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반토막난 '파두'.. 금감원 점검 나섰다

백지현 2023. 11. 1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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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공모가 의혹 관련 주관사에 확인 나서
주관사 "중장기 성장 전망 근거한 밸류 책정"
파두 16일 기관 대상 컨퍼런스콜 진행 예정

금융당국이 공모가 뻥튀기 논란에 휩싸인 파두의 기업공개(IPO)를 주관한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점검에 나섰다. 3분기 어닝쇼크로 올해 7월 상장 추진 당시 공모가 산정 근거가 된 실적 추정치가 과장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파두와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이같은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며 해명에 나섰다. 실적 부진은 일회성 요인 때문이며, 장기적 성장모멘텀이 사라진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파두

어닝쇼크 여파...공모가 반토막난 주가

지난 14일 코스닥시장에서 파두는 전일대비 6.99% 하락한 1만771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 8월7일 상장한 이래 최저 수준이며 공모가(3만1000원) 대비 47% 낮은 수준이다. 

주가 급락은 어닝쇼크 여파 때문이다. 지난 9일 파두는 3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98% 급감한 3억2081만원이라고 발표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3분기 실적 공시 직후인 하한가로 떨어졌고, 다음날인 10일에도 추가 하락해 처음 1만원대로 내려앉았다. 

파두 매출액은 증권신고서에 반영된 올해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176억원으로 견조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5940만원, 3억2081만원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현재 3분기 누적 매출은 180억원을 간신히 넘어선 상황이다. 파두가 코스닥 상장을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2023년도 매출 추정치(1203억원)와 큰 괴리를 보인다.

특히 파두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날짜는 6월 30일이다. 이미 2분기 잠정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시점이었다는 점에서 회사와 주관사가 고의로 실적쇼크를 숨겼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금융감독원은 주관사들을 대상으로 확인 작업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모가 산정 당시 주관사가 실적 관련 정보를 알고 있었는지,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등 알아보고 그들의 의견을 청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금감원은 기술특례상장 기업 가운데 미래 추정실적을 무리하게 높여 잡고 공모가를 뻥튀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10월에는 합리적인 공모가 산정을 유도하기 위해 실적 추정 관련 공시 서식을 개정하기도 했다. 증권신고서에 공모가 산정 근거를 자세히 명시하고, 추정치와 실제 실적의 괴리율이 10% 이상 벌어질 경우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한 것이다.  ▷관련기사: 기술특례상장 공시 강화…공모가 뻥튀기 사라질까(10월 23일)

주관사 "일회성 요인 때문...장기 성장흐름 지켜봐야"

회사와 주관사 측은 실적 부진과 공모가 뻥튀기 의혹에 대해 해명을 내놨다. 

파두는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예상을 뛰어 넘은 낸드 및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시장의 침체와 데이터센터들의 내부 상황이 맞물려 SSD 업체 대부분이 큰 타격을 입었고 이를 피하지 못했다"며 "갑작스런 고객의 발주 중단 등에 대해서는 예상이 힘든 상황이었고 그 과정에서 그 어떤 부정적인 의도나 계획 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표주관을 맡았던 NH투자증권 관계자 역시 분기 실적 부진과 관련해 "낸드가격이 내려오면서 구매시기가 밀렸다. 매출이 사라진게 아니라 이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 역시 환경변화로 인해 어닝쇼크를 맞았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파두는 변동성에 더 쉽게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단기 실적이 공모가 산정의 주요 근거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시 파두가 테슬라요건으로 상장할 수 있었지만 기술특례상장으로 상장한 이유는 회사의 매출이 불연속성이 있다고 판단, 추정치를 사용해 밸류에이션을 하는게 보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당장의 실적보다는 2024~2025년 중장기적 성장세를 바라보고 밸류에이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모가 산정 당시 주요하게 고려했던 것은 고성능 SSD용 컨트롤러를 만드는 회사가 삼성전자와 파두 뿐이라는 것이고 이는 변치않은 사실"이라며 "챗GPT 등 환경 변화에 따라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SSD를 주기적으로 교체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체 수요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당시 상장 심사를 맡았던 한국거래소와 증권신고서 심사를 담당한 금융감독원도 책임론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파두가 증권신고서 6월 말에 제출했을 당시 회계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이라며 "증권신고서에 추후 2분기 실적을 반영하도록 하거나, 투자위험을 보강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이 있었을텐데 그런 부분을 놓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한편, 파두는 오는 16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컨퍼런스콜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어떠한 입장을 내놓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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