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키워줄게" 돈 받고 개 데려가 무더기 암매장…범인 정체 '충격'

여주에서 발견된 개 사체들. /사진제공=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양육이 어려워진 반려동물을 대신 돌봐주겠다며 위탁받은 100여마리를 업체에 넘겨 암매장한 동물보호소 관계자가 덜미를 잡혔다.

15일 경찰,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등에 따르면 경기 여주경찰서는 최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이천에 있는 사설 동물보호소 업주 30대 A씨 등 2명과 처리업자 30대 B씨 등 3명을 구속 송치하고, 직원 등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A씨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동물보호소에 있던 개 118마리를 마리당 10만∼30만원을 주고 처리업자 B씨에게 넘겨 살처분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개들을 여주시 북내면 장암리 자신의 토지에 파묻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토지주 B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여 A씨 등이 사체 처리를 의뢰한 사실을 확인, 관련자들을 차례로 체포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암매장된 개들은 질식 또는 영양실조로 목숨이 끊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일부는 둔기로 머리를 맞은 흔적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주로 온라인 등에 사정상 키우기 어려워진 반려동물을 대신 키워준다는 모집 글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연락한 개 주인들에게 마리당 100만원에서 600만원을 받고 반려견을 넘겨받았다.

이후 최소 30일까지는 보호소에서 지내는 모습을 개 주인에게 공개하고, 이후는 계약금 액수에 따라 공개 기간이 추가되는 식으로 계약을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