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한 푼 LG…롯데와 한화의 '한풀이'는 언제쯤?

권혁준 기자 2023. 11. 1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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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1992년 이후 31년, 한화도 1999년 이후 24년째 우승 없어
롯데, 김태형 감독 승부수…한화는 문동주-노시환 '영건' 발굴
13일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염경엽 LG 감독이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지난 13일 LG 트윈스가 오래도록 염원하던 우승에 성공했다. 1994년 두 번째 우승을 달성한 이후 무려 29년이 걸린 감동의 우승이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다른 팀 중에서도 유독 속이 쓰렸을 구단이 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다. 이들의 마지막 우승 역시 LG와 같은 '20세기'로, 우승의 환희를 누렸던 순간이 까마득하게 느껴질 정도로 오래됐다.

롯데는 올 시즌 왕좌에 오른 LG보다도 '무관'의 시간이 더 길다. 1984년 최동원을 중심으로 기적의 우승을 차지한 뒤, 1992년 신인 염종석의 투혼을 바탕으로 또 한 번의 우승을 기록한 이후 아직 우승이 없다. 올해로 무려 31년째다.

1999년 한화의 창단 첫 우승의 희생양이 된 이후로는 한국시리즈 무대도 밟은 적이 없다.

8개 구단이 10개 구단이 되고, '제9구단' NC 다이노스와 '제10구단' KT 위즈가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도 지켜봐야 했던 롯데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롯데는 또 10개 구단 중 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페넌트레이스 우승이 없는 '유이한' 팀이기도 하다. 앞서 차지한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모두 포스트시즌을 거친 것이었다.

롯데는 LG만큼이나 열성적인 팬들을 보유하기도 했다. 연고지 부산이 '구도'(球都)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야구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최근 성적은 기대 이하다. 2017년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이후 6년 연속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이 기간 성적은 7-10-7-8-8-7로 승률 5할을 넘긴 적도 없다.

특히 올해는 충격이 더 컸다. 시즌 전 유강남(4년 80억원), 노진혁(4년 50억원), 한현희(3+1년 40억원) 등 거액을 들여 FA 외부 영입을 했고, 5월 한때 단독선두에 나서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지만 최종 결과는 다시 7위였기 때문이다. 6월 이후의 급격한 추락은 또 다시 '봄데'라는 굴욕적인 별명을 되새기게 했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한화도 만만치 않은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1986년 프로야구 7번째 구단인 '빙그레 이글스'로 시작한 한화는 창단 3년만인 1989년과 1992년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하는 등 빠르게 강팀으로 올라섰다.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며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4번 기록했던 한화는 1999년 양대리그 체제에서 구단 사상 최초이자 현재까지 마지막인 우승을 달성했다. 송진우, 정민철, 구대성, 장종훈 등 '레전드'로 남은 선수들이 함께 했던 우승이었다.

이후 김인식 감독을 영입하고 2006년 또 다시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강팀의 면모를 이어가던 한화는 2000년대 후반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겪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 이 기간 꼴찌만 5차례를 했다. 2018년 한용덕 감독의 지휘 아래 3위로 '반짝'했지만 이후 5년동안 '9-10-10-10-9'의 굴욕적인 성적을 냈다. 롯데, LG의 '암흑기'와도 비교되고 있는 한화의 현 상황이다.

올 시즌 역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꼴찌를 전전했고, 외국인 사령탑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짐을 쌌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뉴스1 DB ⓒ News1 윤일지 기자

이대로라면 당분간 롯데와 한화의 우승을 보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그래도 기대를 걸 희망은 있다.

롯데는 올 시즌을 마친 뒤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은 두산 베어스 시절 '초보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자 마자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3차례 우승을 가져온 '명장'이다.

당장 감독 한 명으로 팀 전력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롯데는 올 시즌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가는 등의 저력을 발휘한 적이 있기에 기대를 모은다.

또 43세의 '젊은 피' 박준혁 단장을 새롭게 선임하며 쇄신을 선언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이어져 왔던 롯데 내부의 알력 다툼 등도 끊어내겠다는 다짐이다.

한화 이글스의 노시환(왼쪽)과 문동주. /뉴스1 DB ⓒ News1 김성진 기자

한화는 냉정하게 향후 몇 년도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있을 전력이다.

하지만 최소 10년 이상을 책임질만한 투타 유망주를 발굴하고 키워내기 시작했다. 문동주(20)와 노시환(23)이다.

프로 2년차 문동주는 올 시즌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평범해보이는 성적이지만, 최고 시속 160㎞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다.

노시환은 올 시즌 0.298의 타율에 31홈런 101타점으로 맹위를 떨쳤다. 홈런-타점왕에 오르며 이미 리그 최고의 타자 대열에 올라섰다. 에릭 페디(NC)와 함께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프로 5년차에 잠재력을 폭발하기 시작한 '우타 거포'는 내년 이후가 더 기대된다.

문동주와 노시환 둘 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문제까지 해결했기에, 한화는 이들의 공백없이 전력을 다져갈 수 있다. 투타에 확실한 기둥을 가지고 있기에, 당장 FA 영입이나 외국인 선수 선발 등으로 전력을 보강하면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기엔 충분해보인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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