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포기는 없다" 스물다섯 유연수가 꿈꾸는 '인생2막'은?

YTN 2023. 11. 1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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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대근 앵커, 안보라 앵커

■ 출연 : 유연수 전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웅삼 유연수 선수 아버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스물 다섯, 전도유망한 축구 선수가 이른 나이 은퇴를 하게 됐습니다. 음주운전 차량이 저지른 불의의 사고 때문이었는데요. 하지만 "좌절하지도, 포기하지 않겠다"인생 2막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고 있습니다.전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 선수 만나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멀리서 오셨을 텐데 아침부터 감사드립니다, 나와주셔서. 아무래도 첫 생방송이다 보니까 떨릴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저희가 아버님도 자리를 해 주십사 이렇게 부탁을 드렸습니다. 아버님도 설명해 주실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해서 저희가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버님 같이 나오니까 더 좋으시죠?

[유연수]

네, 많이 편안합니다.

[앵커]

심리적인 안정을 해 주시는군요. 먼저 시청자 여러분들께 소개말씀 부탁드릴게요.

[유연수]

YTN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입니다.

[앵커]

환영합니다. 지난 주말에 은퇴식이 있었습니다. 정말 특별한 은퇴식이었는데 제주 팬들도 있고 서울 팬들도 모인 그 현장 화면을 저희가 준비했는데 보면서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희가 앞서 잠깐 영상이 나갔는데요. 지금 보시는 이 화면입니다. 지난 11일에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식이 있었어요. 등 번호가 31번이죠. 경기 중에 은퇴식을 가지신 거 아니에요?

[유연수]

경기 중에는 11분에 전광판에 제 이름이랑 나와서 다 같이 박수를 쳐주시면서 제 이름을 불러주신 거고. 하프타임 때 은퇴식을 했습니다.

[앵커]

31분이 됐을 때 등 번호 31번에 맞춰서 박수를 쳐줬다. 저희가 영상 보니까 눈물 흘리시는 장면도 볼 수 있었는데. 그때 기분이 어땠나요?

[유연수]

많이 슬펐고. 사실 은퇴라고 생각 안 하고, 경기장을 가서 팬분들을 보고 응원해 주신 분들 보니까 은퇴를 하는 게 실감이 나고 슬퍼서 그때 눈물을 흘렸던 것 같습니다.

[앵커]

은퇴를 결심하기가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유연수]

결정하기까지 많이 힘들었습니다.

[앵커]

은퇴와 관련해서 아버님께서 말씀을 나누신 게 있으실까요?

[유웅삼]

병원에서 선생님들한테 들은 얘기가 다시는 걸을 수가 없고 휠체어로 남은 인생을 살아야 되는데 제주 구단에서 마침 저희에게 연수 은퇴식을 해 주겠다. 그래서 저희가 흔쾌히 승낙을 해서 마지막 홈경기로 해서 저희가 은퇴식을 하게 됐습니다.

[앵커]

당시 현장 화면 영상을 보니까 서울 팬들도 오셨다고 들었는데. 그라운드 돌면서 인사를 일일이 하시더라고요. 그때 팬분들이 뭐라고 얘기하시던가요?

[유연수]

응원한다고 해주시고 힘내라고 해 주시고 항상 선수 뒤에 팬들이 있다고 이런 말씀을 해 주셨어요.

[앵커]

아버님도 기분이 남다르셨을 것 같아요.

[유웅삼]

젊은 나이에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서 이렇게 은퇴를 한다는 것 자체가 연수가 지난 16년 동안 축구를 하면서 국가대표의 꿈을 갖고 운동을 했었는데. 꿈도 다 이루지 못하고 은퇴를 한다는 게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앵커]

선수 생활은 언제부터 시작하신 거죠? [유연수] 선수생활 시작한 거는 초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인데 전학을 다니다 보니까 제대로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정도에 시작을 했어요.

[앵커]

어릴 때부터 재능이 남달랐나 보죠. 초등학교 때 축구선수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걸 보면. 아버님 어떠셨어요?

[유웅삼]

그런 건 아니고요. 원래 태권도를 하고 있었는데요. 제가 연수한테 한번 물어봤어요. 축구를 하고 싶니? 축구 좋아하니? 그러니까 좋아한다고. 그래서 제가 바로 축구팀이 있는 초등학교로 데리고 가서 바로 숙소생활을 시켰죠. 초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에.

[앵커]

그렇게 시작한 게 16년 동안 선수생활을 한 거잖아요. 저희가 미리 보내주셨던 사진을 보니까 어릴 때 굉장히 개구진 모습도 볼 수 있었고 까까머리 초등학생 축구선수의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그때 생각이 쭉 났을 것 같아요.

[유연수]

많이 스쳐지나가서 경기장에 가서, 위에서 경기장을 내려다보는데 그 생각들이 쭉 스쳐지나갔어요.

[앵커]

저희가 선수시절 사진도 보여드리고 있는데. 사실 16년이라는 시간, 굉장히 긴 시간이고 아직 꿈꾸는 것들이 많았을 텐데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은퇴를 해야 되는 그 상황이 많이 마음이 아팠을 것 같습니다. 이 상황을 전해 드리는 저희도 마음이 좋지 않은데. 그런데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게 정말 뜻하지 않았던 사고, 작년에 있었던 음주운전 교통사고 때문이었죠.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에 음주운전 차량이 차를 들이받은 그런 상황이었나요?

[유웅삼]

그렇습니다.

[앵커]

너무 힘든 기억일 것 같기는 하지만 저희가 또 이 사고에 대해서 질문을 드려야 될 것 같아서. 당시에 30대 음주운전자였고 음주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면허취소 수준이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셨던 거죠?

[유연수]

네, 정신을 차려보니까 병원 안에서 제 피를 뽑고 있고 링거를 꽂고 있고. 좀 많이 심각하다고 의사 선생님이 그랬었던 것 같아요.

[앵커]

지금 몸상태는 어떠세요?

[유연수]

그래도 그때보다는 뼈나 이런 건 붙었다고는 하는데 아직도 통증이 계속 있는 상태고 의사선생님은 평생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된다고 말씀하고 평생 재활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앵커]

어려운 질문이기는 한데 그 얘기를 들었을 때는 무슨 생각이 드셨나요?

[유연수]

많이 힘들고 또 휠체어를 타면 축구를 못한다는 생각에 제일 슬펐던 것 같아요. 제가 계속 해오던 운동도 못하고 축구도 못한다고 하니 많이 울기도 했고 많이 좌절도 했던 것 같아요.

[앵커]

지금 재활치료는 아버님이 옆에서 도와주시는 거죠? [유웅삼] 같이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버님 눈시울이 많이 불거지셔서. 그때 생각하니까 아버님도 힘드신 것 같아요.

[유웅삼]

저야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죠. 그런데 제가 그렇게 무너지면 안 되고 어떻게든 추스러서 연수를 재활을 시켜서 저는 걸을 수 있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거든요. 앞으로도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재활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고 나고 수술 끝나고 중환자실에 면회를 시켜주더라고요. 그때 코로나가 한창 있어서 면회가 안 되는데 저희는 육지에서 왔다고 해서 면회를 시켜주는데. 연수의 첫 마디가 엄마, 아빠 죄송하다고. 엄마 좀 잘 좀 보살펴달라고 그 얘기를 하는데 진짜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앵커]

가장 힘든 건 본인이었을 텐데. 같이 애써온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 음주운전 가해자로부터 사과도 못 받았다고 들었어요.

[유연수]

네. 연락 한 통도 없었고 아직까지도 사과도 없었다고, 저도 받은 게 없고 부모님도 못 들었다고 해서 저도 계속 재활에만 신경 쓰고 있어서 아직 확실한 거는 잘 모르고. [앵커] 지금 저희가 재활하는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신체적으로, 육체적으로 고통스럽지는 않으세요?

[유연수]

솔직히 많이 힘들기는 해요. 계속 운동해 왔으니까 다들 잘할 거다라고 하는데 운동이랑 재활은 천지 차이거든요. 0부터 시작해야 되고 또 다리도 못 쓰고 힘이 없으니까 신생아 수준으로 재활을 해야 되는 거다 보니까 좀 많이 힘들었어요.

[앵커]

지금 교통사고 관련해서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구자철 선수가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고 있다고 들었어요.

[유웅삼]

저희가 10월 26일 첫 공판이 있었는데요. 연수는 재활, 저는 연수 옆에서 간병을 해야 되는 입장이고. 엄마도 회사에 출근을 해야 되잖아요. 저희가 갈 수가 없었어요.그리고 저희가 변호사 선임을 했었는데 거기 변호사도 제주도에 안 내려가시고. 그런데 구자철 선수 변호사께서 저희한테 연락이 왔어요. 아무도 안 내려오는 것 같은데 저희가 공판에 참석해서 변론을 할 수 있으면 해도 좋냐. 그래서 저희야 감사하죠. 했었는데 나중에 연락 오는 부분이 진단 32주, 32주가 지나면 연수가 걸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32주 진단으로 해서 일반상해로 기소가 됐더라고요. 지금 중상해, 하반신 마비인데. 그래서 그 부분을 구자철 선수 변호사님께서 변론하셔서 그 부분을 판사님이 다시 기소하라, 중상해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앵커]

공소장 변경을 검토해 달라고 재판부가 제동을 걸었습니다. 구자철 선수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는데 어쨌든 한 팀에서 선배선수였잖아요. 어떤 말로 유연수 선수를 이끌어주셨나요?

[유연수]

사고 나고 연락이 왔어요. 자철이 형이 그때 카타르월드컵 때문에 카타르 가 있었는데 자기도 어릴 때 외국에 나가서 인종차별도 많이 당했고 많이 힘들었는데 그런 거를 어떻게 이겨냈는지 얘기하면서 자기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장문의 카톡을 저한테 보내주셨어요. 저도 그걸 보면서 힘을 얻고. 버텼던 것 같아요.

[앵커]

이렇게 사고가 1년 정도 지났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인데 재활치료하는 과정에서 탁구를 열심히 치셨다고 들었어요. 아버님이랑 같이 탁구를 치기 시작했다고.

[유연수]

네, 병원 치료 외 시간 때 병원에 가니까 탁구장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버지랑 운동 겸 탁구를 시작했는데.

[앵커]

병원 체육대회에서 상도 타셨다고요.

[유연수]

4명밖에 안 나와서, 즐기다 보니.

[앵커]

그래도 우승한 걸 보니 재능 있으신 것 같아요.

[유연수]

재능은 모르겠고 그냥 열심히 한 것 같아요. 저도 승부욕이 있었는지 꼴등은 하기 싫더라고요, 1등을 하고 싶지.

[앵커]

역시 선수는 선수네요. 아버님은 힘들지 않으세요? 탁구 계속 같이 치셔야 되잖아요.

[유웅삼]

저는 괜찮습니다. 저의 운동도 연수의 재활도 함께 병행해 가면서 한 거니까 즐거웠습니다, 그 시간만큼은.

[앵커]

이런 시간을 거치면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게 됐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획을 생각하게 되신 거예요?

[유연수]

자세히 알아보니 장애인 스포츠가 잘 돼 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현재 다양한 스포츠가 있는데,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을 해서 저한테 잘 맞는 스포츠나 제가 좋아할 수 있는 스포츠를 해서 꼭 패럴림픽에 나가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앵커]

혹시 어떤 종목을 했으면 좋겠다, 이것까지는 아직은 생각 못하셨어요?

[유연수]

아직은 생각은 안 했는데 다들 기사 올라온 거 보면서 탁구로 정했냐고. 다른 팀 관계자분이 탁구 말고 다른 종목도 많다.

[앵커]

다른 종목 어떤 거 말씀하시던가요?

[유연수]

조정도 들었고 아이스하키, 배드민턴, 펜싱, 농구까지 다양한 스포츠가 있어서 저도 놀랐고. 내가 이 정도로 할 수 있는 스포츠가 많구나 하고 자신감을 얻었던 것 같아요.

[앵커]

어떤 종목에서 활약을 할까 이게 궁금해지거든요. 이런 유연수 선수의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얻었다, 이런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께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드릴게요.

[유연수]

사실 이 정도로 관심을 가져줄지는 몰랐는데 저를 통해서 희망을 갖고 나아갈 수 있다니 제가 감사드리고 그런 분들을 통해서 제가 더 힘을 얻을 수 있는 것 같고. 포기하지 않고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아버님도 마지막으로 방송 통해서 혹시 아드님에게 꼭 해 주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 한말씀 부탁드릴게요.

[유웅삼]

절대 포기란 없다. 끝까지 너를 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그런 아들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그 말을 해 주고 싶습니다.

[앵커]

아버님도 옆에서 하루종일 같이 계시면서 간병도 하시는 거잖아요. 계속 도움을 주고 계신데. 아버님도 지치지 마시고 힘내시기 바라겠습니다. 유연수 선수 앞날을 저희도 응원하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도 함께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 선수와 함께 얘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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