밀 감정을 의뢰했지만 모든 구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선균은 최소 8~10개월 마약을 하지 않은 상태로 밝혀졌다.
정작 당사자는 혐의를 시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은 상태다. 이선균은 11월 4일 두 번째 소환 조사를 앞두고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마약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 물음에는 "오늘 조사 과정에서 성실하게 답하겠다"고 답했다.
이선균은 조사 종료 후 "오늘 (조사에서) 모든 질문에 성실하고 솔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사실관계 등 여러 가지 질문에 성의 있게 말씀드렸다 솔직하게 사실대로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다리털 검사에서도 마약류 성분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이 나오며 마약 파문을 일으킨 그룹 동방신기, JYJ(제이와이제이) 출신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의 대국민 사기극도 재조명됐다.
박유천은 2019년 초 전(前) 여자친구 황하나 씨 자택에서 황씨와 함께 다섯 차례에 걸쳐 마약(필로폰)을 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았다. 황하나 씨는 최근 마약 투약 혐의 관련 경찰조사 중 연예인 A씨가 마약 투약을 권유하고 마약을 구해오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유천은 2019년 4월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난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 보도를 통해 황하나가 연예인을 지목했고 약을 권유했다는 내용을 보며 나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무서웠다. 난 결코 하지 않았는데 마약한 사람이 되는 건가 하는 두려움, 공포에 휩싸였다. 하지만 난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더라도 직접 말씀드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결백을 주장하며 사실이 아닐 경우 은퇴를 하겠다는 초강수도 뒀다. 박유천은 기자회견에서 "마약을 한 적도 없고 권유한 적은 더더욱 없다. 난 다시 연기를 하기 위해 고통을 견디고 있다. 그런데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마약을 했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성실히 수사를 받겠다. 혐의가 입증된다면 은퇴를 넘어 내 인생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박한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2019년 4월 16일 경기도 하남시 소재의 박유천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마약 반응 검사를 위해 박유천의 모발과 다리털 등 체모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간이시약 검사에서 박유천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박유천이 마약 증거 인멸을 위해 최근 제모를 하고, 염색과 탈색을 반복했다는 의혹도 불거져 논란이 됐다. 그러자 박유천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경찰조사를 앞두고 증거인멸을 하기 위해 제모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하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박유천은 과거 왕성한 활동을 할 당시부터 주기적으로 신체 일부에 대해 제모했다. 더구나 이미 경찰은 전혀 제모하지 않은 다리에서 충분한 양의 다리털을 모근까지 포함 채취해 국과수 정밀검사를 의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과수 정밀 검사 결과 다리털에서 필로폰 투약 양성 반응이 나와 덜미가 잡혔다.
박유천은 2019년 4월 24일 소속사에서 계약 해지 퇴출당했고 연예계를 은퇴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2019년 4월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이후 포승줄에 묶인 채 구치소로 이송했고 결국 구속됐다. 박유천은 2019년 4월 2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조사에서 마약 투약 사실을 뒤늦게 시인하며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지드래곤의 마약 혐의 첫 조사에서도 물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경찰은 10월 25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에 지드래곤은 "마약을 한 적이 없다"며 11월 6일 경찰에 자진 출석해 첫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첫 조사에서 지드래곤을 상대로 간이 시약 검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음성이었다. 이외에도 경찰은 최근 지드래곤의 통신내역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범죄 사실 소명 부족 이유로 기각 처분을 받았다.
지드래곤 자문변호사 법무법인 케이원챔버 김수현 변호사는 11월 10일 "지드래곤은 최근 약 1년 5개월 동안 권지용은 염색 및 탈색을 한 적이 없다"며 마약 여부 검사를 앞두고 온몸을 제모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보도가 명백한 허위라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지드래곤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 사건은 법원에서 소명부족으로 통신영장을 기각한 상황이고 모발 등에 대한 압수수색검증영장도 발부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체적 진실을 신속히 밝혀 의혹을 조속히 해소하는 것이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자진 출석해 소변과 모발뿐 아니라 손톱과 발톱까지 임의 제출하는 등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며 "경찰이 요청한 체모 외 자진해서 추가로 다리털도 제공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측은 11월 13일 진행한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마약범죄 수사 혐의 유무 판단은 국립과학수사원 감정 결과뿐만 아니라 관계자 진술, 포렌식 자료 등을 종합해 내린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시점까지 음성(마약 간이시약 검사 결과)이 나왔다고 무리한 수사라고 단정하는 건 다소 무리한 판단이다.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기 전인 내사(입건 전 조사) 단계에서 해당 사실(수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수사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명확한 물증 없이 관련자 진술만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맞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 대상자가 타인의 범죄에 대해 진술해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내사를 한 것이고 그 내용이 알려진 것이다. 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 해 나가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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